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BFM(@blackfashionmarketing) 대표 입니다.
지난 주, 송길영 빅데이터 전문가가 연사로 참여하고
패션협회가 주최한 오프라인 세미나에 다녀왔습니다.
누군가 만약 저에게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평소 어디서 얻냐는 질문을 한다면,
그의 통찰이 저에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준점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 흐름을 해석하고,
이를 정제된 언어로 풀어내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세미나에서 인상 깊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 입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가 뜨고 있단 얘기를 했습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그가 ‘한국’을 트렌드로 지목한 것이
은어적인 표현을 빌려 국뽕이나
행사 분위기에 따른 과장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동안 그가 일관되게 보여준 분석 중심 태도는 물론,
이번 발언 역시 데이터 기반 근거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늘은 그의 세미나 내용을 토대로
패션을 접목한 아티클을 공유드려보고자 합니다.
1. 서양인을 모델로 한 룩북은 글로벌에서 차별화가 없다.
지난 레터에서 패션 브랜드는 내수 시장의 경기침체로 인해,
해외 진출이 필수불가결한 일이란 말을 한 바 있습니다.
⬇️ 지난 레터
https://maily.so/blackfashionmarketing/posts/xyowme32z28
제도권 기업 역시,
기존 브랜드 철수와 더불어 신규 브랜드 론칭은 축소하는데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꾸준히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돈의 흐름을 따라가보겠습니다.
시장 경제는 연결돼 있습니다.
큰 기업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개인 기업의 대표자들은 더욱 민첩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소스는 명확합니다.
개인 브랜드 또한 내수를 너머 글로벌을 타겟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콘텐츠를 제작해야 합니다.
글로벌 진출 준비를 '미리' 해두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
해외 진출을 진행 중인 고연차 브랜드도 계실 수 있지만,
신생 브랜드의 경우
해외 진출이 대규모 수출 같은 일이라 생각해
지레 겁을 먹거나,
너무 먼나라 얘기란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외 유통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유럽에 사는 셀럽에게 시딩하는 것만으로도,
글로벌 버전 자사몰을 통해 세일즈하는 것만으로도,
일본의 B2C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만으로도,
모든게 다 해외 진출의 도화선이 되기 때문입니다.
단, 고유성이 중요합니다.
남들이 할 수 없는걸 해야 합니다.
아주 진부한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송길영 전문가의 말을 빌려 작성해보겠습니다.
"다른 나라엔 절대 없는 것을 찾아야 한다.
단 하나의 사소함으로 인해 가격이 결정될 것이다.
한국다운 것으로 밀고가면 얼마든지 비싸도 된다.
따라서, Made In Korea의 명분을 줘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Made In Korea가
꼭 생산의 영역만 말하는게 아니라는 건,
맥락 상 모두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기에,
누가봐도 '한국다운 모델', '한국다운 스타일'로
차별화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절대 오해해선 안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다운 것'의 기준입니다.
2. 한국이 뜬다. 그러나 한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에 대해 물어보면
한복이나 부채춤, 경복궁과 같은 것을 얘기합니다.
그러나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해 질문하면,
오히려 한국의 관광문화가 아닌
한국인들의 일상문화에 대해 말합니다.
이를테면, 한복 입고 부채춤 추는 '한국인'들이 아닌,
평상시 일상복 입고 퇴근 후 호프집에서 치맥하는
'한국인'들에 대해 말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사례를 패션비즈니스에 접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콘텐츠마케팅에 대한 소재를 기획할 때,
상상하지 말고 관찰해야 합니다.
일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구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룩북을 촬영합니다.
목표는 글로벌을 타겟으로 우리 브랜드를 어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브랜드 제품을 입고
창덕궁 앞에서 절제된 실루엣의 드레이핑 드레스를 입고 촬영하거나,
전통 찻집에서 연보라색 셋업을 입고 촬영하는 것은,
그냥 표면적 연출에 불과 합니다.
고유성을 강조하려다가 오히려 진부해지는 것입니다.
반대로, 진짜 해외에서 바이럴하고 싶다면
한국의 일상을 구현해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 제품을 입고
창 밖의 한강이 보이는 지하철에서
아이폰을 꽂고 스마트폰을 하는 모습을 연출하거나,
김밥천국에서 떡볶이를 먹는 모습,
혹은 한국어가 은밀하게 배경으로 보이는 편의점에서
군것질을 고르는 모습 등이
되려 해외 고객에게 어필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송길영 전문가는 재미있는 사례를 예로 들었습니다.
만약 비빔밥을 먹는 장면을 연출한다면
더이상 양푼이에 비벼먹는 컨셉으로 촬영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실제 한국인들은 양푼이에 비빔밥을 비벼먹지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핵심은
굳이 뭔가 더 하지말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나' 답게 표현합니다.
그냥 '한국인' 답게 표현합니다.
그 자체만으로 차별화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K'가 유리한 상황도 없습니다.
K는 이미 글로벌 시대에서 Korea를 상징하는
대표 알파벳이 되었습니다.
K로 시작하는 수 많은 단어를 다 밀쳐내고
글로벌에서 Korea가 'K'의 상징으로 포지셔닝 돼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한국다움'으로 차별화하는 영민함과
무조건적으로 서양 문화를 선호하는
마인드셋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입니다.
3. 오프라인 기반 콘텐츠가 중요해지고 있다.
관광객들이 한국에 방문하면
주로 쇼핑하는 매장이 어디일까요?
백화점과 면세점이 아닌,
'로드샵' 입니다.
백화점과 면세점엔 어느나라를 가든 볼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가 입점해 있습니다.
그러나 로드샵엔 오로지 현지에서만 볼 수 있는
로컬 브랜드가 입점해 있습니다.
즉, 해외고객이 한국에 와서까지
'자신의 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브랜드를 '또' 보러
오프라인 매장에 갈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동시에 그는 '슈프림'을 예로 들었습니다.
한 브랜드의 팬덤이 형성되는데 있어,
유통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좋은 건 말려도 보러가는게 사람이기 때문에,
브랜드는 유통을 키울게 아니라
팬덤을 키워야 된다고 강조합니다.
더불어, 장소가 곧 콘텐츠가 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집 앞에서 룩북을 찍거나
캠페인, 혹은 유튜브를 촬영했는데
글로벌적으로 엄청난 바이럴이 됐다면,
우스갯소리로 앞으로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집이 외국인들이 줄 지어 찾아오는
명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한국적인' 장소여야 합니다.
전 세계 아무데서도 볼 수 없는,
오직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장소여야 합니다.
경복궁이나 남산타워, 독립문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앞전에 말한 바와 같이,
일상 속 한국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 '나의 브랜드'를 떠올려 봅니다.
과연 어느 장소에서 콘텐츠를 촬영하면 좋을지 생각합니다.
당신의 브랜드 무드와 어울린다면,
집 앞 놀이터라도 좋습니다.
비싼 돈 들이지 않고
로케이션이 손 쉽게 해결될 것입니다.
지금은 미적 기준 자체를 재편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한국'이 뜨고 있습니다.
'한국다운 것'이 뜨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깔려있던 '고감도'의 정의를 다시 내려보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마음 속 고감도 비주얼이 어쩌면
서구적 브랜딩 감각에서 비롯된 것일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FM 대표 드림.
"견미지저(見微知著), 어떤 일의 '미세한 조짐'을 보고 장차 드러날 큰일을 예상하게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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