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BFM(@blackfashionmarketing) 대표 입니다.
최근, BFM은 다양한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대회에서 이러한 심사평을 받았습니다.
"시장의 전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점에서 신선함이 돋보입니다.
그러나, 거대 산업 구조를 바꾸기는 매우 힘들 것입니다."
지난달 BFM은 또 다른 대회인
<2025 성북구 청년 소셜벤처 혁신 경연대회>에서 1위를 수상한 바 있습니다.
그야말로 '의기양양'하게 BFM의 비즈니스모델에 확신을 가지던 찰나,
이와 같이 다소 부정적인 심사평을 받은 것입니다.
심사위원 저 마다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다양한 심사평과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 또한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대회 조차 검증으로 나아가는 과정일 뿐,
시장에 던져지기 전까진, 그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가설은 언제나 논리적이고 완벽해 보이지만,
시장은 늘 예측 밖의 방식으로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모든 걸 압도하는 건 ‘행동’입니다.
머릿속 전략보다 한 번의 실행이 더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성공은 스마트함에서 온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살면서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똑똑한 생각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마치 병적일 정도로 낙관을 가지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끊임없이 테스트할 수 있는 배짱을 가지는 겁니다.
- 마크 랜돌프, 넷플릭스 공동창업자
오늘은 기존 레터와 같은 양식을 준수하지 않고,
마음 가는대로 편안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얼마 전, 한 VC가 스레드에 올린 글을 우연히 보게 됐습니다.
"K-팝, K-영화, K-화장품 등 다음 K시리즈는 뭘까요?"
저는 답글을 달았습니다.
"K-패션, K-제조"
누군가는 BFM을 운영하는 저에게
간혹 "그게 사업이 되겠냐"는 말을 합니다.
영세한 공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설비부터 시작해서 시스템 자체가 마련이 안 돼있고,
공장 시장규모는 점점 쪼그라드는데,
BFM의 비즈니스모델이 '돈이 될까?' 하는 의심어린 눈빛을 보내는 것입니다.
특히 IR데이와 같은 행사에서 투자자들 앞에서 PT를 하면,
어찌나 그리 난색을 표하는지 민망할 정도입니다.
물론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미 뒤엎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 시장 상황이라는 것을,
그래서 공장을 하나하나 바꾸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 자체의 판을 옮기려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최근, BFM은 한국 봉제공장 15군데와 함께
알리바바 공동입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곧, 알리바바닷컴 내 'BFM 관'이 별도로 개설됩니다.
이제 한국 봉제공장의 타겟은 더이상 내수시장이 아닙니다.
미국 바이어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이 타겟입니다.
BFM의 타겟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더이상 내수 브랜드 뿐만 아닌,
해외 브랜드가 모이는 네트워크로 확장합니다.
패션 안에 제조가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나 2025년은 이러한 기본 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누군가는 엘리트 의식에 갇혀
패션과 의류를 분리해서 정의하고,
패션브랜드는 찬양하면서,
제조는 망해간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곤 합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SNS엔 '한국 봉제공장의 현실', '망해가는 봉제공장'과 같이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후킹을 끌어내고,
해당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르며,
동참하는 브랜드들 또한 많습니다.
이는 '내'가 '내 편'을 욕하는 것입니다.
한 번은 생산 파트너 매니저 채용과 관련해 미팅을 진행한 적 있습니다.
이력서엔 부모님이 공장을 운영한다는 내용과 함께,
국내 의류 제조업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긴 자기소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
기대했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인상을 받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제조, 생산, 봉제공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질 낮은 콘텐츠에 대해 언급하자
면접자가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게 맞는 말이니깐요"
안 좋아지는 경제상황이
사람의 마음 조차 가라앉게 만든 것입니다.
패션비즈니스 본질은 '연결된 구조' 입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잘 한다고 옷이 잘 나올 수 없고,
공장이 봉제만 잘 한다고 옷이 잘 나올 수도 없으며,
제품력이 별론데 세일즈만 잘한다고 브랜드가 지속될 수도 없습니다.
제조는 하청이 아닌, 브랜드 근간 입니다.
갑과 을로 나누는 순간,
이미 비즈니스를 반쪽만 이해한 셈입니다.
그래서 BFM은 의류생산 플랫폼이 아닌,
패션비즈니스 플랫폼이라 스스로 정의합니다.
BFM이 시작되기 전, 이미 여러 한국 봉제공장-브랜드 간 플랫폼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그들은 모두 선례를 남기지 못했습니다.
이는 브랜드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즉, 플랫폼 비즈니스를 질 보단 '양'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공급자 유치만 주력한 것입니다.
일감을 의뢰할 사람들이 몰려야 할 시장에
생산자만 잔뜩 모인 구조가 된 것입니다.
즉, 패션비즈니스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입니다.
디자이너들의 마음을 알려는 노력 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로 이어진 것입니다.
브랜드는 품질을 원하지(=질), 무작정 많은 선택지를 바라지 않습니다(=양).
비즈니스는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돈귀신을 쫒는 순간,
돈으로부터 더 멀어집니다.
단언컨대, 돈귀신을 쫒는 B2B 플랫폼들이 시장에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내 모두 사라졌습니다.
혹은 피봇(Pivot) 했습니다.
어떤 업체들에 대해 말하는 것인지,
업계의 잔뼈 굵은 사람이라면 모두 알 것입니다.
상생(相生)을 마케팅 단어로 사용해선 안됩니다.
BFM이 극초기에 내세우던 기조는 상생과 검증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샌가 다양한 업체들이 정신적인 이해 없이
해당 단어를 마케팅으로만 소비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마치, 몇 년 전 ESG가 패션업계를 휩쓸었지만
결국 실효성 있는 결과물 없이
텅 빈 소재로만 남았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의(義), 관계의 본질입니다.
친구, 가족, 직장 동료, 고객 관계까지
모든 사이엔 '의'가 적용됩니다.
브랜드와 공장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브랜드는 설익은 배경지식으로 공장에 군림하려 해선 안되고,
공장은 곤조 없이 브랜드 관점에서 옷을 해석해야 합니다.
공장은 하청 업체가 아닌, '파트너' 입니다.
그냥 우리 브랜드 제품 만들어주는 하청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절대 '아름다운 옷'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과정에서 아름다움이 생략되는데,
결과물이라고 고품질이 나올 수 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연로하신 공장 사장님들 또한
공장 내부에서 막걸리를 마시거나 흡연을 하는 상황 또한
이젠 사라져야 합니다.
지금은 2025년 입니다.
그렇다면, 공장의 생활방식 또한 1970년이 아닌 2025년이 돼야 합니다.
모든 것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습니다.
패션비즈니스 산업이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부품이 어긋나면,
전체 흐름이 멈추거나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자신의 포지션에서 상대를 이해하는 관점이 돼야 합니다.
누군가는 BFM을 보고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생산 중개, 마케팅 강의, 공동팝업 등
이것저것 다 손 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패션비즈니스 산업 구조의 본질과 맞닿아 있습니다.
공장에 더 많은 일감을 가기 위해선,
먼저 ‘브랜드 풀(Pool)’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즉, 강의는 브랜드를 유입시키기 위한 입구이고,
공동팝업은 브랜드가 성장한 후 판매까지 연계되는 인프라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흐름은 다시 ‘생산’으로 귀결되면,
생산과 판매가 맞물리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판매’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모든 톱니바퀴를 유기적으로 설계하는 것,
이것이 바로 BFM이 말하는 패션비즈니스의 본질입니다.
오직 행동만이 의심을 제거할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행동이 진심입니다.
말은 그냥 연출일 뿐 입니다.
누군가 여러분을 믿지 못한다면,
혹은 누군가에게 여러분의 실력을 증명하고 싶다면,
하고싶은 말은 이내 속으로 삼켜 버리고,
행동으로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BFM도 동참하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FM 대표 드림.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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