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를 촬영하면 저작권 침해일까?_알쓸법놀_로에나

청약 열기가 뜨겁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며 청약에 많은 수요자들이 몰렸고 분양아파트에서 수백대일의 경쟁률이 나왔다는 소식은 놀랍지 않은 이야기가 되었다.

아파트 분양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건설사에서는 모델하우스를 제공한다. 분양을 받은 계약자들은 아파트가 모델하우스와 같게 건축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델하우스 내부의 사진을 촬영하려하고 건설사는 이러한 사진촬영을 저작권 침해라며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정말로 모델하우스의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건설사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추후 아파트가 모델하우스와 다르게 시공되었을 때 법적 소송 자료로 이용하는 등 개인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모델하우스를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는다.

저작권법 산책

모델하우스 사진 촬영과 관련된 저작권은 무엇일까?

저작권에는 복제권(저작권법 제16조), 공연권(제17조), 공중송신권(제18조), 전시권(제19조), 배포권(제20조), 대여권(제21조), 2차적저작물작성권(제22조) 등이 있는데, 사진촬영과 관련된 권리는 '복제권'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복제”는 인쇄ㆍ사진촬영ㆍ복사ㆍ녹음ㆍ녹화 그 밖의 방법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을 말하며, 건축물의 경우에는 그 건축을 위한 모형 또는 설계도서에 따라 이를 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저작권법 제2조).

따라서 모델하우스를 사진 촬영하는 경우 모델하우스 저작권자의 복제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모델하우스를 사진촬영하는 경우 무조건 복제권을 침해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저작권법은 복제권을 제한하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다음 조항을 살펴보자.

모델하우스는 인터넷에 사이버주택전시관으로 전시도 되어있고, 거리에 설치되어 대중에게 전시되어 있기 때문에 공표된 저작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공표된 저작물인 모델하우스를 영리 목적이 아니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에 대비하는 등 개인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촬영하는 경우에는 저작권법 제30조가 정하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여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위 조항은 개인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복제'하는 경우, 즉 사진촬영하는 경우에 한해 적용되기 때문에 촬영한 사진을 타인에게 배포하거나 전시하는 경우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게 되므로 주의가 요구된다.

결국, 분양자들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모델하우스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는 개인적으로 소지하는 경우에만 한하므로,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타인들에게 배포하면 안될 것이다.

‘알쓸법놀(알면 쓸모있는 법률놀이터)’ 글쓴이 -  로에나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고, 가끔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합니다. 오늘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세상의 모든 문화'는 별도의 정해진 구독료 없이 자율 구독료로 운영됩니다. 혹시 오늘 받은 뉴스레터가 유익했다면, 아래 '댓글 보러가기'를 통해 본문 링크에 접속하여 '커피 보내기' 기능으로 구독료를 지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보내주신 구독료는 뉴스레터를 보다 풍요롭게 만들고 운영하는 데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
'세상의 모든 문화'는 각종 협업, 프로모션, 출간 제의 등 어떠한 형태로의 제안에 열려 있습니다. 관련된 문의는 jiwoowriters@gmail.com (공식메일) 또는 작가별 개인 연락망으로 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