을이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회원들은 갑이 제작한 '당구 강의 동영상'을 갑의 허락없이 무단으로 위 사이트에 게시하였다. 위 사실을 알게된 갑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운영자인 을이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이유로 을에게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처럼 인터넷 사이트에 저작권 침해 게시물이 올라왔을 때, 인터넷 사이트의 운영자에게도 저작권 침해 책임이 인정될까?
저작권법 산책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누구나 인터넷 공간을 통해 시간적 제한 없이 저작물을 유통할 수 있게 되었고, 이렇게
유통된 저작물을 누구나 변형 가능한 형태로 소비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하였다. 이처럼 인터넷이라는 온라인
플랫폼 공간에 다양한 종류의 저작물이 광범위하게 유통되면서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도 급속도로 증가하게 되었다.
타인의 저작물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인터넷에 게시할 경우, 게시자에게는 저작권자의 전송권에 대한 침해가 성립하게 된다.
그런데 이처럼 저작권 침해 게시물이 올라왔음에도, 이를 그대로 방치한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에게는 어떤 책임이 인정될까?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4343 판결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운영자의 책임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즉,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가 저작권을 침해당한 피해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게시물의 삭제 및 차단 요구를 받았거나, 그 게시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히 드러나며, 기술적, 경제적으로 그 게시물에 대한 관리·통제가 가능한 경우에는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에는 저작권침해에
대한 방조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았다.
한편, 최근 선고된
대법원 2019. 2. 28. 선고 2016다271608 판결은 게시물의 삭제를 요구하는 저작권자가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에 대해서 게시물 삭제요청을 하면서, 해당 동영상이 게시된 인터넷 주소나 게시물의 제목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의 저작권 침해 방조책임을 부정하였다.
즉, 저작권자가 인터넷 운영자에 대해서 저작권 침해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운영자에게 저작권 침해 게시물의 URL주소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삭제 요구를 하여야 한다.
이처럼 저작권자가 게시물의 삭제를 구체적으로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운영자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해당 운영자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방조책임을 부담하게 되는바,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로서는 저작권 침해가 명백한 게시물에 대한 삭제요청을 받은 경우, 우선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후 이에 관해 게시자에게 통보할 필요가 있다.
‘알쓸법놀(알면 쓸모있는 법률놀이터)’ 글쓴이- 로에나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고, 가끔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합니다. 오늘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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