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오랜만에 빨간색!!! 어제는 한시름 놓은 하루였습니다. 코스피는 3000선, 코스닥은 900선을 다시 회복했습니다. 잠깐 기분은 좋았지만 당분간 하루 단위로 일희일비하는 날이 이어질 듯하네요.
대부분의 시장지표가 출렁출렁~ 국제유가는 22개월 만에 70달러를 터치했고, 국고채(10년물) 금리는 2%를 넘어섰습니다. 역시 약 2년 만입니다. 원달러 환율도 1140원까지 치고 올라왔네요.
특히 환율 움직임은 예상 밖입니다. 연말까지만 해도 원화 강세(달러 약세) 기조가 당분간 이어지리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요. 수출이 살아나는 분위기에서 원화 강세가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닐지 걱정할 정도였죠. 원화 강세 땐 같은 양을 수출해도 원화 환산 수익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니까요.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원화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가파른 원화 약세가 달갑지 않습니다. 환차손 때문에 수익을 내도 남는 게 별로 없을 수 있거든요. 올해 들어 1등 삼성전자가 주춤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11일 약간 반등했지만 10일 삼성전자 주가는 8만9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인데요. 1월 중순 9만원대까지 등정했다가 미끄러졌죠.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있지만 달러 강세 영향도 작지 않습니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만 1조6000억원 이상 팔았습니다. 시총 상위주의 올해 성적표를 보니 삼성그룹 관련주가 대체로 성적이 좋지 않았네요.
환율에 울고 웃는 대표적인 업종이 또 있지요. 여행업입니다. 원화 강세는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를 부추기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1000달러짜리 여행을 120만원 들여 갈 건지, 100만원으로 갈 건지 결정하니까요.
하지만 이것도 다 행복할 때 얘기. 환율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코로나 충격이 이토록 오래갈 줄 알았나요. 여행업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살아날까요? 앤츠랩이 들여다봤습니다.
코로나 끝나도 캐리어 금방 안 싼다, 하나투어
· 7분의 1로 쪼그라든 매출, 1150억 영업적자
· 패키지 줄고, 여행수요 회복도 완만할 듯
· 여행업계 구조조정에 상위업체 반사이익 기대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이 4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비율로는 0.8% 정도인데요. 전 세계 접종률은 4%. 북미와 유럽 지역이 특히 빠릅니다. 코로나 확산 속도가 줄어든 미국(접종률이 27.8%!!!!)에선 ‘접종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권고도 나왔다네요.
=이 지겨운 터널, 드디어 벗어나는 걸까요? 코로나만 끝나면 할 일이 넘치지만 특히 해외여행 가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 하다는 분(저 포함)이 많습니다. 지난 1년 간 국경이 거의 차단되면서 존립이 흔들릴 만큼 어려웠던 업종이 적지 않은데요. 대표적으로 여행입니다. 2019년 2871만명에 달했던 해외 관광객은 지난해 약 7분의 1로 줄었습니다. 3월부턴 사실상 관광객이 없었던 거죠.
=여행업계 최초의 상장사이자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도 지옥 같은 1년을 보냈습니다. 7630억원이던 2019년 매출은 지난해 1096억원으로 쪼그라들었죠. 59억원이던 영업이익은 무려 1147억원 적자로 돌아섰고요. 그나마 하나투어니까 항공권이나 국내 여행상품을 팔아가며 버텼습니다. 꿈꾸던 집단 면역이 가능해지면 살아날 수 있을까요?
=여행사는 서비스업, 인건비 비중이 크죠. 하나투어는 지난 6월 창사 최초로 무급휴직을 시작했는데 필수 인력(약 10%)을 제외하고 2000명 이상의 직원이 일손을 놓았습니다.(올 3월까지 연장) 해고 없이 정부가 주는 지원금으로 버틴 거죠. 동시에 다수의 자회사를 청산하고, 해외지사도 문을 닫았습니다. 적자에 시달리던 면세점은 사업권을 반납했죠.
=한 마디로 쥐어짜며 버틴 1년.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여행업계에서 그나마 버틸 체력이 있다는 걸 입증한 거죠. 지난해 1월 5만2800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코로나 확산 여파로 3월 19일 2만8000원까지 급락했습니다. 이후 4만원 아래 머물다 11월 상승을 시작했죠. 백신 개발 소식 덕분입니다. 꾸준히 상승세를 타더니 올해 3월 4일엔 6만70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저놈의 코로나만 끝나면 살아난다’는 기대가 있으니 주가가 미리 달린 거죠.
=코로나 이전보다 주가가 훨씬 높아진 거니 의문이 듭니다. 과연 사람들은 코로나 이전만큼, 유사한 방식으로 여행을 떠날까요? 백신은 이제 맞기 시작했고, 아무리 빨라도 4분기는 돼야 캐리어를 쌀 겁니다. 이미 올해 장사도 어려워진 거죠. 보복 소비 차원의 단기적인 수요가 있겠지만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일 지 예단하긴 어렵습니다.
=상당기간 침체가 이어진 뒤 회복할 거란 예상(트렌트코리아 2021)도 있습니다. 여행 소비가 다른 것에 비해 급하지 않은 점, 코로나 트라우마가 꽤 오랜 기간 작용할 거란 점 등이 근거인데요. 이럴 경우 정상화를 기대하는 2022년까지도 영향을 미치겠죠. 아무리 미래를 선반영하는 게 주가라지만 너무 빠른 상승 아닌지 따져볼 일입니다.
=2019년 4100억원 수준이던 하나투어의 유동자산은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분기별로 500억원가량의 비용은 꾸준히 발생합니다. 약 1년 정도를 버틸 자금이 남은 거죠. 이런 가운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행했던 서울 종로구 본사 사옥 매각 작업이 중단됐습니다. 전체 자산의 10% 정도를 파는 큰 거래인데 일단 차질이 생겼습니다.
=또 회사 안팎에서 여러 이슈와 싸워야 합니다. 지난 1년 간 입은 내상이 작지 않기 때문이죠. 특히 노사갈등 간단치 않습니다. 일단 올해 1월 희망퇴직 절차에 따라 전체 직원 3분의 1인 800명가량이 회사를 떠날 거로 보이는데요. 노조 측은 최대주주(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경영난을 이유로 대규모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론 어떨까요. 2019년 하나투어 본사 매출(4629억원) 중 68%인 3141억원은 국제관광알선수익, 즉 해외여행 상품입니다. 흔히 패키지라 불리는 상품이 대부분인데요. 코로나 이전부터 단체여행이 줄고, 개별여행이 증가하는 추세였습니다. 해외여행 경험이 쌓이면서 스스로 정보를 찾는 능동적 구매자가 늘고,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의 중심으로 부상한 게 영향을 미쳤죠.
=이런 구조적 변화, 코로나를 계기로 더 빨라질 겁니다. 각종 설문을 종합하면 사람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여행을 가겠지만 위생과 안전에 더욱 신경을 쓸 겁니다. 사람이 붐비는, 즉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돌아보는 전통적 패키지 여행보다는 개인이나 가족, 지인 중심의 개별여행이 더 많아지겠죠. 아마 여행사도 영업 방식을 많이 바꿔야 할 겁니다.
=이 모든 건 전망일 뿐. 의외로 빠른 V자 반등 가능성도 물론 있습니다. 여행 제한만 풀리면 바로 떠난다는 응축된 수요가 폭발하는 거죠. 얼마전 일부 여행사가 진행한 사전 예약에 엄청난 반응이 있었던 걸 보면 기대할 만합니다. 백신 보급 효과가 예상보다 크고, 전 세계적인 관광객 유치 경쟁과 맞물리면 기대 이상의 시나리오?
=위생적이고 안전한 여행을 추구하는 경향이 득이 될 여지도 있습니다. 같은 패키지라도 상대적으로 큰 회사를 찾는 경향성이 나타날 수 있거든요. 여행업계 구조조정의 결과도 상위업체의 시장지배력이 커지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나투어(출국자 기준 점유율 약 15%), 모두투어(약 10%) 같은.
결론적으로 6개월 뒤...
기대감만으로 코로나 이전보다 더 오른 주가
70조짜리 잭팟, 쿠팡은 ‘믿음’을 먹고 컸다
쿠팡이 11일 뉴욕 증시에 상장합니다. 최대 70조원대의 몸값!!!!!!!!!!!!!!상장을 통해 5조원가량의 자금을 끌어올 계획인데 2019년까지 누적된 적자보다 더 큰 규모라네요. 한마디로 그동안 진 빚, 한 방에 갚는 거죠.
쿠팡은 그동안 적자를 무서워하지 않고, 매출 확대와 충성고객 늘리기에만 집중했습니다. 결국 매년 50% 이상씩 쑥쑥 커서 10년만에 네이버와 어깨를 견줄 위치까지 올라섰죠.
어찌 보면 무모한 쿠팡식 경영이 가능했던 건 든든한 지원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쿠팡에 30억 달러(3조4000억원)을 투자했죠. 2015년 10억 달러를 처음 투자했는데 성과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묻고 더블!!! 3년 뒤 20억 달러를 더 투자했죠. 그러면서도 경영에 대한 간섭이나 투자금을 어떻게 써야 한다는 조건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 믿음의 결과, 꽤 달콤하네요. 쿠팡이 상장하면 소프트뱅크 측은 대략 33%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게 됩니다. 투자금 대비 지분 가치가 대략 7배쯤 되겠네요. 당장 팔지는 않겠지만 이미 대성공!
사실 손 회장에게 쿠팡은 수많은 투자처 중에 하나일 뿐. 그는 전 세계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큰손’ 중의 ‘큰손’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애플 등과 손 잡고 만든 비전펀드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미국 우버, 중국 디디추싱, 싱가포르 그랩 같은 차량 공유 업체와 엔비디아나 윈웹, 보스턴다이내믹스 같은 다양한 영역의 플랫폼 기업에 투자했죠.
훌륭한 IT 기업을 발굴해 키웠고, 실제로 엔비디아 등을 통해 상당한 수익까지 냈지만 그의 투자가 다 잘 된 건 아닙니다. 공유 오피스업체 위워크 기업공개(IPO) 실패가 대표적입니다. 위워크 투자 실패로 10조원이 넘는 손실을 봤는데 이를 메우기 위해 알리바바 지분을 팔기도 했죠.
그가 투자한 독일 핀테크 기업 와이어카드의 회계 부정 사태가 터졌고, 얼마 전엔 15억 달러를 투자한 영국 금융서비스업체 ‘그린실캐피털’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큰 금액을 투자한 우버가 코로나 직격탄에 주가가 급락했을 땐 ‘마이너스의 손’이란 조롱도 받았습니다.
흔들릴 만도 한데 그는 멈출 기색이 없습니다. 한창 손실을 보는 와중에도 1080억 달러 규모의 비전펀드 2호를 출범시켰습니다. 측근이 회사를 떠나고, 버블을 조장한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 진 모르나 ‘이 길이 맞다’는 확신, ‘더 빨리, 집중해서!’라는 추진력만큼은 대단하네요.
소프트뱅크를 창업한 게 1981년이니 딱 40년 됐습니다. 당시 재일교포 사업가로 주목 받으면서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가 있더군요. 여길 보면 대학 시절 그의 목표는 이거 였답니다. “하루에 한가지씩 발명을 하자” 적어도 그는 이후 40년을 목표대로 산 셈이네요.
지금 우리는 어디쯤 있나요?
by.앤츠랩
Feat. 하나투어 들으라고 하는 말?
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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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훈
깊고 진한 분석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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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문하
맛있어요
머니랩
맛있게 드셨다니 너무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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