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eet The Artist #3 - 공상온도 함현희 대표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의 함현희 대표를 만나다.

2023.04.02 | 조회 1.21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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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EH

음악/공연 문화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문화 이야기들을 전해드리는 BOKEH입니다.

Meet The Artist #3 - 공상온도 함현희 대표

<Meet The Artist>는 BOKEH의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창작자들을 만나, 작품에 대한 생각과 함께 창작에 대한 깊고 넓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공상온도의 함현희 대표를 만나기 전에.

 홍대 인근의 문화를 사랑했던 사람들이라면, 다들 한번씩은 사랑하는 공간과 이별하는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제각기 다양한 역사와 의미를 품은 공간들이 제각기 다양한 문제에 부딪혀 사라진다. 두리반이 그러했고, 바다비가 그러했고, 브이홀과 DGBD가 그러했다. 공간과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러 모습으로 생존을 응원하고 때로는 현장에서 더 오래 함께하기 위한 투쟁에 동참했지만, 승리의 역사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 인터뷰에는 공상온도의 존폐 위기에 대한 솔직한 고백과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가 실려있다. BOKEH에게, 특히 슬 에디터에게 공상온도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공간이다. 그런 만큼 이번 인터뷰는 슬 에디터의 주도로 진행되었다. 인터뷰를 이루는 질문과 답변 모두 공상온도에 대한 깊은 사랑과 이 곳을 유지하기 위한 고민, 그리고 부딪힌 현실에 대한 솔직한 고백과 타개책을 찾는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녹취/글: 상욱

녹취/인터뷰: 슬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

-인터뷰를 읽는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함현희(이하 현희): 안녕하세요, 저는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를 운영하고, 공연 기획이나 전시 기획자로서도 활동을 하고 있는 함현희입니다. 지금은 공간운영에 집중하기 위해 쉬어가지만 포토그래퍼로도 오랜 기간 활동했습니다.

-다양한 곳에서 이미 소개가 이루어졌지만, 공상온도가 어떤 공간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현희: 공상온도가 어떤 공간인지 (한 마디로)소개하는 것은 조금 어려운 것 같다. 평상시에는 디저트 카페와 독립출판서점으로 운영이 되고 있지만 카페를 주 목적으로 하여 생겨난 공간은 아니기 때문에 소규모 공연장으로도 운영을 하고 있고, 전시나 북토크 등의 행사도 이루어지고 있다.

 나는 독립문화나 인디씬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는 공간이 필수적으로 필요하지 않나. 이러한 씬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아티스트들이 이를 활용하는 데 나름의 벽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규모 공간들이 많이 있지만 (그 수가)부족하다고 느껴서 씬에서 활발하게 활동 할 수 있는 공간이 하나라도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운영을 하고 있다.

함현희 대표.
함현희 대표.

-공상온도는 공간을 운영하는 대표의 기획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색을 구축한 공간이다. 직접 선정한 도서와 음반, 상품, 공연등이 공상온도의 색채를 더해준다. 도서와 물품을 선정하고, 공연을 기획하는 원칙과 과정이 궁금하다.

현희: 결국에는 직접 운영을 하고 있으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색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독립예술씬이나 인디문화적인 측면에서 내가 좋아하는 코드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씬과 문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묻어나지 않을까.

 인테리어적인 부분, 그리고 직접 기획한 공연이나 행사들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내 색이 묻어 있기는 하지만 그것 외에 상품/서적 등 입고되는 물품이나, 대관 또는 협업을 통해 진행되는 공연/전시들 같은 경우에는 제 색을 너무 많이 담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내 색을 많이 담는 것이 물론 이미지적으로는 더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바는 신진 아티스트들이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는 것인데, 내 색을 너무 많이 담아버리면 조금 어긋난다는 생각이 들더라. 또 내가 다른 예술 작품을 팬으로서는 평가를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전문 평가단은 아니니까(웃음). 평가를 한다는 것도 사실은 저희 취지와는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제한을 많이 두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어떤 기획인지, 어떤 상품이 입고가 되는지, 어떤 전시가 진행이 되는지에 따라서 카멜레온처럼 색깔이 변하는 공간이라는 것도 공상온도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공상온도의 공간 크기, 그리고 지속 가능한 공간을 위해 제한을 아예 안 둘 수는 없다. 그렇지만 기획자, 작가, 제작자들이 노력해서 기획하고 제작한 상품들이 공상온도의 취지와 맞다고 하면, 최대한 제한을 두지 않고 수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공상온도에 입점 되어 있는 다양한 종류의 도서들과 상품들, 공상온도에서 진행한 공연들이 한 장르나 색깔로 국한되어 있진 않았다. 그럼에도 공상온도만의 색이 유지가 된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현희: 오히려 다양성을 추구하는 나와 시너지 효과가 나서 공상온도라는 색이 만들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대형서점에서 다 판매되고 있는 베스트셀러들은 따로 입고를 받지 않고 있다. 이미 충분히 알려진 컨텐츠들에게 굳이 공상온도가 더 필요하진 않을 수 있겠지만, 하나의 공간에서라도 더 노출되어 이름을 알려야 하는 컨텐츠들이 있다. 사실 이러한 책들은 이미 크게 알려진 것들이지 않나. 공상온도는 그러한 기획이나 상품 들을 소개하고 있다.

'카멜레온처럼 색깔이 변하는 공간이라는 것도 공상온도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카멜레온처럼 색깔이 변하는 공간이라는 것도 공상온도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공상온도에서 진행한 여러 기획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기획이나 순간이 있다면?

현희: 공상온도의 이름이나 내 이름을 걸고 하는 기획들에 욕심이 좀 있는 편이다. 물론 개인의 역량이라는 게 있으니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좋은 기획을 하려다 보니 여러 기획들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한 가지를 꼽으라면 어렵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공상온도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강제로 이사를 오게 되었을 때 안타까운 일에 공감해주시고 도움을 주신 많은 뮤지션들과 함께했던 공연인 <SAVE ME 공상온도>라고 답하곤 했다. 엄밀히 말하면 내 기획은 아닌데, 공상온도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크게 기억에 남지 않았나 싶다.

 그 밖에도 두 가지가 더 있는데, (먼저)작년 여름에 진행됐던 다브다와 소음발광의 공연인 <Youth from firework>가 기억에 남는다. 코로나로 인해서 수월하게 공연을 진행하지 못했던 시간이 굉장히 길지 않았나. 특히 스탠딩 공연을 한참 동안 보지 못했는데, 그런 공연을 공상온도에서 제대로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던 것 같다. 나름 준비한 것들도 많이 있었는데, 공상온도가 대형 공연장은 아니다 보니 부족한 점들도 있긴 했지만 코로나 전에 우리가 즐기던 문화를 다시 즐길 수 있었던 공연이어서, 너무 오랜만에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이어서 좋았던 기억이 있다.

 두번째로는 공상온도에서 진행한 공연은 아니지만 작년 11월에 강원도 원주에서 진행했던 소규모 페스티벌 <Party: PINGPONG CLUB>이 기억에 남는다. 인디씬 문화가 너무 홍대, 마포구에 집중되어 있지 않나. 그로 인해 생긴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인디씬 문화를 좀 더 확장 시켜보자’는 의미로 같이 활동하는 기획자 친구들과 함께 핑퐁클럽PINGPONG CLUB이라는 팀을 만들었는데, 그것의 시발점이 <Party: PINGPONG CLUB>이었다.

 사실 홍보 타이밍이 좋지 못해서 관객 모집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내기는 했지만, 그러한 상황 치고는 적지 않은 관객 분들이 함께 해주셨고, 관객 분들, 참여했던 뮤지션 분들, 많은 도움을 주신 스태프 분들에게 내가 기획했던 공연 중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아서 기억에 남는다.

-<Youth from firework> 공연은 직접 봤었다(웃음). 그런 스탠딩 공연이 너무 오랜만이었고, 사람들에게 ‘이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 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 준 공연이었다. 다브다와 소음발광이라는 밴드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는 밴드들이어서 더 좋았던 것 같고. 핑퐁클럽은 ‘인디신 문화를 확장시키자’ 라는 취지에 깊게 공감해서 항상 눈여겨 보던 기획팀인데, 기획자의 입장으로 공연을 기획하는데 있어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현희: 공연 기획을 하게 되면 공연이 공연으로서 가지는 현장감이나 이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공연 속에 담기는 디테일한,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실 만한 작은 의도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작은 의도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작은 의도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공상온도는 오랜 기간 인디씬에서 자리를 지켜오기 위해 노력해왔다. 개인이 복합문화예술공간을 운영하는 일에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수년 간 공간을 운영해오면서 느낀 개인의 고충을 듣고 싶다.

현희: 씬에서 개인이 공간을 운영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공상온도를 시작할 때도 두려움이 많이 있었다. 그래도 호기 반 열정 반으로 밀어붙일 수가 있었는데 운영을 해보니까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더라. 그만큼이나 어려운 시장, 씬인 것 같다.

 공상온도를 운영하면서도 이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사업운이 부족한 건지. 공상온도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연히 내가 금수저도 아니고(웃음), 조금이나마 모았던 돈과 대출금을 가지고 공간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운영한 지 한 3년쯤 되니까 빚진 것들을 꽤나 갚아 나갈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이제 조금 안정화로 접어드는 것 같다’ 싶었는데 그 때 젠트리피케이션이 터져 버렸다. 그때도 생각을 했다. 아, 어렵게 끌고 왔는데.

 긴 시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3년 반 정도 끌고 왔는데, 이제 막 안정화로 접어든 순간에 그렇게 젠트리피케이션을 겪게 되니까 굉장히 절망적이더라. 그때 역시도 이것을 계속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소식을 전했을 때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주변의 응원을 받아서 나 또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주변의 응원이라고 표현을 했지만 짧은 몇 년 동안 공간을 운영하면서 만나 뵙게 된 아티스트 분들이다. 그 분들에게 응원을 받아 다시 이어 나갈 용기가 생겼다.

 한 번 쓰러질 뻔했다가 일어서서 이사를 오고 다시 달려나가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물론 그 과정을 거치면서 금전적으로 다시 한 번 큰 지출이 생겼다. 많은 마이너스가 생겼는데 이사를 온 뒤에 조금 더 임대료가 올라가긴 했지만 그만큼 좋은 공간으로 이사를 왔다고 생각한다.

'소식을 전했을 때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주변의 응원을 받아서 나 또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소식을 전했을 때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주변의 응원을 받아서 나 또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현희: 그런데 이사를 오고 나서 그 다음 년도에 코로나가 터져버렸다. 사실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을 때만 해도 이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시련이라고 생각을 했다. 코로나가 터지고 얼마 안 된 2020년까지만 해도 실감을 못하고 ‘곧 끝나겠지’ 하면서 버텼다. 이사 올 때도 다짐했듯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지금쯤 생각해보면 ‘그 때 포기하는 게 맞았나?’ 싶다. 포기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2020년 초에 포기를 했다면 타격이 지금처럼 크지 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조금 들더라.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으면서 고민을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포기를 하고 싶지 않았고, 힘든 상황이지만 이 공간을 사랑해주셨던 많은 분들께서 이 공간이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주시는 마음에 격려를 받아서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앞서 말했지만 공상온도엔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잘 몰랐는데,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복합문화공간들이 많지는 않더라(웃음). 물론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이 이런 공간, 예를 들어 좋은 카페, 좋은 서점 같은 경우는 운영 할 법도 하지만 그 외에 더 다양한 예술 문화를 담으려고 하는 공간들 같은 경우는 혼자 운영하기가 어렵더라. 그 사실을 공상온도를 운영하면서 좀 더 자세하게 알게 됐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는데, 공상온도라는 공간은 운영자의 입장에서 말하기엔 부끄럽고 부족한 것도 많이 보여서, 어떤 장점이 뚜렷하게 보이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공상온도의 취지에 공감해주시는 여러 아티스트 분들과 또 이 문화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 그러다 보니 그 힘든 상황에서도 좋은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적지 않게 계셨고. 말로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티는 안 내지만 자주 찾아와 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굳이 공상온도에서 진행하지 않아도 되지만 좋은 기획, 좋은 협업 제안을 주시고 저희 공간에서 진행한 일들도 많았다.

 이런 다양한 종류의 응원들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운영이 어려워도 지금까지 존재해 온 공상온도는 그런 마음들로 채워지는 공간이 아닌가 생각한다.

'공상온도는 그런 마음으로 채워지는 공간이 아닌가 생각한다'
'공상온도는 그런 마음으로 채워지는 공간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도 많은 기획자/창작자들이 공상온도처럼 복합문화예술 공간을 기획하곤 한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현희: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할지 어려운데, 그래도 간단하게 답변할 수 있는 얘기부터 하자면 사실 어렵기 때문에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 일 같다. 사실 나는 성공사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성공 사례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본인 입장에서는 성공 사례는 아니고… 어떻게 보면 실패 사례인 것 같은데, 폐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겪지 않았을까 싶다(웃음).

 ‘이런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라는 것만 알아도 운영을 처음 시작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사례들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나 또한 이런 공간을 운영하고 싶다는 분들을 위해 얼마든지 얘기 해드릴 수 있고, 공간을 운영한다는 것은 개인이 감당하기엔 매달 고정적인 큰 돈이 들어가는 일이다.

 공간을 운영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미 좋은 마음을 가지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것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오히려 공간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들에 대한 앞선 사례들을 찾아보고, 그것에 대한 준비를 해두시면 그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 어렵게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패 사례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연혁들이 있다. 공상온도가 겪었던 젠트리피케이션 같은 사례도 있고.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게 많은 공간들이 겪었지만 흔한 일은 또 아니다. 공간을 운영하시는 모든 자영업자, 사업자분들을 전체로 봤을 때 흔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일어나지 않는 일도 내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사례들을 최대한 찾아보고, 거기에 대한 대비를 하고, 감안해서 준비를 시작한다면 그래도 좀 덜 어렵게, 수월하게 창업해서 공간을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라는 것만 알아도 운영을 처음 시작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라는 것만 알아도 운영을 처음 시작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10년여간 공간을 운영해오면서 느꼈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있다면.

현희: 사실 이 인터뷰 속에서 내가 겪고 있는 것들, 내가 생각하는 불합리한 것들을 전부 다 꺼낼 수도, 너무 디테일 하게 꺼낼 수도 없을 것 같다. 너무 무거워지는 것보다 너무 할 얘기가 많아서 그렇다. 토론회라던가, 간담회라던가(웃음), 그런 곳들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 많은 얘기들이 있다.

 뭉뚱그려 이야기를 하자면 예술 문화와 관련돼서 큰 자본없이 공간을 꾸려 나간다는 것, 또 공간을 꾸려 나가는 것을 떠나 기획자의 입장에서도 어려운 점이 많다. 특히 고정지출로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다 보니 지속성에서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데,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여러 큰 손들, 예를 들면 정부나 지자체, 재단 또는 대기업 같은 데서 관심을 가져야 지속이 가능한 일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까 말한 핑퐁클럽PINGPONG CLUB 같은 경우도 마포구를 떠나서 지역이 좀 더 확장되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다. 공상온도가 있는 마포구 같은 경우에는 인디음악씬이 굉장히 집중되어 있고 활성화가 되어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비록 인디음악/문화가 마포구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부산이나 대구 같은 경우에도 씬이 형성이 되어있기는 하지만, 집중 되어있는 곳이 마포구지 않나. 앞서 말한 소수의 지역을 제외하고는 다른 지역에는 기반이 적은 문화이기도 하고.

 마포구는 그런 문화가 집중되어 있어 지자체에서도 대외적으로 얻은 효과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자체에서 독립 문화 예술에 대한 내용들을 키워드로 많이 내세우고 있고. 그렇지만 이 문화를 이 지역에 형성한 건 지자체가 아니었다. 거의 대부분이 우리 같은 민간 공간 운영자, 기획자들, 뮤지션, 독립 예술가 같은 개인들이다. 그런 민간인들이 모여서 이 문화가 마포구에서 형성이 된 것인데,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분들의 덕을 적지 않게 받고 있음에도 지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지자체에서는 문화를 만드는 개인의 덕을 적지 않게 받고 있음에도 지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지자체에서는 문화를 만드는 개인의 덕을 적지 않게 받고 있음에도 지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현희: 물론 지자체에는 그 문화만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그 문화의 득을 봤다고 해서 지원해줘야 하는 의무는 없을 수 있다. (하지만)지원을 적극적으로 크게 해주지는 못해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하는데, 지역적 특수성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들이 이 곳에서 자립하고, 지속 할 수 있고, 더 발전 할 수 있는 길에 대한 지원보다 활동하는 입장에서 느끼기에는 하지 말라고 막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제재를 두는 부분이 너무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2022년, 홍대 길거리에서 공연이 이루어졌는데, 몇 년 만에 한 번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상권에서 굉장히 많은 민원이 들어왔다고 하더라. 물론 행사가 이루어진 거리의 주변 상권들에서 나름 불편한 점들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면서도 그 분들이 그 곳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은 홍대가 사람이 많이 오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않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이 곳이 그러한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기 때문이고.

 그런 문화들을 몇 년간 우리가 제대로 보여드릴 수가 없었다. 상권을 마냥 탓할 수도 없고, 다들 어려운 시기에 좋게만 바라볼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주구장창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웃음) 일년에 단 하루이틀 하는 일이고, 그 지역 고유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임에도 단순히 민원이 들어온다는 이유만으로 지자체에서 제재를 가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 부분만이라도 조금 양해를 해 주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텐데, 싶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마포구뿐만 아니라 지자체, 재단 등에서 예술 문화에 관련한 지원사업들을 10년 전 20년 전에 비해 그런 지원사업들을 점점 늘리고 있지만, 아직도 너무나 부족한 것이 현 상황이다.

 특히 지원사업들이 현장성이 좀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크다. 현장에서 실제로 활동을 하시는 예술가들에게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되어야 하는데, 이 사업이 그런 예술가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를 지원사업들이 굉장히 많다. 현장성 고려가 아직은 부족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특히 지원사업들이 현장성이 좀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크다'
'특히 지원사업들이 현장성이 좀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크다'

-공간을 운영하는 입장으로 느끼는 불합리함이 있을까?

현희: 공상온도가 지금은 카페를 겸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이런 공간을 기획한 것은 아니었다.

 카페와 같은 상업적인 수단과 같이 병행이 되는 공간들을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표현을 하지 않나. 그 이전에는 대안공간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소규모 공간들이 존재를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공상온도도 내부적으로는 대안공간이라는 표현들을 쓰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현재까지 남아 있는 대안 공간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거의 없다는 얘기는 그런 공간들이 예술/문화계에서는 굉장히 필요한 공간 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운영하기에 수익성이, 상업성이 너무 남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나도 공상온도를 운영하며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데, 예술 문화와 관련된 일이 때로는 수익이 나긴 하지만 지속하기에 충분한 수익이 잘 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간을 지속하려면 지원 사업들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매번 지원사업에 선정이 될 수도 없기에, 기대는 형태이면서도 이를 당연하게 생각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성을 계속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새로운 수익성을 조금이라도 만들기 위해서 병행하게 된 것이 카페다.

 카페를 병행하며 운영을 하는 공간들이 조금씩 늘어나며 이를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예술 공간에 관련된 대부분의 지원사업에 공상온도가 공간으로서 지원을 하면 대부분 상업성이 있다는 이유로 선정이 되지 않는다.

-카페를 같이 병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렇다. 카페를 같이 병행하기 때문에. 물론 전문 공연장이나 전문 갤러리들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공간이 우리보다 더 힘들 수도 있고. 그래서 (전문 공연장과 갤러리를) 더 지원해줘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이런 복합예술문화공간을 운영하기 너무 어렵기 때문에 그것을 위한 타협점, 새로운 방향성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카페를 같이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상업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배제되는 것이 일상다반사다. 그렇다 보니 공상온도는 공간으로서 지원은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또 한가지 모순되는 부분이, 공상온도는 독립 출판 서점의 역할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서점협회에는 조건이 충족하지 않아 등록되지 못한다. 그런데 서점협회나 여러 서점 관련된 공공단체에서 홍보나 협조가 필요할 때는 우리에게 꼭 연락이 온다(웃음). 사실 요즘처럼 어려울 때 같이 머리를 맞대고 나아갈 수 있는 게 협회 아닌가. 그런 협회조차도 받아주지 못하는 공간이라는 것이…

 이 생태계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복합문화예술공간들이 생겨났다가 없어지는 게 다반사다. 그런 것들을 조금이라도 타개해보자 해서 카페를 같이 운영하는 것이 죄를 짓는 건 아니지 않나. 오히려 이렇게 함으로서 ‘이 문화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연구하고 실험적인 일들을 하는 건데, 그런 시도를 좋게 봐주는 것 보다 재단이나 지자체에서는 어쨌든 수익을 낸다고 우리를 배제 하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우리가 엄청난 수익을 내는 것도 아니라서(웃음).

 솔직히 예술이나 문화적인 것을 다 빼고 운영하는 게 수익은 더 잘 나온다. 예쁘게 꾸며놓은 카페만 운영하는 것이 수익은 더 잘 나오는데 ‘너희는 어쨌든 수익을 내잖아’ 라는 시선으로만 판단한다면 실질적인 현장성과 다른 부분이 있지 않나.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지자체나 재단에서 (공간 운영의)현장성을 조금 더 고려 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어떤 재단에서는 공모가 나왔을 때 공상온도가 지원을 했더니 수익성을 낸다는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고, 평가를 하는 단계에서 저희에게 별도로 연락을 주셨다. 하다못해 그렇게 연락을 주시면 우리도 충분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데… 지원서에 적을 수 있는 공식적인 내용들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지 않은가. 그런 부분에도 좀 더 관심을 가져 주시고, 지원사업을 만들어 주시면 지금보다 조금 더 현장성이 반영되는 좋은 사업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공상온도가 더이상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서 남기 힘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개인적으로, 공상온도는 안식처였다. 좋아하는 공간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다.

현희: 공상온도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지키고 싶고. 그런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솔직히 지금은 감성적인 부분을 건드려서 호소가 필요한 상황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적인 성격 상 감정적인 부분에 치중해서 과장이나 거짓을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사실만 말씀드리자면, 나 또한 사랑하는 공간, 아끼는 공간, 거의 유일한 안식처 같았던 공간들을 잃어버린 경험이 많다. 그런 것들이 너무 아쉽고 슬프지만,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좋은 공간들은 계속 생긴다. 물론 없어진 공간들은 계속 생각이 난다. ‘그 공간이 여전히 있었으면 좋았을 걸’ 하면서.

 ‘그 때 그 공간 같은 곳은 또 없다’ 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도, 똑같은 모양새로 채워지지는 못하지만, 나에게 또다른 안식을 주고 휴식을 주는 공간들은 생겨나는 것 같다. 공상온도가 없어진다고 해서 유일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고, 똑같은 모습은 아니어도 공상온도가 담고 있는 여러 모습들을 찢어서 각각을 충족해 줄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이 생겨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게 현실이고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직접 말하기 민망하지만 공상온도와 같은 공간은 앞으로도 이후로도 지구 역사상, 대한민국 역사상 공상온도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예술문화계 전체를 봤을 때, 공상온도의 대단한 업적은 아무것도 없다. 거대하고 크고 대단한 업적은 아무것도 없지만, 우리가 관심을 갖는 예술과 문화는 대단한 것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지 않나. 소소하고 작은 것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게 예술문화계고, 실제로 그런 작은 것들부터 시작이 있었기 때문에 큰 발걸음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공상온도가 이뤄낸 것들은 그러한 것들이 아닐까. 이 씬에서 작지만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을 지켜오고 유지하고 만들어 낸 공간이지 않았을까. 공상온도가 없어지면 그러했던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지켜내 보려 하고 있다.

'공상온도는 작지만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을 지켜오고 유지하고 만들어 낸 공간이지 않았을까'
'공상온도는 작지만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을 지켜오고 유지하고 만들어 낸 공간이지 않았을까'

-작은 마음들이 합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개인이 공상온도를 이어 나가기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현희: 이후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어떠한 것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현실을 이야기하자면 몇 달도 더 버티기 힘든 상황인 건 사실이다. 정말 더 솔직히 말하자면 두세 달 더 버티는 것도 상업적으로만 보자면 바보 같은 짓이라고 다들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공상온도는 상업성으로만 이루어진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더 버텨 보려고 하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개인이 공간을 운영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고, 혼자 공간을 지키는 것이 더 이상 버거운 것을 넘어 불가능한 시점까지 와서, 공상온도를 좋게 봐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여러분들에게 알리고 조금 도움을 바라고 싶은 바람이 생겼다.

 기적적으로 큰 손의 후원자 분이 나타나서 장기 대출을 해주신다면 그것도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은 너무 기적 같은 일이고(웃음). 공식적인 글을 통해 더욱 상세하게 적어 나가겠지만, 첫 번째는 하다 못해 공간을 그만두게 되더라도, 그것이 몇 달 안 남았다고 하더라도, 많이 찾아 주시고 공상온도에서 작은 소비를 해주신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더 나아가서 기적처럼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 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공간을 지속할 수 있는 기적도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상온도 뿐만 아니라 다른 소규모 공간을 운영하시는 모든 분들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공간을 운영하시는 분들 뿐만 아니라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코로나 때 입은 피해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타이밍에 맞물려서 물가 인상이 되다 보니까 다들 힘든 게 아닐까 싶다.

 또 한가지는, 공과금부터 식자재들까지 모두 다 가격이 올랐다. (특히)식자재 가격이 올랐다는 것은 대중들에게는, 노동자들에게는 커피 한 잔 사 먹는 것, 밥 한 끼 사먹는 것도 다 작년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흔히들 얘기하는 것처럼 내 월급만 안 오른다(웃음). 그러다 보니 소비자 분들도 선택과 집중을 하시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카페 두 번 갈 것을 한 번 가거나, 공연 두 번 갈 것을 한 번 가거나. 이런 선택과 집중이 있어 공상온도 뿐만 아닌 다른 자영업자 분들도 매출이 줄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공상온도는 상업성으로만 이루어진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더 버텨 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공상온도는 상업성으로만 이루어진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더 버텨 보려고 하는 것이다'

현희: 주변에 연락을 해보니 공상온도만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더라. 주변에 공간을 운영하시는 분들도 우리와 같은 결정을 했거나, 또는 결정은 하지 않더라도 고민 중인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 다들 어려운 상황이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했을 때 코로나 시기에 입은 타격이 이제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 같다고 생각을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공상온도의 상황에 공감을 해주시고 또 격려를 해주신다면, 많이 찾아 와 주시고 선택과 집중을 해 주신 곳이 공상온도라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또, 이것 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공간이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후원이나 모금 같은 창구를 마련해보려고 한다. 크라우드펀딩도 생각을 했지만, 상황이 어렵다 보니 처리 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무언가를 거창하게 준비를 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공상온도가 솔직하게 후원을 부탁 드리는 창구를 열어 놓으려고 한다. 그 쪽으로도 마음 같이 써주시면 참 감사할 것 같다.

 코로나로 타격을 입으면서, 더 많은 공연을 할 수 있었음에도 그럴 수 없었던 것 같다. 극소수의 몇 개 공연을 제외하고는 공연을 하게 되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 사실 이 부분은 대외적으로는 단 한 번도 이야기한 적 없는데, 같이 협업하고 공연을 만드는 기획자나 아티스트 분들에게 너무 부담을 드리는 이야기일까 싶어 말하지 못했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 점점 힘들어 질 때는 한 번이라도 더 공연을 할 수 있었음에도 못했던 것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미 이런 사단이 난 만큼 공연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보려 한다.

 어쨌든 쉬운 상황은 아니다 보니 제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하나라도 더 해보려 하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수익적인 부분은 고려를 안 할 수가 없다.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여러가지로 고민을 해서 좋은 공연 기획 제안을 보내 주시면 같이 만들어 가면 좋겠다. 공상온도도 공연을 더 많이 기획해보려 하니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

'공상온도도 공연을 더 많이 기획해보려 하니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
'공상온도도 공연을 더 많이 기획해보려 하니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

-개인적으로 공상온도는 어떠한 의미인지, 또 공상온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 곳이 어떠한 의미로 남길 바라는지 듣고 싶다.

현희: 개인적으로는 자식 같은 존재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이 안 닿은 곳이 없고 인터뷰 내내 얘기 했듯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끌고 왔기 때문에 자식 같은 걸 넘어서 나와 하나인 것 같은 느낌도 있다.

 공상온도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남고 싶은 의미가 내게도 남기를 원한다. 내가 공상온도를 끌어가고 있지만 또 내가 좋아하는 문화를 즐길 수 있고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공상온도가 굉장히 여러가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정체성이 한 단어로 표현하기 모호하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공상온도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들은 이 곳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끼니를 해결할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책을 통해서 문화적인 측면을 채울 수도 있고, 공연 등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는데 그게 어떤 감정 이어도 좋을 것 같다.

 인터뷰 질문지를 받아봤을 때, 여태 했던 인터뷰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또 다른 부분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좋다, 재밌다고 느꼈던 것 중에 하나가 질문에 사랑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는 점이었다.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인 것 같다. 사랑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을 수 있지 않나. 연애 감정 일 수도 있고, 가족 간의 사랑일 수도 있고, 우정일 수도 있고, 공간에 대한 사랑일 수도 있는데, 그 감정이 각기 다르지만 어떠한 것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에서 공통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공상온도가 자식 같으면서, 사랑인 것 같고, 공상온도에서도 다른 분들이 이 공간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상온도에서도 다른 분들이 이 공간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상온도에서도 다른 분들이 이 공간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공상온도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한 마디 부탁드린다.

현희: 공상온도가 대단한 것을 이뤄내진 못했지만, 이 문화를 사랑하시는 분들과 같이 상생해서 문화를 지속하고 향유하면서 나아가자는 의도가 큰 공간인 것 같아요. 제가 처음에 공간을 운영하기 시작할 때의 목표도 그러했던 것 같고, 그렇게 운영해왔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상생을 하기 위해서는 공감이라는 것이 필수적인 것 같아요. 공상온도를 사랑해주신 분들도 이런 문화적인 부분이나 말씀드린 취지에 공감해주시기 때문에 사랑 해주시는 게 아닐까 믿어 의심치 않는데요, 그래서 좋은 일도, 어려운 일도, 무거운 일도 여러분들의 공감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관심과 공감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는 서울특별시 현재 마포구 동교로 23길40(지하 1층)에 위치 해 있다.
복합문화공간 공상온도는 서울특별시 현재 마포구 동교로 23길40(지하 1층)에 위치 해 있다.

*현재 공상온도에서는 공간을 지속하기 위한 후원을 아래의 계좌를 통해 받고 있습니다. 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 부탁 드립니다. 

공상온도 후원: 농협 312-00906-52801 함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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