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에는 '방 안의 코끼리'가 있어요!
여러분, 우리의 방 안에 코끼리가 들어와 있는 상황을 상상해 보겠습니다. 어떤가요? 이상하죠?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누가 봐도 평범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런 평범하지 않거나 위험한 상황에서도 어느 누구도 코끼리를 보지 않은 척하며 이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이라고 합니다. 즉, 그 누구도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크고 무거운 문제를 비유하는 표현이죠. 모두가 인지하고 있지만 불편함이나 갈등을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문제나 진실일 수도 있고, 그 이슈를 공론화 했을 때의 위험이 두려워서 팀원들 사이에서 꺼내기 어렵고 불편한 주제일 수도 있습니다.
지난 상반기 동안 다양한 팀과의 팀코칭을 진행해 보니 거의 대부분의 팀에는 이런 '방 안의 코끼리'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거의 매일, 같은 공간에서 부대끼며 각자의 이해관계 속에서 일하고 있는 곳이니 '코끼리'가 없는 것이 더 이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코끼리’를 외면하면 문제는 점점 더 커지고, 팀 내 소통과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팀코칭에서는 팀코치가 이런 이슈들을 섬세하게 감지하고 용기 있고 건설적으로 다루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요, 팀이 모두 함께 민감한 이슈를 다룰 준비가 되어 있어야 팀이 성과를 내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방 안의 코끼리'를 다루는 팀 리더의 역할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건강한 팀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혹시, 여러분의 팀에는 '방 안의 코끼리'가 있나요? 그렇다면 어떤 코끼리가 존재하나요?🤔
👍팀코칭에서의 '방 안의 코끼리' 사례
1) "제가 '방 안의 코끼리'인 것 같아요."
팀코칭 과정에서 팀리더는 팀원들이 적시에, 그리고 솔직하게 보고하지 못하는 것을 인지하고 리더 자신이 '방 안의 코끼리' 인 것 같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 방어나 변명 대신 직접적으로 '방 안의 코끼리'에 대해 솔직하게 다루며 다양한 질문으로 팀원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다짐을 공유했습니다.
팀리더가 이렇게 인지하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리더의 민감성과 용기 덕분에 '방 안의 코끼리'를 몰아내고 이 팀의 팀코칭 목표이기도 했던 수평적인 소통이 가능해지는 계기이자 팀 문화 구축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2) "팀장님 없이 저희끼리 논의하게 해 주세요!"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했던 이슈를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팀코치였던 저는 다른 세션과는 다르게 유독 팀 리더 혼자 아이디어를 내고 팀원들은 매우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를 감지하게 됐죠. 그래서 질문했습니다.
"지금 혹시, 이곳에 '방 안의 코끼리'가 있나요?"
팀코칭 오리엔테이션과 셋업 워크숍을 통해 팀코칭에서 다루게 될 중요 개념 중 하나로 이미 '방 안의 코끼리'의 개념을 알고 있었던 팀원들은 서로 눈치를 보는 듯 하다가 그 중 한 명이 말했습니다.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위해서, 팀장님 없이 저희끼리 논의하게 해 주실 수 있을까요?"
팀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팀 리더를 설득하지 않아도 되는 아이디어들을 단편적으로 내고 있었고, 이에 대해 한 팀원이 용감하게 요청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당황하는 듯 보였던 팀 리더 역시 이를 수용하고 다음 세션에는 팀 리더 없이 중간 리더를 통해 회의를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팀 리더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했지만 팀 내의 '방 안의 코끼리'를 개방적으로 수용하고 팀 전체 관점에서 더 건설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3) "이제는 '방 안의 코끼리'가 사라질 것 같아요!"
20대 젊은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어느 팀의 팀코칭에서는, 효과적인 팀코칭과 팀코칭 적합성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사전 1:1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방 안의 코끼리'를 알게 됐습니다. 이에 대해 팀 코치가 직접적으로 이슈 업 하지 않았지만 팀코칭 과정에서 팀의 연결성과 심리적 안전감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팀원들이 스스로 꺼내어 놓고 논의하고 협의하게 됐습니다.
이후 마지막 세션에서 팀원들은 팀코칭의 성과로 아래와 같이 언급했습니다.
"우리 팀에 꼭 필요했지만 외면하고 있던 이슈를 외부인인 팀코치의 힘을 빌어 비로소 제대로 다루게 되어서 의미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 팀에 '방 안의 코끼리'가 사라질 것 같아요! 혹시 다시 들어온다고 해도 우리가 스스로 다룰 힘이 생긴 것 같습니다."
🎉'방 안의 코끼리' 내보내기
'방 안의 코끼리'가 없는 팀은 없을 겁니다. 어느 팀이나 크고 작은 '방 안의 코끼리'들이 있기 마련인데요, 이를 어떻게 감지하고 인정하고 건설적으로 다루느냐가 건강한 팀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건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다룬 경험은 팀원들에게도 성장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방 안의 코끼리'를 다룰 때에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심리적 안전감 형성
너무도 당연하지만,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것은 아마도 팀 내의 심리적 안전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겠죠. 팀 리더뿐 아니라 팀원들 간에도 투명하게 소통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민감한 주제를 두려움 없이 언급하고 개선할 수 있는 환경 것은 필수 요건일 겁니다.
팀리더의 민감성과 용기
팀리더가 팀 내의 '방 안의 코끼리'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했을 때 이에 대한 열린 태도를 가지고 수용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Solution Focused 관점의 코칭 대화
'방 안의 코끼리'를 알게 되었을 때, 비난이나 방어, 변명이 아니라 건설적인 솔루션을 찾는 관점의 코칭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코끼리를 몰아낼 수 있습니다. 문제를 문제로만 보지 않고 팀 전체가 함께 이런 불편한 진실을 성숙하게 다루고 커뮤니케이션 하며 해결해 가는 과정을 성장과 학습의 기회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성찰
팀 리더만 인식하지 못하는 ‘방 안의 코끼리’는 없는지 점검하고, 성찰을 통해 발견하고 건강하게 다루는 경험은 리더의 개인적 성장 뿐 아니라 팀의 건강한 소통과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중요한 리더십 능력입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