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보는 기사는 광고입니다.

맥락 산업

2025.05.19 | 조회 749 |
0
|
from.
BFM 대표
BFM의 프로필 이미지

BFM

BFM을 운영하며 있었던 일을, 매주 한 번 솔직하고 정중하게 씁니다.

첨부 이미지

안녕하세요.

BFM(@blackfashionmarketing) 대표 입니다.

 

최근, B2B 패션매체에서

다소 과장된 헤드라인의 기사를 보게됐습니다.

 

실제 발행된 기사 헤드라인을 가져올 수는 없으니,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런칭 2주 만에 품절 행진… 업계가 주목한 신예>

<10일 만에 1억 매출 돌파… MZ가 열광한 이유>

 

만약, 여러분이 이러한 헤드라인의 기사를 보게됐습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라 생각하시나요?

저는 위와 같은 헤드라인의 기사를 보면 이렇게 생각합니다.

"광고네"

 

그러나, 기사엔 #광 따윈 붙지 않습니다.

즉, 사람들은 광고기사를 구분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매체는 상당히 위험한 홍보도구 입니다.

발행되는 것 만으로도 '공신력'을 얻게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헤드라인만 보고

"아, 저 브랜드 잘나가네"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 현장을 직접 경험했던 실무자의 관점에서

진짜 미디어의 현실을 가공 없이 말하라고 하면

단,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기자와 친분 관계로, 99.9% 기사가 결정된다.

2) 성과가 과잉된 형태의 헤드라인은, 99.9% 광고다.

3) 매체에서 상 준다고 연락 오는 건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99.9% 영업이다.

 

오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실과 거짓의 구분을 어려워하는

기사의 민낯을 공유드려보고자 합니다.

 

1. 기자와 친분 관계로 기사가 결정된다.

기사는 누가 쓸까요?

기자가 씁니다.

취재는 어떻게 이뤄질까요?

대면미팅으로 인터뷰 합니다.

즉, 기사도 '사람 간의 관계'로 인한 결과물 입니다.

 

브랜드에게 전화를 걸어

대면미팅 일정을 잡는 그 순간부터,

인터뷰를 끝내고 나오는 모든 상황이

기자에겐 브랜드 '이미지'로 저장됩니다.

 

커피 한 잔 내어주는 모습으로 인해

기자에겐 브랜드가 호감이 될 수도,

비호감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는 매체의 갑질을 고발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사람 간의 관계에서,

아주 사소한 태도로 인해 결정되는

호감의 본질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 브랜드와 B 브랜드 모두 연 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대비 200% 성장한,

매우 가파른 성장세 입니다.

그런데 만약,

한 명의 기자가 A 브랜드와 B 브랜드 모두를 알고있고,

이에 대해 동일한 내용을 기사로 발행할 예정입니다.

 

A 브랜드는 술도 같이 몇 번 마신 친한 사이고,

B 브랜드는 공적으로 한 두번 만난 사이라고 하면,

기자는 어떤 브랜드에 대해 더 눈에 띄는 헤드라인을 작성할까요?

 

A 브랜드에 대해 훨씬 우호적인 기사를 '작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자는 ‘사실을 전달하는 사람’이지만,

기사는 감정과 맥락에서 나오게 됩니다.

즉, 둘 다 연 매출 100억 원이란 ‘사실’은 같아도,

어떤 브랜드와 관계가 더 감정적 유대관계가 깊은지에 따라

문장 안에 공감, 애정, 응원이 섞이고,

단어의 미묘한 질감 차이로 인해,

기사의 결과물이 달라집니다.

솔직히 말해서 기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쓴 기사로 이 브랜드가 잘되면 좋겠다’는

무의식적 감정이 작동되는 것입니다.

 

반면, B 브랜드에 대해선 철저히 사실만 제시할 뿐,

감정 없는 기사가 완성됩니다.

배경 설명 없이 숫자만 나열되며,

기자 본인의 해석 없이,

자료 취합 수준의 기사로 끝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두 브랜드는 동일한 성과를 냈는데도 불구,

완전히 다른 결과물의 기사가 나오게 됩니다.

A 브랜드는 기사 그 자체가 브랜딩이 되고,

B 브랜드는 증빙자료로 끝나는 것입니다.

 

간혹, 한 매체에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심지어 해당 브랜드에 대해 작성하는 기자 이름도 늘 같습니다.

대부분 기자와 친분 관계 입니다.

 

단,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기자와 친하게 지내라는게 아닌,

미디어를 ‘관계의 확산자’로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미디어 시장을 1차적으로만 해석하면

'정보 산업' 입니다.

그러나, 사업가의 관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들여다 보면

'맥락 산업' 입니다.

 

패션브랜드는 비즈니스가 성장할 수록,

'원하는 타이밍'에 기사가 보도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게 됩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성장하는 사업체라면,

기자와의 관계가 중요해지는 시점이

올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좋은 기사가 '관계'에서 비롯된 걸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2. 성과가 과잉된 형태의 헤드라인은 거의 광고다.

취재기자일 때,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외형이 70억 되는 브랜드였는데,

대명화학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려고 하니,

매출이나 성과에 대해 보도된 기사가 없어서

부정적인 회신을 받았다고 하는 것입니다.

 

해당 브랜드는 매체에 직접 연락이 와서,

인터뷰를 하고 하고 싶다고 먼저 요청한 경우였는데,

이는 굉장히 드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기자들은 건너건너 소개를 받거나,

시의성에 의해 취재가 필요한 경우에

기자가 '먼저' 대면 인터뷰를 요청하기 때문입니다.

 

해당 브랜드는 이를 계기로,

매체에 광고 기사를 여러번 싣게 됐습니다.

그 뒤론 해당 매체를 퇴사하여

실제 투자유치가 이뤄졌는지 알 수는 없지만,

여러 기사를 통해 알게된 브랜드 소식은

연 매출 300억 원대로 성장하고 있단 사실이었습니다.

 

이 브랜드가 오로지 '기사' 때문에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업계 내 해당 브랜드의 우호적인 이미지 형성에

기사가 크게 기여한 것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번의 관계에 의한 호의적 기사와

2번의 광고성 기사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 기사가 누구를 위해 쓰였는가?'가

기사 내용에서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광고기사의 경우, 기자가 과분할 정도로

브랜드를 띄어주는 목적이 다분합니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브랜드에 '좋은 이미지'를

덧씌우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전달’이라기보다는,

브랜드가 원하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성과는 부풀려지고, 문제점은 삭제되며,

대표는 영웅이 됩니다.

 

이처럼 브랜드는 상황에 맞는 똑똑한 전략을 통해

매체를 광고도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으나,

우리는 모두 브랜드 운영자 이전에,

객관적 시각이 필요한 '한 명의 독자' 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광고기사를 구분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기사의 헤드라인과 내용을 있는 그대로 믿는 태도를 버리고,

'비판하는 시각'으로 읽어야 합니다.

1) "내가 알기론 아닌데?" → 기사를 읽고 → "내가 틀렸나보다" (X)

2) "내가 알기론 아닌데?" → 기사를 읽고 → "이러한 근거는 사실일 수 있지만, 이 문장엔 기자의 과잉된 감정이 개입된 것 같네"

 

지난해 대비 200% 신장했다는 브랜드,

알고보니 올해 매출이 5,000만 원인지,

50억 원 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3. 매체에서 상 준다고 연락 오는 건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영업이다.

광고기사를 한 번 싣게 되거나,

연말이 되면,

각 종 매체에서 전화가 오게 됩니다.

 

“올해의 브랜드 대상 후보로 선정되셨습니다.”

“이번 어워즈에 ○○ 대표님이 수상자로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는 그냥 영업입니다.

 

이런 연락은 대부분 매체 기사 1건, 대표자 촬영,

더 나아가 트로피나 상장 등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브랜드에게 100% 비용을 청구합니다.

 

심지어, 지난해 연말 BFM도 이 같은 경험을 한 적 있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OO 일간지 매체 기자부장인데,

올해의 패션비즈니스플랫폼 부문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하는 것입니다.

BFM이란 업체의 정보를 취득한 뒤,

'없던 상'도 만들어서 광고제안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상을 '브랜드 이미지'로 활용하여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이 ‘업계의 공신력 있는 평가’라고 착각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자아도취에 빠지고,

스스로를 계속해서 ‘잘나가는 회사’처럼

포장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됩니다.

 

결국, 내부 지표가 아닌 외부 이미지로

자신의 브랜드를 포장하려 하고,

고객이 아닌 대외 관계에 집착하며,

진짜 실력보다 포장된 서사를 쌓는데 에너지를 씁니다.

브랜드가 스스로 만든 가짜 정체성에 갇히는 순간입니다.

 

따라서, 중요한 질문은 이와 같습니다.

“이 매체는 우리 브랜드의 어떤 전략적 목적에 기여하는가?”

 

당시 제가 다녔던 매체는 B2B 패션경제지 였습니다.

B2B 패션경제지의 주 독자는 제도권 인물입니다.

백화점 유통사를 비롯한, 대기업 임원, 투자자들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당신의 브랜드가

투자자에게 눈에 띄고 싶거나,

백화점 유통을 목표로 한다면,

2번의 사례와 같이

B2B 패션경제지에 광고를 싣는게 맞습니다.

 

그러나, 신제품 출시 소식이나,

팝업스토어와 같이 단발적 이벤트로 인해

매출을 목표로 한다면,

B2C 온라인패션미디어에

광고를 싣는게 적중률이 높습니다.

 

더 나아가, 브랜딩을 위한 화보가 주 목적이라면,

보그나 엘르와 같은 라이센스 매거진 지면에

광고를 싣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매체 특성을 분석하지 않고,

'그냥' 광고기사를 싣는 것은,

당신의 브랜드가 기사의 주인공이 되는게 아닌,

매체의 영업목표 달성을 위해

브랜드가 소모되는 것 뿐입니다.

 

미디어가 맥락을 만들 수는 있어도,

수요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수요를 움직이는 건 언제나 고객입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진심으로 따라간 브랜드일수록,

미디어가 따라오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몇 달전, '카누'의 제품기획 일화를 본 적 있습니다.

동서식품 마케팅팀장과 나눈 인터뷰에,

기자가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Q. '카누'가 출시되기까지, 어디에 가장 집중했나요?

A. 고객과 시장이죠.

고객이 가라면 가고, 방향 틀라 하면 틀면 됩니다.

카누는 탄생부터 성장하고 확장하는 지금까지,

소비자와 시장이 가리키는 대로 착실히 따라왔어요. 

 

고객에게 집착하다시피,

그들을 살피다보면,

어느새 나의 브랜드는 이슈화돼 있습니다.

 

결국, 기사는 사회 현상에서 포착되는 것입니다.

기자와 관계가 아무리 좋아도,

해당 브랜드에 대해 쓸 수 있는 '근거'와 '수치'가 없다면,

기사를 발행 조차 할 수 없습니다.

 

고객이 우리 브랜드 근간이며,

나머지는 다 부수적인 것일 뿐입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FM 대표 드림.

 

더 많은 정보는 @blackfashionmarketing에서 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정보는 @blackfashionmarketing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첨부 이미지

"고객이 원한다. 저희 내부에선 이것만큼 강력한 이유가 없어요. 마케팅 철칙이 '고객을 이길 수는 없다'거든요."

지금 바로 BFM Club (오픈카카오)에 입장해보세요.

천 명이 넘는 업계 종사자가 매일 양질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참여 코드는 인스타그램 (@blackfashionmarketing) DM을 통해 받아보세요.

https://open.kakao.com/o/gfnMx3Yf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BFM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5 BFM

BFM을 운영하며 있었던 일을, 매주 한 번 솔직하고 정중하게 씁니다.

뉴스레터 문의ceo@bfm.kr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