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레터는 발행 오류로 인해 기존 시간(오전 7시)가 아닌,
다른 시간대에 발송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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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BFM(@blackfashionmarketing) 대표 입니다.
바로 어제, 18개의 브랜드멤버십 회원들과 함께
1개월 가까이 준비한 <BFM 공동팝업스토어>가 종료됐습니다.
이틀 간 운영하며 다양한 사람들이 다녀갔는데,
그 중에서도 경북 영주에서 올라온 예비창업가가 있었습니다.
해당 예비창업가는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BFM 초창기, 인스타그램 좋아요 목록에서
유난히 눈에 자주 띄는 계정이 있어,
클릭해보니 뜻밖에도 사과 농사를 짓는 분이었습니다.
어느날은 제게 DM으로 브랜드 관련 질문을 하셔서
사소하지만 답변을 해드린 적이 있는데,
감사하다고 직접 사과를 택배로 보내주신 일도 있습니다.
당시 택배를 열자마자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은, 본능적으로 브랜딩을 아는 사람이다'
통상적인 궁서 폰트로 삽입된 사과박스가 아닌,
크라프트 종이봉투에 담긴 사과와
스트릿웨어브랜드에서 볼법한
캐주얼한 무드의 스티커가 함께
배달돼 왔기 때문입니다.
과도한 비용 지출 없이 정말 단순하게
'원하는 이미지'가 전달됐습니다.
즉,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브랜딩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만나보니 20대의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흔히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와 대조되는
젊은 나이와 스타일링,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도 'YEEZY'라고 했습니다.
팝업 당일, 그가 말했습니다.
지금은 농사를 짓고 있는데,
언젠가 꼭 패션브랜드를 창업할 것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반드시 현재 하고 있는 일과 병행하세요"
서두가 길었습니다.
이렇게 길게 쓴 이유는,
제 생각보다 훨씬 더
'현업과 패션브랜드 운영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다양한 예비창업가들이
실제 창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목격한 관점에서
'감히' 주관적인 의견을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1. 저지르고 결정하면 안된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작가의 저서 <그냥 하지 말라>에선 이런 말이 나옵니다.
"방향이 먼저입니다.
그냥 해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세요."
많은 예비창업가들이
감정에 휩쓸려 의사결정을 합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이렇게 얘기합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러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지금은 경제 상황이 한 번 주저 앉으면, 다시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것 '만' 하겠다는 사람은
반드시 성숙한 균형이 필요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BFM은
패션브랜드 창업이 많아질 수록,
이른바 '돈을 더 많이 버는 구조'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닌 것은 아닌 것 입니다.
사업은 도박이 아닙니다.
'투자 대비 수익'을 예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상 할 수 없는 영역에 몸을 내다 던지고,
'인생은 한 번 뿐' 이라 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행위입니다.
미래에 대한 책임도 결국 내가 지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현재 재직 중인 회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을 위해 퇴사한다고 하면
단언컨대 저는 반대하겠습니다.
그러나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찬성하겠습니다.
1) 몇 억원을 날려도 흔들리지 않을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2) 퇴사해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나올만한 파이프라인이 별도로 있다.
3) 대표자 본인 기량 및 주변 네트워크가 마케팅 역량이 풍부하다.
4) 론칭 하자마자 제품을 살 SNS 오디언스를 1,000명 이상 확보해놨다. *개인 계정의 팔로워가 브랜드 타겟 고객과 일치하면, 이 또한 해당됨.
5) 초기 자본 대비 회수 전략이 구체화되어 있다. *월 고정비가 얼마고, 월 손익분기점을 언제 돌파할건지 산출된 로드맵이 있다면, 그나마 ‘준비된 리스크’임.
그 외 퇴사는 반대입니다.
퇴사는 선택이 아니라,
시뮬레이션이 끝났을 때 마지막 수단이어야 합니다.
2. 감은 경험에서 오는 것이다.
결국 1번의 얘기는,
무작정 창업을 하지말고,
본업을 병행하란 얘기입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2번에선
경험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단, 이는 '보수적 운용'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저마다 삶의 가치관이 다릅니다.
사람마다 출발점이 다르고,
사람마다 걸어온 발자국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의 저는 굉장히 극단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무조건 '모' 아니면, '도' 였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중용(中庸)으로부터 터득하게 된 지혜로 인해,
의사결정의 기준이 완전히 바뀌게 됐습니다.
지금은 '타협'이 의사결정 기준입니다.
타협하면 훨씬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단걸 알게된 것입니다.
최소한 흔들리지 않을 '신념' 하나만 굳건하게 지킬 수 있다면,
그 외의 것들은 모두 부수적인 것들 뿐입니다.
제품 생산을 무조건 창업한 뒤 '본격적으로' 할 생각을 버립니다.
가볍게 테스트 목적으로 해봅니다.
감은, 경험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사업 아이디어는 실행과정에서 명료해진다는 마크 저커버그의 말이 공감되는 부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게 시작하여 빠른 학습을 통해 방향을 바로 잡아 나가는데 집중해야 한다.
- 조성주, <스타트업 1년차입니다>
제품을 단 1개라도 생산하여,
사이트에 올리고,
판매까지 발생하는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비즈니스' 입니다.
1개의 판매 경험도 해보기 전에,
100개, 1,000개 부터 만드는 행위는
대기업식 고착화된 제조 방식이며,
1인 개인브랜드에 특화된 전략이라 할 수 없습니다.
더욱 불행한 일은,
대표자가 뒤로 물러서 있을 때 벌어집니다.
5년 이내의 브랜드인 경우,
대부분 5인 이하 조직일 때가 많습니다.
그럼 마케팅 총괄은 누가 해야할까요?
당연히 대표자 입니다.
그런데 가끔 보면 소규모 조직이 마케팅 책임자를 별도로 둡니다.
심지어 대면미팅을 하러 가면,
대표자가 아니라 디자이너와 미팅을 할 때도 있습니다.
비즈니스에서 역할 분담을 잘못하는 일 만큼,
불행한 일도 없습니다.
이는 분업이 아니라, 책임 회피입니다.
대표가 제품을 직접 만들 수는 없더라도,
팔릴 제품은 기획할 줄은 알아야 합니다.
디자이너는 브랜드의 언어를 디자인하지만,
대표는 브랜드의 ‘의도’를 시장에 전달하는 존재여야 합니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대표는 기획자이자 콘텐츠 제작자,
그리고 세일즈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 모든 걸 무턱대고 남에게 맡기기 시작하면,
그 브랜드는 결국 ‘대표 없는 브랜드’가 됩니다.
가끔씩, '마케팅이 너무 어렵다'며 토로하는 대표님들이 있습니다.
그럼 저는 과연 '어디까지 해봤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과연 '얼마나 공부했는지' 묻고싶습니다.
BFM은 패션브랜드를 위한 오프라인 강의를 주기적으로 여는 편입니다.
메타광고, 해외홀세일, 자사몰 육성 등 다양합니다.
그런데 특징이 있습니다.
맨날 신청하는 이름이 똑같습니다.
공부하는 사람만 늘 공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시 BFM Club엔 똑같은 질문이 올라옵니다.
'마케팅이 너무 어려워요'
'어렵다'는 말은, 해본 사람만 말할 수 있는 특권입니다.
배경지식이 없는데 좋은 기획이 나올 수 없고,
경험이 없는데 좋은 감이 나올 수 없습니다.
3. 결국 행동이다.
BFM의 첫 공동팝업은 1년 전 <성수 공동팝업스토어>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론칭한지 이제 막 1개월 된 A브랜드가 참여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A브랜드는 SKU도 대폭 늘어나고
룩북 퀄리티 또한 눈에 띄게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노들섬 공동팝업스토어>에도 다시 한번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손도식화 일일특강'에 예비창업가로 참여했던 B는
꾸준히 BFM에서 제공하는 생산 교육에 참여했고,
이번 S/S시즌엔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번 <노들섬 공동팝업스토어>에 참가했습니다.
올 초부터,
BFM 정식 등록돼 있는 공장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던 대학생 C도
이제 막 여성복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번 <노들섬 공동팝업스토어>에서 옷을 판매했습니다.
결국 행동입니다.
이제까지 모든 글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와 같습니다.
"얼마든지 행동하라. 당신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더 나아가면, 이런 얘기도 드릴 수 있겠습니다.
"단, 목표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10배로 잡아라."
BFM은 MOU에 적극적이고,
협업 또한 활발한 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보에 대해
이와 같이 질문하는 사람들이 더러 계십니다.
"어떻게 먼저 제안하세요?"
진심으로, 이 글이 자칫 잘난 체로 비춰지진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사실만을 말씀드리자면,
지금까지의 협업에 있어,
BFM은 90% 이상 먼저 제안을 받는 편입니다.
단, 아주 사소한 노출만 가능하다면
먼저 오는 제안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적극적으로 수락했습니다.
사소한 노출이 큰 연결로 이어진다는 걸
알게됐기 때문입니다.
크기를 보지 말고 맥락을 봐야 합니다.
어떤 순간은 아주 작고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그 연결이 누구와 어떻게 확장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다 보고 있습니다.
지표 하나만으로,
브랜드 성과를 보장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기회는 사후해석 입니다.
뭐든지 '일단' 해보고 난 뒤에
결과물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은 느낌으로 기억합니다.
가진게 없는 초창기,
우리가 해야할 건 방어적인 자세가 아닌,
사소한 일에도 정성껏 임하는 태도를 쌓는 일입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작은 일을 열심히 해야 돼. 작은 일을 소중하게, 우선 엄마 심부름부터, 선생님 말씀부터, 그리고 신발 탁 벗고 방에 올라갈 때 신발 정리부터, 뭐든지 작은 일을 잘해야 큰 일을 맡겨 주거든.
작은 일을 훌륭하게 잘하는 어린이가 되면 사람들이 자꾸만 큰 일을 맡겨요. 엄마도 큰 일을 맡기고, 선생님도 큰 일을 맡기고, 나중엔 또 이웃 사람들이 큰 일을 자꾸 막 맡겨. 그래서 동네 이장 하다가 장관 한 사람도 있고 그렇다, 그치?- 前 노무현 대통령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FM 대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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