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버스란 무엇인가?
메타버스는 '소설'에서 처음으로 나온 단어다.
메타버스라는 단어는 미국의 SF 작가인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을 통해 1992년,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언급됐다. 가공, 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기도 하다. 시간이 흘러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인터넷망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현실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가 됐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연구된 단어가 아닌 만큼 구분에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기술 연구 단체(ASF)의 분류를 따르면 증강현실 세계와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세계, 거울 세계 그리고 가상 세계로 나눌 수 있다.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의 일상이다.
1) 거울 세계
2) 라이프 로깅
3) 증강 현실
4) 가상 세계
분류에 대한 의견은 갈리지만,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 일상을 점령했다. 출퇴근이나 등하굣길에 스마트폰에 무섭도록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떠올려 보라.
누군가는 스마트폰 게임을 통해 다른 나라의 유저와 전투를 즐기고, 누군가는 온라인 공개 수업(MOOC)으로 타국 대학교수의 강의를 듣는다. SNS에 자기 일상을 공유하는 이들도 흔하다.
익숙해지긴 했지만, 가끔은 기시감이 든다. 지하철 안도 버스 안도 심지어 인도조차 PC방이 된 것 같은 기분 탓이다. 그래서 얼마나 점령되어 있는지 알아보고자 분류별로 나눠보았다.
거울 세계 | 배달 애플리케이션, 숙소를 예약 애플리케이션, 원격 수업, 원격 회의 |
라이프 로깅 | SNS 내의 일상 공유, '좋아요'와 같은 반응으로 소통 |
증강 현실 | 게임 포켓몬 GO |
가상 세계 | 장소 불문 함께 즐기는 게 가능한 온라인 게임 |
메타버스의 또 다른 활용
메타버스와 HRD는 어떻게 연결될까?
뜯어본 것처럼 메타버스는 일상과 무척 가깝다. 그렇다면 일상이 아니라 HRD에는 어떤 변화를 가지고 올지도 살펴보자. 크게 세 가지 예시를 들 수 있다. 첫째로 요즘 널리 활용되고 있는 부캐는 배움의 부담을 덜고, 더욱 자유로운 배움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둘째로 이론 습득으로 만족해야 했던 배움을 이제는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되면서 배움에 깊이가 생긴다. 셋째로 배움에 있던 여러 구분이 모호해지게 되면서 우리의 일상과 업무 그리고 배움이 하나의 순환을 이루게 된다.
메타버스 활용 1. 부캐
부캐의 활성화-부담감은 낮추고 다양성은 높였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개념의 부캐는 방송에 처음 등장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게임에서 원래 사용하던 계정을 여러 사정으로 쓸 수 없을 때 서브 계정을 만들어 쓰면서 이를 부캐라고 불렀다.
부캐 활용으로 가장 호응이 좋았던 것은 개그맨이자 국민 MC로 통하는 유재석이었다. 그는 유산슬이라는 부캐를 통해 트로트 가수가 되기도 했고, 유고스타라는 부캐로 천재 드럼 연주자가 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여러 부캐를 통해 다양한 재미를 선사했다.
본래의 자신을 잠시 접어둔 채 자기 정체성이나 자아를 바꾸는 부캐는 배움에 적용하니 심리적인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었다. 나지만,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재석이 여러 이름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활동한 것처럼 다양성이 풍부하고, 본래의 자신과 상관없이 비교적 자유로워진다는 점 역시 배움에 있어 상당한 이점이다.
메타버스 활용 2. 가상 현실
가상 현실-직접 경험한 자의 깊이
이전의 배움을 생각하면 주로 이론 위주였다. 교재 내용을 공부하고, 문제를 풀어보는 등의 방식이었기 때문에 시험 점수에는 좋은 영향을 주었을지 몰라도 직무를 배우거나 기술을 배울 때는 제약이 있었다. 직접 해보는 것과 이론만 아는 것의 차이는 명확하지만, 직접 해볼 여건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나 이프랜드를 통해 이론에 직접적인 경험이 포함됐다. 배움의 질을 바꾼 변화다.
메타버스 활용 3. 라이프 로깅
라이프 로깅 SNS, 공유 플랫폼-흐려진 구분
심지어 SNS조차 이제는 교육에 기여한다. 인스타에는 프로페셔널 계정이 생겼으며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서로의 고객이 되기도 한다. 콘텐츠를 쉽게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 모든 이가 판매자가 될 수도 있고, 구매자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은 또 어떤가? 협력 학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연구 사례가 있다. 교수는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예 개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한 명의 강사가 이끌어가는 것보다 내용 전달이 효과적이었다. 서로의 스승이 되고, 학생이 되는 모습은 강사와 수강생의 구분을 고리타분한 유물로 만들어버렸다.
역할의 구분만 생긴 것도 아니다. 국경의 구분이나 배우는 시기의 구분조차 이제는 무척 흐릿하다. 이런 변화는 일상과 업무와 교육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결과로 이어졌고, 교육의 효율을 높인다는 점에서 무척 반가운 변화다.
앞서 설명한 변화는 기업이 메타버스를 주목한 이유와 직결된다. 기업의 핵심 가치 중의 하나인 인적 자원 개발에 사용하고자 열을 올리는 행태다.
목표부터 확립해야 하는 이유
목표를 정해야 어떻게 메타버스를 활용할지 정할 수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를 바로 HRD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옳은지부터 따져보아야 한다.
메타버스의 활용도를 인지하고 있는 것과 별개의 문제다. 메타버스를 통해 HRD의 구체적인 목표를 잡지 못했다면, 그저 직원들 놀이터나 하나 더 만들어주는 것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 왜 메타버스가 필요했는지 생각해보라. 새로운 것, 혁신과 같은 단어에 홀려 있는 것은 아닌가?
하나 더 기억해야 할 것은 메타버스는 교육 자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학습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는 새로운 세계일 뿐이다. What이 아니라 How로 이용해야 하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자세 또한 중요하다.
메타버스와 HRD의 성공적인 접목 사례
1) 하나은행
2) SK텔레콤
3)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실제로 메타버스가 활용된 HRD 사례를 살펴보았다.
하나은행은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 세계에서 활동할 수 있는 제페토(ZEPETO)를 통해 인천 청라에 있는 연수원을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했다. 또한 그곳에서 신입 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젝트 '벗바리 활동'의 수료식을 진행했었다.
SK텔레콤은 제페토와 유사한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ifland)를 활용하여 직원 연수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는 가상 세계이자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로블록스(Roblox)를 통해 체험 실습 교육을 진행했다. 이 게임 속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오브젝트가 대부분 존재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그런 점을 활용하여 승강기와 관련된 오브젝트로 학습자가 직접 승강기를 설치하고, 시연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해봤다면 과연 비용을 감당할 수 있었겠는가?
위에 나열한 사례의 공통점은 학습 목표를 정하고, 필요한 경험을 고려한 뒤에 메타버스를 도구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또한 기술적인 이해를 지닌 전문가의 도움도 필요했다. 이 두 가지 조건을 갖춘다면, 원했던 효과가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필자는 올바른 메타버스 활용법을 통해 수많은 HRD 담당자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길 희망한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메타버스가 성공적으로 HRD를 점령할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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