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ogue 7. 당신의 물건은 당신의 어떤 모습을 투영하고 있나요?

안녕하세요? 오늘의 글은 이 플리와 함께해주시길..! 

이번주의 글은 멤버쉽 구독자들에게만 발행되는 글이라 어떤 주제의 글을 써볼 것인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다 문득, 제가 지닌 물건들을 한 번 찬찬히 들여다보는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저의 소지품을 한 번 구경하러 가보실까요🙆‍♀️

1.  What’s in my pouch? (왓츠 인 마이 파우치!) 

다른 이들의 화장대의 모습은 어떠할지 모르겠지만, 저의  경우는 매우 간소한 편입니다. 여러가지 종류의 화장품을 갖추어 보관장소의 범위가 넓어지는 상황을 마주하는 것보다 한 제품을 끝까지 사용하려는 마음이 강한지라 각 영역별(?)로 하나의 제품만을 지니며 살아가려고 노력하고있습니다..!(아 립은 2개입니다><) 물론, 화장대는 따로 없습니다 하하. 이 화장품들은 다이소에서 구매한 정리함에 넣어둘 뿐입니다:) 

여러분은 언제 화장을 하기 시작하셨나요? 저는 또래 친구들보다 조금 많이 늦게 한 편인데, 바야흐로 대학시절 4학년부터 친구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인 화장을 시작했습니다. 실은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기에는 고등학교때까지는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이 국룰(?)이라고 해야하나요 대부분의 친구들은 민낯으로 학교를 다니곤했습니다.  (물론 간혹 1-2명씩 하는 친구들이 있었으나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좋지는 못했답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르죠?) 

다만, 고등학교 시절까지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을 유지하던 친구들도 대학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한껏 꾸미는 패턴을 지니곤했는데, 저는 친구들이 가장 화장을 열정적으로 하는 시기에도 선크림을 바르는 것이 끝이었으니 사실상 그것을 화장이라고 둘러대기가 조금 애매했습니다. 함께 사는 룸메이트가 섀도우와 마스카라, 립스틱을 이용해 화려하게 화장을 할 때 저는 그저 무심히 툭툭, 선크림을 발랐을 뿐입니다. 화장을 할 줄 몰랐기도하지만 실은 관심 자체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화장을 안해도 전 제 자신이 충분히 어여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었던 거 같아요.. 이 글을 마주하시고 있는 구독자님들 죄송해요.. 어린 패기라고 생각해주십쇼) 

그렇게 착각 아닌 착각 속에 살다가 언니가 여행을 다녀오며 면세점에서 구매해 온 헤라 쿠션을 선물로 받은 이후로 그제서야 쿠션이라는 물품을 마주했고, 3학년 겨울 방학 당시 가장 친하게 지낸 친구가 저의 손을 이끌고 로드샵으로 향하게되면서 저의 메이크업은 시작되었답니다. 그 때 친구가 저를 이끌고 간 곳은 토니모리였는데(추억의 이름입니다 ㅎㅎ) 그 곳에서 친구가 추천해준 싱글섀도우와 마스카라를 반강제적으로(?) 구매했습니다. (이 때 당시 입술이 예민해서인지 립스틱은 계속 바르지 못했고 바세린만 유일하게 발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4학년의 학기가 동이 틀무렵 전 그제서야 다른 이들이 화장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선크림만 바르다 쿠션+섀도우+마스카라를 바르니 무언가 풍기는 느낌이나 이미지가 또 달랐고, 그제서야 그 시점을 계기로 조금씩 화장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때 약간의 재미를 맛보긴했지만, 그 때 당시에도 여러가지 제품을 구매하기보다는 하나의 제품을 다 사용하면 또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소비가 이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인지 그 때도 지금도 모두 저의 화장품 정리함은 간결했고, 애착이 가는 브랜드 하나를 오래오래 사용하는 습관 역시 그 시절부터 계속 이어지게 된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성분이 순한 화장품을 좋아합니다. 그러한 취향 덕분에 제가 현재 사용해내는 제품은 대체적으로 순한 성분을 지닌 제품들이고, 그래서인지 화장을 한 이후에도 크게 답답한 느낌을 느끼지 못하곤합니다. 한 때는 얼굴에 자리한 점 하나 잡티 하나를 견디지 못하고 모두 다 가리고 싶었던 마음이 피어오른 시절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제 자신의 얼굴에 담겨진 점이나 잡티 모두 나의 소중한 것들이라고 생각된 이후로는 자연스러운 얼굴을 드러내는 것을 점점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요즘의 화장법을 간단히 소개해드리자면 웨이크메이크 비건 쿠션으로 2분 정도 톡톡 두드린다음, 1분 내에 삐아 섀도우 팔레트에 담긴 2-3가지 색상을 쓱쓱 발라준 뒤(앞머리가 있어서인지 어쩐지 눈썹은 잘 안그리게 됩니다), 이어서 페리페라의 말린장미 색상을 지닌 립과 웨이크메이크의 브라운 색상 립을 섞어 발라줍니다. 워낙 간소한 루틴이라 3분 내에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답니다. 

단순한 루틴의 화장법을 지니고, 간결하게 옷을 입는 습관이 자리잡히게 된다면 우리들의 일상은 보다 가벼워지게 됩니다. 고민할 것도 많고, 언제나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이 두가지의 단순한 루틴을 확립해내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삶의 변화를 맞이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당신의 파우치에는 당신의 어떤 모습이 투영되어있나요? 

2. 잔잔하게 반짝이는 것들이 좋아, 내가 사랑하는 액세서리 모음집

개인적으로 옷이나 가방은 심플하게 매치하되, 귀걸이로 포인트를 주는 룩을 애정하는 편입니다! 반지 팔지 목걸이에는 큰 관심이 없는 저이지만, 귀걸이는 앞선 존재와는 다르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액세서리이기도합니다. 반지, 팔지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손을 씻거나 음식을 할 때면 반지와 팔지라는 존재는 번번이 저에게 거추장스러운 대상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목걸이의 경우는 목에 금속이 닿는 그 특유의 느낌이 싫어서인지 계속 피하게 되어버립니다. 그런데 어쩐지 귀걸이만큼은 제가 선호하지 않는 포인트를 가지고 있지 않은 액세서리라 귀걸이만큼은 즐겨하게 됩니다..! 목걸이처럼 큰 면적이 닿는 것도 아니고, 반지나 팔찌처럼 집안일을 할 때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되어주지도 않습니다. 그저 귀 한가운데 고정되어있기에 흔들릴 부담이 없습니다. 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귀걸이를 꽤나 좋아합니다. 귀걸이를 좋아하는 이유도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저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귀걸이를 구매하는 곳은 해리단길에 위치한 <로그시트>라는  소품숍인데, 이 곳에서 귀걸이를 구매하게 된 지는 약 2년정도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소품숍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분위기가 아늑해서 방문한 곳이었는데, 그 인연을 계기로 소품숍을 운영하시는 사장님과도 좋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잔잔하게 반짝이는 존재들을 바라보면 문득문득 행복해져버립니다. 그리고 이 잔잔하고도 은은하게 반짝이는 귀걸이들은 저를 잔잔하게 반짝이도록 만들어줍니다. 값비싸고, 번쩍번쩍, 화려한 존재들은 아니지만, 전 오히려 이렇게 자연스럽게 반짝이는 대상들이 좋습니다. 비단 귀걸이 뿐 아니라 저의 삶에 있어서도 번쩍번쩍이는 이벤트같은 화려한 일들보다, 잔잔하게 자주 반짝이는 일상들을 마주하는 일들이 보다 기쁘고 행복한 일이라 귀걸이 또한 그와 비슷한 모습을 지닌 것들에 마음이 더 가나봅니다. 

3. 스스로 엮어 만든, 뜨개 파우치🧸

저는 손으로 무언가를 엮어내고 만드는 일을 대단히 애정하는 이입니다. 그 특성 덕분에 제가 지닌 취미들 역시 대부분 손을 이용한 것들이 많습니다. 제가 가진 여러가지 취미들 중 뜨개질은 어쩌면 제가 요즘 가장 애정하는 취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색색실들을 가지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만들어내는 일의 즐거움은 아주 큰 법인데, 사실 직장생활을 할 당시에는 만들어 쓰는 즐거움을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물론 직장인이었던 그 때 당시, 스스로 머리카락을 다듬거나 염색을 하거나 손바느질로 파우치를 만들기도했고, 립밤이나 향초를 만드는 일을 하기도했습니다. 다만 그 때와 지금의 다른 점은 그 당시에는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이 지금처럼 삶의 일부가 아닌 드문드문 마음을 들여 해내는 이벤트처럼 느껴졌습니다. 며칠을 생각하고 계획해 겨우내 해내는 이벤트와 같은 일들, 그래서인지 생활이 아닌 어떠한 일처럼 느껴져 지금처럼 큰 기쁨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주중에 쌓인 일들을 뒤로하고 주말에는 휴식만 하고 싶었던 그 때, 겨우내 무언가라도 스스로 해내고 싶어 계획은 해두었는데 막상 그것들을 마주하는 마음은 어쩐지 무거웠습니다. 즐거워야할 시간이 또 다른 일로 치부되어지니 충분히 즐겁지 못했습니다. 

그 때와 달라진 점은 지금은 이런 일련의 일들이 제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간혹가다 해내는 마음에 부담을 안겨주는 이벤트같은 일이 아닌, 생활을 하며 내내 마주해내는 일상같은 일들 말입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해내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리니 그제서야 진짜 즐거움을 느끼게됩니다. 

4.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나의 데일리백

저는 상황에 따라 유용하고도 적절하게 사용해낼 수 있는 가방을 선호합니다.

예를 들어, 예의를 차려야하는 곳을 갈 때는 스탠드오일의 오블롱백(제가 가진 가방 중 가장 예의있어보입니다)을, 가까운 곳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올 때는 붉은 빛을 띠는 멋스러운 바게트백을, 비가 오거나 등산을 갈 때면 항상 찾게되는 방수 가능한 잔스포츠 미니 백팩을, 글쓰기 작업을 하러 카페를 갈 때면 필요한 에코백(키보드를 수납해야해서!)을, 그리고 조카를 보러갈 때면 항상 메고다니는 내가 직접 만든 크로스 뜨개가방(아이들과 함께할 때는 손발이 자유로워야 편하니까!) 을 지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각각의 상황에 따라 용도를 달리하는 가방들의 존재는 삶의 질을 높여주는지라, 언제나 저에겐 이 모든 가방들이 소중하게 느껴지곤합니다. 대부분 오랜시간을 함께해온 존재들이라 더더욱 마음이 많이 가기도합니다. 어린시절에는 새 물건들에 많은 매력을 느끼곤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해온 시간이 오래된 물건들에 더 큰 애정을 쏟게되는 저입니다. 오래오래 나와 함께한 물건들이 더 멋스럽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5. Favorite stationery( 애정하는 문구류) 

네, 저는 문구류를 꽤나 좋아하는 사람입니다만 제가 보유한 문구류의 양은 꽤 단촐한 편입니다. 지니는 물건의 양이 많아질수록 마음의 부담이 높아지는 저인지라 언제나 필요한 것들만을 짊어지고 가려고합니다. 문구류 또한 그것의 예외대상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일지라도 필요이상의 것들을 가지려는 마음 역시 욕심이라는 것을 알기에 애정하는 문구류도 책도 모두 간소하게 지니려고 합니다. 

잠시 저의 필기구를 소개를 해드리자면, 왼쪽에서 순서대로 아이패드 펜슬, 만년필, 색연필, 곰돌이 펜, 스와로브스키 펜, 뜨개질 바늘(바늘은 문구류는 아니지만 어쩐지 사진에 함께 찍혀있네요 ㅎㅎ)이 있고, 모두 제가 구매한 것보다 선물로 받은 물건들이 대부분입니다. 

아이패드 펜슬: 이모티콘 그리기 위해 남자친구에게 넘겨받은 상태 

만년필: 블로그 구독자님께서 선물로 보내주신 만년필

색연필: 구매한 것은 아니고 엄마아빠 집에 있던 색연필

곰돌이 펜: 평소 자주 가는 소품숍 사장님께서 선물로 주신 펜

스와로브스키 펜: 3년 전 아빠가 여행을 다녀오시며 선물로 주신 펜

뜨개질 바늘: 바늘이야기에서 구매

저는 선물로 받은 물건들을 꽤나 잘 사용하는 편입니다. 소비에 특히나 관심이 없는 저인지라, 옷이나 가방을 비롯하여 화장품까지도 가족들에게 선물을 많이 받곤합니다. 쇼핑하는 것을 굉장히 귀찮아하고 힘들어하는 저의 특성 상 제가 보유한 옷 중 절반 이상은 부모님과 언니, 남자친구가 선물로 받은 옷들입니다. (옷 쇼핑을 가장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옷 구매가 필요한 경우 라룸에서 한 큐에 사는 저입니다)  가방의 사정 또한 비슷합니다. 화장품은 제가 직장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내내 가족들이 주는 것들을 사용했고, 직장생활 이후에도 크게 관심이 없었던터라 하나의 제품을 계속 사용해내고 있습니다. 한 제품을 끝까지 오래오래 사용하는 마음을 애정하는 저입니다. 

6. 알록달록한 빛을 지닌, 필름카메라와 키보드

필름카메라는 요즘 필름이 비싸서인지 사용은 못하고 있으나, 너무 이뻐서 관상용(?)으로 지니고 있는 물건입니다. 단순하고도 간결한 삶을 추구한다할지라도 그럼에도 낭만적 요소가 완전히 없어진다면 섭섭할테니, 저의 낭만을 자켜주는 존재들을 조금씩은 곁에 남겨두려고합니다..! 

제가 하루의 일상 중 가장 많이 마주하는 존재는 키보드가 아닐까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키보드를 굉장히 아끼기도한답니다. 자주 사용하는 대상이라 키보드를 구매할 때면 사전에 많은 것들을 알아보고 구매하기도했습니다. 제가 현재 사용하는 이 키보드는 멀티페어링이 가능한 키보드인데, 실은 퇴사 전 공공기관에서 업무효율을 높여보고자 복지몰에서 주문한 키보드였습니다. 당시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회사에 나가는 것이 지옥처럼 느껴졌을 때, 책상이라도 귀엽게 꾸며보면 달라질까싶어서 들인 키보드인데 어쩐지 이 키보드를 구매한 뒤로 얼마지나지 않아 저는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퇴사 후 정말 많은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중입니다! 유튜브 편집을 할 때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기도하고 메일리 뉴스레터 글을 쓰거나 블로그 글을 쓸 때 역시 잘 사용해내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겪다보면 물건 역시 물건에게 적절한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물건이 제 몫으로 사용되어질 시기 말입니다. 비단, 물건 뿐만 아니라 사람 역시도 그런 것 같습니다. 각각의 사람 역시 자신에게 맞는 시기와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와 때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한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 때를 묵묵히 기다리며 자신만의 노력을 꾸준히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찬찬히 그 시간들을 쌓아나가다보면 그 언젠가 자신과 가장 잘 어우러지는 시기를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남쪽 지역, 부산에서 analogue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