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에서 만든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역대 최대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넷플릭스가 저작권을 독점하고 있어 이를 연출한 감독에게는 흥행수익이 돌아가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와 같은 영상저작물의 저작권에 관해 정하고 있는 우리나라 저작권법과도 관계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저작권법은 영상저작물의 저작자에 관해 어떻게 정하고 있을까?
저작권법 산책
영화 한편이 제작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저작자들이 개입하게 될까?
영화와 같은 영상저작물에는 원저작자, 배우, 촬영감독, 제작자, 편집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관여되어 있기 때문에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형성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영상저작물에 관계되는 저작자는 ①소설가, 방송작가, 시나리오작가, 미술저작물의 저작자, 음악저작물의 저작자 등 자신의 저작물이 영상저작물의 소재로 이용되는 자, 즉 고전적 저작자와 ②감독, 연출, 촬영, 편집 등을 하는 자들인 감독, 촬영감독, 조명감독, 미술감독 등 영상저작물의 작성에 저작자로서 관여하는 자인 근대적 저작자, ③배우인 실연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저작자들의 창작활동으로 완성되는 영상저작물의 권리자는 누가 되는 것일까?
우리나라 저작권법을 살펴보자. 저작권법은 영상저작물에 관한 특례를 두고 있고 제100조에서 영상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저작권법에 따르면 영상제작자와 영상저작물의 제작에 협력할 것을 약정한 자가 그 영상저작물에 대하여 저작권을 취득한 경우 특약이 없는 한 그 영상저작물의 이용을 위하여 필요한 권리는 영상제작자가 이를 양도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저작권법 제100조 제1항).
즉, 영화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시나리오 작가, 감독, 촬영감독과 같이 영화의 제작에 협력할 것을 약정한 자들이 영화에 관한 저작권을 취득한 경우, 그 영화를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권리는 모두 영화의 제작자가 이를 양도받은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영상제작자"는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저작권법 제2조는 영상제작자를 "영상저작물의 제작에 있어 그 전체를 기획하고 책임을 지는 자"를 의미한다고 정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저작권법에 따르면 영상저작물의 권리는 그 영상저작물의 제작에 있어 전체를 기획하고 책임지는 "영상제작자"가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저작권법에 따르면 영화의 제작에 깊이 관여한 감독일지라도, 영상저작물에 관해 취득한 저작권은 모두 영상제작자에게 양도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별도의 특약이 없는 한 영화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저작자의 인격권은 양도될 수 없기 때문에 영상저작물을 이용할 때 저작자의 성명을 표시하여야 하고, 중요한 부분을 바꾸는 경우에는 저작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 저작인격권에는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 등이 있다.
결국, 오징어게임의 경우에도 이를 기획하고 연출한 감독은 우리나라 저작권법에 따라 오징어게임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다.
넷플릭스는 작품이 제작되기 전 저작권을 구매하는 'Pre-Buy(선계약 후공급)' 방식을 채택하였고, 오징어게임에 들어가는 모든 제작비를 책임지는 대신 그 저작권을 독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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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법놀(알면 쓸모있는 법률놀이터)’ 글쓴이 - 로에나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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