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완전히 달라졌네…칼바람 부는 요즘 증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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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 증권사들 '성과급 잔치'…최대 기본급 2000%까지”

“과장급 30억·대리급은 11억…CEO 안부러운 증권사 성과급”

올해 3월 쏟아졌던 증권가 성과급 관련 기사입니다. 물론 2000%도, 대리급 11억도 매우 특수한 사례죠. 대체로 많이 받긴 했습니다. 워낙 실적이 좋았으니까요. 국내 증시가 고점을 찍고 본격적인 내리막길을 타던 시기여서 ‘개미는 울고 있는데, 너희만 부자 될 거냐’며 따끔한 시선을 받기도 했죠.

뭐라고 하려는 건 아니고요. 실적 가는데 돈이 가는 건 당연한 일이죠. 다만 불과 1년도 안 됐는데 너무 달라진 현실이 신기하달까, 슬프달까. 진짜 풍전등화인지, 선제적으로 앓는 소리를 하는 건지는 좀 따져봐야겠지만 구조조정 같은 살벌한 소문이 스멀스멀 퍼져가는 건 사실입니다.

트리거는 지난 2일 전해진 케이프투자증권의 조직 축소 소식이었는데요. 리서치 및 법인 본부를 폐지하기로 결정. 소속 임직원 약 30명(전체의 10% 이상)의 재계약이 불발됐다는 소식(잔류 희망 땐 유사 보직으로 전환)도 전해졌죠. 회사 측은 조직 효율화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기업금융(IB), 자기자본투자(PI) 등 투자 전문 회사로 방향을 잡아가겠다는 겁니다.

설명대로 중형급 증권사의 새로운 비전 제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로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과 나빠진 실적(손실 규모 확대) 등을 고려하면 타이밍이 참. 이익을 내는 부서가 아닌 리서치, 대형사와의 경쟁이 힘들어 역시 이익을 내기 어려운 법인 영업을 없앤 건 누가 봐도 비용 절감 목적. 그러면 ‘아, 회사에 문제가 있는 건가?’ 생각하지 않을 순 없는 게 사실이죠.

이 소식이 전해지자 기다렸다는 듯 일부 증권사의 감원 비율이 담긴 정보지가 유포되기도 했는데요. 증권사별로 10~50%의 인원을 감축한다는 것. 대충 봐도 좀 황당한 내용이었습니다. 명단에 포함된 증권사 역시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밝혔고요. 실제로 감원을 언급할 단계로 보이진 않습니다만, 어느 정도의 구조조정이 논의될 분위기가 만들어진 건 확실해 보입니다. 

증권사마다 돈을 버는 구조가 조금씩 다르긴 해도 결국은 주식과 자산관리 쪽으로 돈이 들어와야 합니다. 그래야 수수료를 받으니까요. 아니면 다른 투자를 엄청 잘해서 수익을 얻거나. 지금은 둘 다 비관적입니다.

일단 거래대금이 줄고, 1년 넘게 이어진 약세장 탓에 투자 심리도 좋지 않습니다. 금리가 이렇게 올라가는데 주식 아니어도 할 게 많죠. 빠르게 나아지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경기 침체를 논하는 마당에 괜찮은 투자처가 많을 리 없습니다. 돈 굴릴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얘기죠. 이 와중에 최근 증권사의 좋은 실적을 견인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문도 휘청거리는 중.

자기자본만으로 부동산 사업을 할 수 있는 건설사는 많지 않습니다. 큰 프로젝트라면 더욱 그렇고요. 그래서 PF를 찾죠. 투자자(예컨대 증권사) 입장에서도 PF는 매력이 있습니다. 투자수익률(이자)이 높으니까요. 저금리 구간에서 돈이 많이 몰린 이유입니다.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012년 37조5000억원에서 올해 112조2000억원(6월 말, 한국은행) 급증!

높은 투자수익률도 사업이 잘 될 때 얘깁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 어떤가요? 요즘 부동산 시장엔 주식 못지 않게 냉기가 흐릅니다. 그러면 '투자한 돈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죠. 여기에 레고랜드 사태가 아예 불을 붙인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이 PF가 예전엔 돈 많은 은행의 전유물이었으나 지금은 아니라는 점. 2012년엔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65%였지만 지금은 25%. 보험사나 카드사, 증권사 등이 빈자리를 채웠는데요. 대형 증권사야 부동산 PF 하나 잘못된다고 큰 일 나는 건 아니지만, 자기자본 중 PF 비중이 큰 중소형 증권사는 얘기가 다르죠. 하나 삐끗하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하나가 무너지면 또 하나. 대형 증권사는 선순위 채권이 많지만, 중소형일수록 중순위, 후순위 채권이 많다는 점도 리스크 포인트죠. 지난달부터 정부가 굵직한 대책을 계속 쏟아내고 있는데요. 대형 증권사가 중소형 증권사가 보유한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PF 대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기업어음)을 매입해주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일도 벌어지고 있네요. 뭐 일단 급한 불부터 제대로 끄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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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 곱씹을수록 얄밉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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