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브랜딩, 크리에이터와 로컬의 만남이 빚어낸 최고의 가치

2023.02.24 | 조회 2.84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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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브랜딩의 가치는 특별하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비슷해 보이는 풍경 안에 특별함을 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필요할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같은 것이라도 고유의 색을 얼마나 접근하기 쉽게, 특성 있게 살렸는지에 따라 대중의 반응이 달라진다. 대중의 긍정적인 반응이 많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브랜드로서 가치를 지니게 된다. 이 신비한 과정에 필요한 것과 실제 사례를 통해 로컬 브랜딩과 크리에이터의 연관성과 크리에이터와 로컬의 만남이 가지는 가치에 대해 파헤쳐보았다.

 

 

브랜딩의 유래

브랜딩이라는 단어의 시작은 '낙인'이었다.

먼저 이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어디서 유래하였는지 알아보자. 유래를 알면 본질적인 성격을 파악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고대에는 서로 자기 소를 구별하기 위해서 인두를 불에 달궈서 찍어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유래됐다. 내 것과 남의 것을 구별하는 게 본래의 목적이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장 경쟁에서 브랜드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상징적인 의미로 사회에 자리를 잡았다.

예를 들어서 'Apple'이라는 브랜드를 말했을 때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당신이 지금 떠올리는 이미지와 사람들이 떠올린 이미지가 바로 그 브랜드의 가치다.

어느 정도 비슷한 상품이 있을 때 평소 선호하는 브랜드를 고르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모든 기업은 브랜드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어디서든 남발되고 있는데도 브랜딩의 진정한 본질에 근접했는지는 의문이다. 단순히 팔기 위한 브랜딩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로컬의 가치

나의 뿌리는 특별하다.

요즘은 로컬이라는 단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널리 쓰인다. 내가 태어난 곳, 자란 곳, 혹은 태어나 자란 곳, 현재 머무는 곳 등을 뜻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대부분 자기애를 가지고 있어서 뿌리를 특별하게 여기기 때문인데, 혈연이나 지연 그리고 학연이 생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가치다.

태어나 자란 곳에 대한 향수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당연할 수 있다. 비록 떠나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곳에서의 추억이 떠오를 때면 그리운 감정이 드는 것처럼. 게다가 내가 자란 곳이라는 것은 결국 나 자신과 연결된 고리란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로컬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자부심과도 연관이 있다.

관광객의 부재와 같은 이유로 상권이 죽고, 점점 잊혀가는 많은 도시를 떠올려 보라. 그 많은 도시 역시 누군가의 고향이었고, 나고 자란 곳이었으며 여전히 삶의 터전일지 모른다. 우리나라에는 지역마다 특산물이 있거나 고유의 무언가가 있는 곳이 많다. 고유한 무언가에 스토리 텔링을 더하고, 특별한 색을 얹어 포장하는 것. 그게 바로 로컬 브랜딩의 핵심인 셈이다.


 

 

2022 우수 로컬 크리에이터 

깨의 변신!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깨 로스터리 옥희 방앗간'

2022년에 우수 로컬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6개 기업이 있다. 깨 로스터리 옥희방앗간은 우수 로컬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곳인데 이름부터 시선을 끈다. 깨와 방앗간은 익숙한 조합이지만 로스터리라는 단어는 무척 신선하게 다가온다. 문지연 대표는 깨 역시 커피 원두처럼 볶는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점을 인용하였다고 한다. 옥희방앗간에서 옥희는 어머니의 성함에서 따왔다. 깨 로스터리 옥희방앗간으로 변화하기 전에는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방앗간이었다고 한다. 원래 여행 잡지 에디터로 근무하면서 로컬 크리에이터에도 관심이 있던 문지연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부모님의 방앗간이 경영의 어려움을 겪자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방앗간을 운영하시는 부모님 슬하에서 깨는 무척 익숙했을 터. 잘 알고 있는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해야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지 고심한 끝에 신선한 무언가가 탄생했다. 사실, 원래는 카페를 겸할 생각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명동에서 진행했던 팝업 스토어의 영향이 있었고, 들깨 라떼처럼 직접 개발한 메뉴까지 이어졌다. 할머니들이 들깻가루를 우유에 타서 마시는 것을 보고 착안하여 바리스타의 도움으로 개발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 메뉴는 들깨의 새로운 발견이라 불리며 '한국인의 밥상'에 출연하는 계기가 됐다.

가족의 이야기와 우리나라 고유의 것인 고소한 들깨 냄새에 새로움이 얹어지니 방앗간에 관심이 없었던 세대조차 궁금해하는 방앗간 카페가 탄생했다. 그리고 이 사례를 보면 로컬 브랜딩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로컬 브랜딩의 세 가지 원칙

고유하지만, 새롭고, 새롭지만, 문턱은 낮은 '나(우리)의 것'

로컬 브랜딩의 세 가지 원칙 중 첫 번째는 고유성이다. 두 번째는 새로운 것이고, 세 번째는 낮은 진입 장벽이다. 누구라도 접근하기가 까다롭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세 가지는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상 가장 많은 생각과 연구 그리고 조사가 필요한 부분인데, 혼자 진행하기가 어렵다면 한국진흥원의 로컬 크레이이터 지원을 고려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먼 곳에서 찾는 것보다 나와 가까운 것에서 찾아야 한다. 내가 보고 자란 것이나 잘 알고 있는 것에서 시작한다면 당연히 더 큰 애정이 묻어날 것이고, 애정은 곧 깊은 관심과 이어지므로 훨씬 유리한 과정이 될 수 있다.


 

 

2022 우수 로컬 크리에이터2

민간 정원, 카페와 한옥 스테이! 역사가 깃든 '(주)3917 마중'

2022년 우수 로컬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주)3917 마중은 복합 문화 공간이다. 4천 평의 민간 정원과 고택으로 구성된 곳인데, 민간 정원이라는 그냥 붙일 수 있는 명칭이 아니다. 산림청에서 정해줘야 하며 마중은 전라남도 제16호 민간 정원이자 나주에서는 첫 번째 민간 정원이다. 산림청에서 개인이 가꾼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인정해준 셈이다.

원래 마중이 있던 자리에는 고택 7채가 폐가가 된 채 버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 7채를 복원해서 카페와 한옥 스테이를 운영하는 것이다. 심지어 마중의 기애자 대표는 남편과 둘이서 도움을 받지 않고, 모든 구매와 조성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특별한 스토리인가?

이쯤에서 왜 앞에 3917이 붙었을지 궁금해질 수 있다. 1937년에 건립된 고택을 2017년에 창업했기 때문에 붙인 숫자라고 한다. 분명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던 곳이지만, 오래도록 잊힌 채였던 곳을 발굴하여 현재 트렌드에 맞게 창업한 셈.

고유한 곳이지만, 새롭게 바뀌었고, 새롭지만, 카페나 한옥 스테이라는 게 접근하기 어려운 벽은 아니다. 또한 산림청에서 지정까지 한 우리의 고유의 것이 살아있는 민간 정원이라니.

이 예시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로컬 브랜딩 사례 중에서도 단연 특별하다. 그야말로 로컬 브랜딩에 요구되는 모든 것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예시가 로컬 브랜딩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퍽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로컬 브랜딩을 하고 싶다면

로컬 브랜딩은 특별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위의 두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어떻게 해야 로컬 브랜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실마리가 보인다. 물론, 그 고유한 무언가를 찾아내고 발전시키는 것은 전적으로 로컬 크리에이터의 몫이다.

특별한 무언가는 어쩌면 그리 특별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깨의 새로운 발견과 버려진 고택의 리뉴얼처럼 원래 있던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것을 발견하기 위한 관찰력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킬지 신선한 아이디어가 필요할 뿐.

그러니 많이 아는 것에서 시작하는 게 가장 좋다. 특별한 무언가가 되려면 그 상품이나 가치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하니까. 그리고 문화가 되려면, 트렌드를 생각하면 된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깨 로스터리가 특별하게 느껴졌을 것이고, 한옥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한옥 카페는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됐을 터. 요즘 무엇을 많이 찾는지. 어떤 경험을 위해 길을 떠나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게 된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가치

크리에이터와 로컬의 만남이 특별한 이유

위에 설명한 모든 이야기는 결국 크리에이터와 로컬의 만남으로 귀결된다. 크리에이터는 창조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로컬은 내게 가장 가까운 것이다. 창의적인 아이디를 가진 크리에이터가 내가 잘 아는 로컬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로컬 브랜딩의 첫 가닥이 고개를 내민다.

크리에이터는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고, 로컬은 브랜딩 덕에 더욱 활기를 되찾는 선순환. 이 어찌 가치 있는 만남이 아닐 수 있겠는가?

이런 이유로 필자는 크리에이터가 가지는 로컬에 대한 관심을 무척 응원한다. 혹은, 현재 크리에이터가 아니라고 해도 로컬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끝까지 파헤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크리에이터와 로컬의 만남이 더 자주 이뤄지고, 선순환이 반복되면서 모든 지역과 도시에 로컬 브랜딩이 활성화되는 것. 그리하여 로컬 브랜딩이 우리나라 전체의 특색으로 자리를 잡게 되는 날을 기대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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