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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26년 1월도 끝자락에 다다랐습니다. 모두 올해의 첫 달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계신가요?
저희는 오늘 평소보다 조금 더 특별한 스페셜 레터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교육 현장에서 근무하는 현직 선생님의 목소리를 담은 레터인데요. AI 도구가 교육의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든 지금, 실제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선생님은 이 변화를 어떻게 보고 계실지 궁금해집니다.
오늘 스페셜 레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전해주실 분은, 서울상일여고에서 근무 중인 최하늘 선생님입니다.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현장의 고민과 생각들을 지금부터 함께 살펴볼게요!

💌 최하늘 선생님이 들려드릴 이야기!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상일여자고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국어과 교사 최하늘입니다. 저는 수업과 평가 상황에서 만난 어려움을 AI 디지털 도구들과 함께,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해결해 가며 도전하기를 좋아합니다. 방학이 한 달여 지난 지금, 인공지능과 함께한 작년을 선생님들과 함께 돌아보려고 합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등장한 지 어느덧 3년째, 이제는 인공지능 없이 업무를 하는 제 모습이 잘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아마 비슷한 상황일 것 같습니다. 제게는 인공지능이 수업과 평가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이면서도, 아이들이 진정한 의미의 학습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악당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번 스페셜 레터에서는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우리가 어떤 변화를 겪어 왔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현명하게 인공지능과 공생해야 할지에 대해 제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 오늘의 스피커, 최하늘 선생님께 궁금한 점이 있다면!
📧 이메일: haneulsky@sen.go.kr
💛 인스타그램: @neulhassam
1. 🤖 인공지능이 바꾼 우리의 삶
인공지능은 우리의 삶을 양적으로, 질적으로 바꿔가고 있습니다. 저는 평가와 피드백에 대해 공부하면서, 그리고 피드백이 학생들의 성장을 이끌어 가는 걸 경험하면서 저는 즉각적이고 개별적인 서면 피드백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총괄평가로서의 논술형 수행평가를 실시한 뒤에는 구글 클래스룸의 비공개 댓글 기능을 활용해서 모든 학생에게 개별 피드백을 제공한 뒤, 다음 차시에 이를 반영하여 보완하도록 하고 보완한 결과물을 채점해 왔습니다.
수행평가를 실시한 바로 다음 차시까지 피드백을 써야 하니 수행평가를 실시하는 주는 매일 밤을 새우기 일쑤였어요. 그래서 학생 한 명당 15분, 한 학급당 28명, 제가 맡은 9개의 학급을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니 제가 피드백을 하는 데에 63시간을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이야 젊어서 이렇게 한다지만, 이게 지속 가능할까? 결국 아이들을 성장시키면서 교사를 소진하는 이 방식이 옳을까? 고민하며 방법을 찾아본 뒤 저는 🔗Brisk Teaching의 피드백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Brisk Teaching은 제게 24시간 논의할 수 있는 동료 교사와도 같습니다. 이 학생의 글에 대해 더 피드백해 줄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 다른 선생님은 이 학생의 글을 어떻게 평가할까를 Brisk Teaching과 함께 고민하며 피드백에 걸리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어요.
대부분의 선생님께서 생성형 인공지능이 교육 현장에 들어오며 수업, 평가, 업무, 학급 운영 등 여러 측면에서 도움받고 있으실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인공지능이 안겨주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지난 12월 스페셜 레터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저도 연수에서 선생님들께 🔗‘AI-DOOM-LOOP’ 사례에 대해 말씀드리면 모든 선생님께서 고개를 끄덕이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선생님들께서는 애들도 GPT 돌려서 세특보고서 써오고, 나도 GPT로 세특 쓰고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자조적으로 하시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올해 특히 아이들의 글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된 걸 느끼며, 그리고 누가 봐도 인공지능이 쓰는 ‘~는 단순한 ...가 아닙니다.’와 같은 어색한 문장을 보며 이걸 어찌해야 하나 고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간은 수업 설계를 잘하면 아이들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믿어왔는데, 올해는 간단한 활동도 일단 ‘GPT를 돌려’ 보는 학생들을 보며 문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느끼기도 했어요.
Perplexity AI를 활용한 자료 탐색 방법을 알려준 뒤 글쓰기는 제발 혼자 힘으로 해보자, 초안 쓰면 선생님이 개별 피드백해 줄 거고, 피드백을 반영해서 보완하면 그 결과를 채점할 거니까 일단 스스로 해보자고 아이들에게 싹싹 빌어도 아이들은 인터넷 창을 작게 숨기고 휴대폰 밝기를 낮추어 가며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으며 글을 쓰는 모습을 보며 절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 더 큰지, 오히려 새롭게 만들어낸 어려움이 더 큰지 가늠이 안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힘든 것일까요?
2. 🤔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기술일까?
제가 던진 질문에 대해 제가 먼저 답을 해 보자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기술이기도, 기술이 아니기도 한 것 같습니다.
먼저, 새로운 기술이 우리에게 새로운 힘듦을 안겨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학교에 컴퓨터와 워드프로세서가 도입될 때도, 전산화된 나이스 시스템이 도입될 때도 우리는 혼란을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이처럼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을 건설적이고 건강한 방식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태, 또는 그로 인해 느끼는 정신적인 부담을 ‘테크노 스트레스(technostress)’라고 하기도 합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블렌디드 수업, 또는 온라인 수업을 갑작스럽게 하게 되며 교사들의 테크노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갑작스럽게 맞이한 온라인 수업과 그 이후의 하룻밤 지나면 또 달라지고 새로운 도구가 또 등장하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변화를 겪으며 테크노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상태라고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기술이 아니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아이들이 기술에 과의존하고, 기술에 학습을 맡기는 상황은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 상황에서 개별 교사가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는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먼저, 아이들은 왜 생성형 인공지능에 의존하는 걸까요? 이를 인간의 인지적 게으름(cognitive laziness)으로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우리 아이들이 실패할 기회가 없는 것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 교육과정 개정과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맞이한 고1 아이들은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내신이 5등급제로 바뀌면서 세특의 중요성이 커졌다, 하나라도 2등급이 있으면 서울 소재 대학에 갈 수 없다, 세특에서 탐구력을 보여줘야 한다, 진로와 관련 있는 '있어 보이는 주제'로 탐구활동을 해야 한다는 말을 지겹도록 들어왔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수행평가를 하나씩 할 때마다 어떤 주제를 정해야 자신의 진로와 관련이 있을지, 내 힘으로만 과제를 해내도 선생님이 세특을 잘 써줄 정도의 멋진 과제물이 나올지, 대체 어떻게 활동을 해야 탐구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스스로의 힘으로 하기 전 늘 옆에 있어 주는 GPT에게 물어보게 되고, GPT는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멋진 결과물을 훨씬 빠르게 보여주고, 그러면서 점차 인공지능에 의존하게 되었을 것 같습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도 지난 12월 🔗「초·중·고 AI 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이러한 문제를 가시화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학생들이 인공지능에 의존한 결과물을 본 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올해 1학기에 논술형 수행평가를 실시하며, 글을 시작하지 못하고 구글 Docs를 빈 화면으로 두던 학생이 있어서 가서 어떤 점이 어려운지 물어보았습니다. 자료를 찾고 있다, 아직 생각하고 있다고 하기에 기다리다 15분쯤 뒤 다시 확인해 보니, 글이 다 완성된 상태로 탑재되어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너무 GPT다운 표현들이 있었고, Brisk Teaching의 글쓰기 검사 기능을 통해 학생의 글 전체가 한 번에 복사-붙여넣기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선생님께서도 비슷한 상황을 한 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텐데, 그럴 때마다 어떻게 대응하셨나요? (이렇게 GPT를 돌렸는지 의심하고 학생과 씨름하는 과정도 테크노 스트레스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 학생은 학교에 여러 가지로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학생이기도 했고, 학부모님께서는 담임선생님께 여러 가지로 항의를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저는 겁쟁이 교사라 “너 GPT 돌렸지?”라고 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제가 한 소심한 대응은, 특히 GPT다운 문장에 아래와 같은 댓글을 달아두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제 대응이 적절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학생은 이렇게 진정으로 학습할 기회를 잃고, 학문적 정직성도 배우지 못한 채 ‘잘 넘어갔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더더욱 GPT에 학습을 외주화하게 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3. 🏢 관의 대응이 답이 될 수 있을까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 12월 말 교육부에서 발표한 🔗‘수행평가 시, AI 활용 관리방안’은 우리의 고민에 실마리를 줄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기본 원칙과 운영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수행평가 운영 기준]
❶ AI 활용 범위 설정
❷ AI 활용 과정 표기 지도
❸ AI 활용 관련 유의사항 안내 및 사전교육 실시
❹ 실시간 활동 중심의 개별화된 평가 설계
❺ 학생 개인정보 입력 및 취급 주의
이러한 운영 기준 중 제가 주목했던 두 가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❶AI 활용 범위 설정입니다. 교육부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아래와 같은 구체적인 지침과 예시를 제시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참고]의 수행평가에서의 AI 활용 예시 <중학교 국어>에서는 아래와 같이 학생 유의 사항과 AI 활용 범위 및 유의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 기준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학생들의 잘못된, 또는 과도한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개별 교사가 고민할 지점을 많이 덜어주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는 예시의 학생 유의 사항에서 ‘AI 생성물을 출처 표기 없이 그대로 제출하거나, 결과물의 내용을 묻는 교사의 질의에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경우, 해당 내용은 채점에서 제외될 수 있음’이라는 내용을 보며 앞으로는 위와 같은 학생 사례를 채점에서 제외할 근거가 생겼다는 점에서 마음의 부담이 줄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는 ❹실시간 활동 중심의 개별화된 평가 설계 기준을 함께 살펴보고 싶습니다. 이 기준은 수업 시간 중 실시 원칙과 더불어 수업 시간에 교사가 직접 학생의 산출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형태의 평가를 실시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AI가 일반적·표준적인 답변을 생성하기 어려운 형태의 평가’를 설계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를 보면서 저는 또 다른 숙제로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인공지능은 매일 같이 더 발전하고, 여전히 새로운 모델은 출시되고 있는데, AI가 답변하기 어려운 형태의 평가는 어떻게 설계할 수 있는 걸까요?
당장 다음 학기부터 우리가 해내야 하는 숙제는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교육부에서 ‘수행평가 시, AI 활용 관리 방안’을 발표하고 일주일 뒤에 발표한, 🔗‘학교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선정을 위한 기준 안내’와 관련이 있지요.
앞으로 학교에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학교장이 소속 교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사용하고자 하는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를 결정하고, 그 학습지원 소프트웨어가 교육부에서 정한 선정 기준을 충족하는지 판단하고, 선정 심의안을 작성하여 안건을 상정하고, 학운위 심의를 거쳐 선정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를 최종적으로 확정 지어야 합니다.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행정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선생님들께서 보다 AI나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수업을 쉽게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까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Ask!EdTech 인사이트 123호에서 이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다루기도 하였습니다.
4. 🎯 우리가 답을 찾으려면
여전히 상황은 혼란스럽고, 관에서 제시한 대응은 오히려 혼란을 가중하는 것 같기도 한 이때, 우리는 어떻게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함께’가 가장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 아쉬운 점도 있지만, 교육부에서 제시한 수행평가 시 AI 활용 관리 방안은 많은 선생님들께서 그동안 고민하셨던 부분을 덜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리 방안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선생님들께서 그간 고민을 나누고, 목소리를 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네덜란드에 와 있는데요, 이곳의 한 중학교에서 수업 사례를 나누며 AI의 발달로 인해 학생들이 학습을 외주화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했더니, 네덜란드의 선생님들께서도 사례 발표 이후에 그 지점이 공감된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MIT 등의 대학 연구나 UNESCO의 국제기구에서도 학습의 외주화 문제를 경계하고 있기도 합니다. 기술은 어느 때보다도 발전하고, 혼자서는 답을 찾기 어려운 이 상황에서, 인공지능과 현명하게 공생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학생들이 인공지능과 현명하게 공생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우리가 함께 답을 고민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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