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집이 주택이면 앞마당에 보통 잔디를 심는다. 산책하다가 어느 집 앞마당에 심어진 잔디가 유난히 파랗고 깔끔하게 정리가 돼 있어 눈에 띄었다. 자세히 다가가서 살펴보니 인조 잔디다. 자연산 잔디인지 인공 잔디인지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모든 잔디가 비슷한 색으로 파랗고 일정한 높낮이로 잘려있고 완벽해 보이면 인공 잔디다. 반면, 자연 잔디는 잘 자라고 있는 부분도 있고 시든 부분도 있어 색깔과 높낮이가 일정하지 않다.
부자연스러운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완벽해 보이는 건 오히려 가짜다. 사람이 사기를 당하는 것도 뭔가 완벽해 보인다고 믿기 때문에 속는다. 자연스러운 것은 완벽하지 않다.
밤하늘의 별은 정말 아름답지만 모두 과거의 모습이다. 먼 우주에 있는 빛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동하지만 지구에 있는 나에게 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밝은 달은 1.3초 전의 과거이고, 우리가 보는 태양은 8.3분 전의 과거이다. 우린 지금은 없는 허상을 보며 애인과 낭만을 나누고 시를 쓴다. 하루라는 시간도 24시간이 아니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점점 느려지기 때문에 지구의 하루는 점점 길어진다. 하루 길이는 10만 년에 1초 정도씩 늘어나고 있다. 3억 6천만 년 뒤에는 하루가 25시간이 된다고 한다.
완벽하다는 것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취준생이 회사에 입사하기 위한 완벽한 스펙이란 없고, 모든 성공에 맞는 자기 계발 비법은 없다. 성공이란 것도 모두 개인적이고 상대적이다. 많은 사람이 돈이나 권력을 성공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런 돈이나 권력을 가지고도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 회사에서 승진하며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조그마하게 자기 사업을 하며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다.
대한민국의 문제 중 하나는 모든 것을 평준화시키는 문화다. 이 평준화 덕분에 경제도 발전하고 계급 간 차별도 줄어들고, 빠른 수준으로 한국이 도약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 평준화를 버리고 각 개인의 독특함을 발휘할 때 실현될 것이라 믿는다.
이젠 반드시 정답만을 맞춰야 하는 객관식 마인드에서 의문을 가지고 질문하는 ‘주관식 마인드’로 전환해보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완벽하게 준비해서 시작하기보다 일단 시작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정하는 것이 ‘훨씬’ 낫다.
독서도 비슷하다. 성공을 쫓아가기 위해 자기 계발서만 계속 읽는 것보다 인문학 서적을 읽은 것이 더 성공에 다가갈 수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테크 기업의 리더들도 인문학 서적을 많이 읽고, 인문학 전공자들이 많다. 링크드인(LinkedIn) 창업자 리드 호프만은 철학 석사 학위 소지자이고,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는 역사와 문학을 전공했다. 메신저 개발 업체 슬랙(Slack)의 창업자 스튜어트 버터필드는 철학, 세계 최대 숙박 공유 기업인 에어비앤비의 설립자 브라이언 체스키는 미술,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은 스탠퍼드 대학에서 철학과 법학을 전공했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좋다. 그렇지만 완벽한 정답은 기대하지 말자. 현대 경영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말했다.
“살아가는 동안 완벽은 언제나 나를 피해 갈 테지만 나는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리라 다짐했다.”
완벽은 우리를 항상 피해 갈 것이다. 완벽한 성공, 완벽한 인생은 환상이다.
한국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 수준이지만,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에서 최저 수준이고 자살률이 최상이다. 성공이라는 목표, 순위에 집착하는 마인드, 돈이 최고라는 허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궁핍보다는 풍요가 낫다. 필자도 부를 추구하고 좋아한다. 하지만, 때론 본질이 무엇인지를 잃고 정작 중요한 가족이나 건강을 망각할 때가 있다.
철저한 준비와 완벽함보다는 빠른 시도와 완료에 집중하기, 성공이라는 목표보다는 성공을 위한 과정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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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밤하늘의 별 문단은 좀 어색하네요
분석맨의 두 번째 뇌
다운님, 피드백 감사합니다! "완벽하다는 것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라는 예시를 든 것인데, 좀 어색하셨군요.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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