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BFM(@blackfashionmarketing) 대표 입니다.
11월 1일 입니다.
새로운 달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으로,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아마 여러분이, 이 글을 보고 계신 날은 4일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패션업계 종사자를 위한 미디어를 목표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습니다.
10개월 전, 업계 사람들이 대화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오픈카카오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9개월 전, 의류생산에 목말라있는 예비창업가들이 많다는 현실을 알게되고
디자이너님과 까페에서 마주보고 앉아
<중학생도 이해하는 의류생산 프로세스 A to Z>를 타이핑해 완성했습니다.
6개월 전, 예비창업가가 생산 과정에서 부정적인 이슈를 겪는걸 목격하곤
변호사에게 의뢰해 표준화된 의류 계약서부터 만들고,
생산거래 베타서비스를 오픈했습니다.
4개월 전, 초기브랜드에게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는 이상적인 현실이란걸 알곤
브랜드 10팀과 함께 성수에서 공동팝업스토어를 주최했습니다.
3개월 전, 한 프린트 업체와 대면미팅에서 너무나도 멋있는 퀄리티의 샘플을 보고선
생산업체 20곳의 실물 포트폴리오를 전시한 공동수주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2개월 전, 한국패션산업협회 정식 회원사 가입을 시작으로,
창신의류제조센터, 중구의류패션지원센터, 광진의류제조센터와 제휴를 맺고,
서울 소재의 생산 인프라를 점진적으로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숨 가쁘게 달려왔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숨 가쁘게 달려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꾸준히 했을 뿐입니다.
일관적이고 세심하게 여러분의 감정을 살피고,
의사결정의 모든 권한을 여러분께 넘겼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러분의 반응을 지켜보며,
행동해왔을 뿐입니다.
모든 것을 열어두었습니다.
사소하게 DM으로 오는 연락부터,
이메일로 오는 제안,
카카오 메세지로 오는 모든 인사에
단 하나도 빠짐 없이 세심하게 살피고 대면해 사람들과 만났습니다.
그리고 사소한 만남이 커다란 인연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고,
때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이 때 배운 것은 '도처에 운이 깔려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모든 것이 기회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것을 보고 쓸데 없다고 해버리고,
누군가는 미련할 정도로 열심히 덤비기도 합니다.
저는 단언컨대 후자였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여 모든 오프라인 강의에 참석하지 못하지만,
초기엔 (제가 강사가 아니더라도) 모든 오프라인 강의에 참석했습니다.
수강생들, 즉 'BFM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마다 늘 똑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BFM은 어떻게 알게되셨어요?", "BFM이 앞으로 뭘 하면 좋을까요?"
언제나, 한 번의 대화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면,
그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듣는 것 뿐 아니라,
거기에 수반되는 감정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에서는 놓치기 쉬운 감정을 느끼게 되면,
그들에 대한 이해도가 차원이 달라질 정도로 깊어집니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BFM이 계속해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누군가 만약 매일같이 세일즈만 한다면,
판매되는 상품'만' 보고 사람들이 모일 것입니다.
누군가 만약 잘난척하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잘난 모습'만' 보고 사람들이 모일 것입니다.
누군가 만약 먼저 진심을 보여준다면,
진심을 알아본 사람들만 모일 것입니다.
누군가 만약 신뢰가는 행동을 일관적으로 한다면,
결코, 가볍게 장난치는 사람은 모이지 않을 것입니다.
토스의 창업일대기가 담긴 <유난한 도전>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정성스럽게 그러나 포악스럽게
솔직히 말해 BFM을 운영해오며 늘 기분 좋은 일만 있진 않았습니다.
멤버십에 대한 이해를 잘못하고 BFM을 고소하겠단 고객도 있었고,
월 멤버십 비용을 미납하곤 브랜드에게 선금을 몽땅 받아간 공장도 있었으며(직접거래),
2개월 전 변경된 거래 방식에 대해 생산업체에게 대놓고 BFM을 비난하는 일 등
부정적인 이슈 또한 많이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배운 것은 '단호함' 입니다.
고객의 피드백과 테이커의 행위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입니다.
BFM은 기존 제도권 중심이 아닌,
신흥 문화 조성을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업계 종사자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합니다.
지금은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돼 가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테이커를 구분하는 일 또한 엄연히 BFM의 몫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돈 되는 일이면 다한다'식의 논리는 저와 거리가 매우 먼 얘기 입니다.
BFM의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겐 1%의 타협도 없이 선을 긋고,
'통하는 사람'이랑만 일하자는 생각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높은 의식수준의 구성원들로 결속된 네트워크가 될 거라 확신합니다.
레터를 쓸 때마다 떠올리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BFM이 10개월 전 커뮤니티도, 유료 콘텐츠도, 생산거래 플랫폼도
전혀 아무것도 구축된게 없을 때,
패션업계 종사자를 위한 미디어 하나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할 때부터 지켜봐주던 '독자'들 입니다.
그때 그 독자들은 다양한 접점을 통해 대면미팅에서 만나게 돼,
지금까지도 인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그들은 변함없이 고객이 아닌 '독자' 입니다.
BFM의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에 대한 상업적인 관계를 넘어,
그들이 BFM에 대해 갖고있는 '감정'을 저버리지 말자는 생각입니다.
농사를 짓는다는 마음가짐으로 BF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운보단, 성실성의 힘을 믿습니다.
운도 성실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BFM의 태도가 흐트러졌다 싶으면,
호되게 꾸짖어주세요.
언제나 의사결정의 권한은 여러분이 쥐고 있습니다.
아래 폼을 통해 익명으로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FM 대표 드림.
"모든 이야기는 결국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 작가, 한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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