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BFM(@blackfashionmarketing) 대표 입니다.
'패션업계 세대 교체'
레터를 쓸 때마다, 자주 쓰는 말입니다.
그리고 BFM의 시발점이기도 합니다.
BFM의 타겟은 세대 교체된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세대 교체된 이들이
‘정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기성 제도권이 독점하던 자원과 기회를
공정하게 배분받는 무대를 만드는게
BFM의 역할입니다.
그렇다면, 세대를 구분하는 기준은 과연 뭘까요?
또, '무엇'을 기점으로 세대가 바뀌는걸까요?
패션 비즈니스 시장에서 세대 교체 기준은
'유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세대, 철저하게 오프라인 중심의 시장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대물량을 뽑아내고
전역 매장에 옷을 뿌리는 형태의 대형사를 비롯,
백화점의 어깨가 하늘 높이 솟아있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는 구간은 이 지점입니다.
조직은 규모가 커질수록 효율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인력을 기용할 때 '간판'을 기준으로 사람을 뽑습니다.
그래서 패션에 대한 이해가 다소 부족해도,
간판으로 포장만 잘 돼있으면,
실력 검증 과정을 '과감히' 생략하고,
얼마든지 패션대형사와 같은 제도권에 취직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대형사의 의사결정 권한을 쥐고 있는 임원들은
모두 연공제의 수혜를 받은 이들입니다.
무능력해도 연차로 버티기만 하면 벼슬을 얻었단 얘기입니다.
최근 대형사의 매출 부진은 절대 인과관계 없이 벌어진 결과가 아닙니다.
모든 것은 사람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결과물의 질은 몰입에서 만들어집니다.
주인의식 없이 '그냥'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양질의 결과물을 뽑아낼 수 없는 것입니다.
조직은 리더가 트렌드를 쫒지 못하면,
조직 전체가 뒤쳐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트렌드란,
최신 런웨이 동향을 말하는게 아닌,
머물러있지 않겠다는 자발적인 의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아슬아슬하던 1세대가 저문 것은, 코로나 팬데믹이 완전한 동기가 됐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1.5세대에 해당하는 브랜드들이 등장하며,
세대 교체로 이어지는 과도기의 시장 변화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유통 판도가 바뀌면서
브랜드 사이 '마이너한 채널'로 인식되던
플랫폼들의 존재감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 것은 이 시점입니다.
눈 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유통 판도가 바뀐 것은 그냥 '사건'이 아닙니다.
분위기 자체가 바뀐 것입니다.
패션브랜드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엘리트주의가 붕괴됐습니다.
누군가는 초보자가 많이 모여있는 BFM에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기회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파악에 불과합니다.
초보자들은 지불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 입니다.
이는 양가적인 의미를 담고있습니다.
실력을 '증명'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시작하는 이들은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실력으로 증명해야만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사회가 됐습니다.
2025년은 공평한 사회입니다.
유튜버가 브랜드 창업을 통해 돈을 버는 일은
불공평한 일이 아닙니다.
그들은 영상을 촬영하는 노력을 했고,
편집에 엄청난 시간을 할애했으며,
매일 트래픽을 관리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즉, 온라인 유통 시대에 걸맞는 마케팅이 선행된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꼭 그들에게 말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절대 전문가인 ‘척’ 해선 안됩니다.
패션 전공으로 출발해 DNA가 패션인 이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비전문가가 전문가인 척 행동하는 순간입니다.
얼마전엔, 인스타그램에 올린 한 콘텐츠가 기존 대비 높은 트래픽을 보였습니다.
플랫폼의 상생 말고 '살생'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플랫폼이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사람들은 수요자(고객)만이 아니다.
공급자(브랜드) 마음을 사로잡아야,
판을 깔면 공급자가 수요자를 데려오는 구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이 망가진 이유는,
단순히 운 때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브랜드'만' 피해보는 구조의 지나친 수수료,
숨어있는 갑의 횡포,
그리고 패션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이들의 의사결정.
모든 것은 연결돼 있습니다.
세대 교체된 2세대 유통사가
1세대가 유통사가 무너진 배경의
도화선을 밟고 있습니다.
투자 유치와 함께 2세대 유통사 몸집이 커지면서,
재기발랄하던 인력이 교체되고,
돈귀신 붙은 제도권 인력이
의사결정 권한자로 배치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세대 교체'는
기존의 질서가 완전히 사라지고
새로운 질서가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있던 질서가 '경솔'한 사이에
새로운 판이 서서히 스며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점조직 사회에 살고있습니다.
얼마든지 평판 조회가 가능하단 얘기입니다.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입니다.
인간관계론을 쓴 데일카네기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간관계의 기본조건은 상대를 정성껏 대하는 것이다."
브랜드는 공장에게,
유통사는 브랜드에게 '반드시' 그래야만 합니다.
겸손과 윤리 기준이 낮으면,
그 어떤 것도 대체될 수 밖에 없습니다.
권력은 더 이상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 않고,
옆에서 옆으로,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BFM은 현재의 패션 비즈니스 시장을 2.5세대라 규정합니다.
오프라인 유통에서 온라인 채널로 넘어오며,
플랫폼 시장이 과도기가 됐고,
이 과정에서 대명화학이 등장해
브랜드에 집중 투자하다가 손을 뗐으며,
국내 브랜드 시장이 포화 단계에 이르자
현재는 해외진출로 노선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2.5세대는 실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의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BFM이 26S/S 상해 온타임쇼 수주회에
참여할 브랜드를 모집한 일 또한,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기존 제도권에서 쇼룸이 움직여야만
참여가 가능했던 수주회에
능력만 갖추고 있다면,
'개인'에서 출발한 브랜드 역시
공정하게 기회를 얻을 수 있게끔 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수주회 참가를 넘어,
한 '개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정당한 경쟁력을 시험할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나아가, 개인에서 출발한 패션브랜드는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덩치가 큰 브랜드 1개가 시장을 지배하는게 아닌,
덩치가 작은 브랜드 100개가 시장을 나눠서 차지할 것입니다.
메가 인플루언서 1명 보단,
나노 인플루언서 100명의 효율이 더욱 증가할 것입니다.
한국 봉제공장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개인에서 출발한 브랜드가 많아질 수록
1인이 직접 핸들링하는 브랜드가 비례해서 증가합니다.
이 말의 의미는, 국내 생산처를 '한 번은' 들려야 한단 얘기입니다.
과거 구시대적인 비즈니스 성공 방정식 또한 끝났습니다.
해외유학 다녀온 A 보다,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B가
SNS를 통해 매출을 일으키면 주목 받는 시대입니다.
비즈니스적으로 연결되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DM 하나로 컨택이 해결되는 시대입니다.
분석 및 기획이 필요한 작업 또한,
직원이 아닌 AI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테이블에서 학력, 인맥, 그리고 직원 수로 젠체하는 순간
촌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연구자처럼
오로지 자신의 비즈니스에 몰입하는 브랜드만이
(=고객에게 몰입하는 브랜드만이)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반면, 부족한 자기객관화와 역량으로
돈으로 칠한 브랜드는
단 한 시즌도 버티기 어려울 것입니다.
2.5세대는 자본이 성공을 결정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BFM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여전히 패션 비즈니스 시장이 1세대 구조에 머물러 있었다면,
지금의 BFM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사업을 시작할 때 창업자는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객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여전히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워가고 있습니다.
BFM의 하반기 핵심 과제인,
익명 기반 패션업계 커뮤니티 app과
허들을 완전히 낮춘 해외진출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기를 바랍니다.
3세대가 오고, 4세대가 왔을 때,
BFM이 부끄러운 이름으로 남지 않도록
일관되게 꾸준히 성장하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FM 대표 드림.
"제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모험을 시도할 때만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러려면 용기가 있어야 했죠. 저도 처음엔 몰랐습니다. 똑똑하면 다 잘 되는 줄 알았거든요" - 레이 달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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