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주의 : 경연 결과에 대한 내용은 없지만 과정에 대한 설명이 있으므로, 아직 방송을 보지 않으신 분들은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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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빛낸 팔로워십 feat. 리더십
[흑백 요리사]에서는 총 2번의 팀 대결이 진행됐는데요, 첫번째 팀 미션에서는 4명의 팀장의 리더십이 너무나 다르고 결과로도 이어져서 특히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리더십 만큼이나 돋보였던 부분은 '팔로워십'이었습니다. 누구 하나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각 분야의 탑티어들이 팀으로 뭉쳤으니, 팀장보다 경험이 부족하거나 역량이 부족한 팀원은 아마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네 팀의 팀원 모두 팀장을 존중하고 협조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경연에서 이겨야 생존할 수 있다는 특수한 상황이었고, 특히 먼저 진행한 팀의 시행착오를 봤기 때문에 무조건 팀장의 말을 따르기로 한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어떤 경우에는 자신보다 경력이 짧거나 나이가 어린 팀장의 말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존중하는 모습은 인상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심리적 안전감과 신뢰
그 중 특히, 에드워드 리 팀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팀장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이끌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에드워드 리 팀원은 "아이디어 하나 내도 될까요?" 라면서 매우 정중하게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아무도 결과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너무 싱겁지 않을까요?", "너무 얇아서 오버쿡 될 거에요. 두 가지 조리 방법을 바꾸는 건 어때요?" 등등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했지만, 팀장은 확고했고 아무것도 받아 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에서
"팀 리더를 만들었다면 리더를 믿어야 합니다. 팀장을 믿고 따랐습니다. 때론 리더가 너무 고집스러울 때도 있지만, 팀 리더를 믿어야 하니까 괜찮아요."
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믿음을 주고 책임을 지는 리더의 태도도 컸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불평하거나 불만을 표출하지 않고 성숙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그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는 것도, 이 의견이 받아 들여지지 않더라도 리더를 믿고 따를 수 있는 신뢰도 모두 누구 혼자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겁니다. 더불어 이런 팔로워십을 발휘했던 에드워드 리 팀원이 다음 팀 플레이에서는 팀 리더가 되었고, 역시 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죠.
트리플 스타 팀장의 팀 역시, 이모카세 1호님이나 급식대가 님 모두 훨씬 어린 트리플 스타 팀장을 존중하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이 팀에서 특히 돋보였던 것은 동료를 대하는 태도였는데요, 자신의 판단 착오로 새로 재료손질을 하게 되자 미안해 하는 철가방 요리사 팀원을 비난하거나 싫은 내색하지 않고, '다같이 잘 되자고 하는 건데요, 뭘~' 이라며 북돋으며 빠르게 수정된 레시피에 맞춰 자신의 역할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철가방 요리사 팀원 역시 "죄송합니다!" 라며 자신의 실수를 깔끔하게 인정하고 더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최고의 팀워크를 보여줬습니다. 그래서인지, 결과가 발표됐을 때 이 팀은 모두 눈물을 흘렸는데요, 개인이 이룬 성과도 기쁘지만 팀으로 함께 하며 이루어낸 성과의 또다른 기쁨과 성취감이 분명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 장면에서 괜히 울컥하더라구😅
존재 의미와 동기 유발
두 번째 팀 전에서는, 세 팀으로 이미 구성된 상황에서 팀원을 한 명씩 방출해 새로운 팀을 하나 더 만들라는 미션이 떨어졌습니다. 모두들 난감해 하는 모습이, 종종 우리의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어쨌든 각 팀에서는 한 명씩 투표를 통해 퇴출자가 정해졌는데요, 이 과정에서 철가방 요리사 팀원과 만찢남 팀원 모두 스스로 방출을 자처했습니다. 팀 전체의 구성과 역할을 보면 자신이 빠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하면서 다른 팀원들이 미안해 하지 않도록 오히려 다독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눈 여겨 볼 점은 팀을 위한 희생으로도 보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팀에서 자신의 역할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자신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자 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안유성 셰프 팀원은 투표를 통해 다른 팀으로 가게 되었고, 자의는 아니었지만 이 역시 팀 내에서의 포지션이 명확하지 않거나 대체 가능한 역할이 있다는 점이 투표 이유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은퇴를 앞둔 우리네 아버지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 아프다는 여론이 들끓었다고 하는데요😭(개인적으로도 굳이 이런 미션이 필요했나? 싶었던 장면이긴 합니다.) 결과적으로 새롭게 구성된 팀원들은 경연 결과는 고려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주특기와 전문성을 백분 발휘한 메뉴를 빠르게 구성했고, 그 과정에서 그들이 보여준 표정은 기존 팀에서 보다 훨씬 밝고 생기가 돌았다는 점에서, 팀에서의 역할과 존재 의미에 대한 인식, 이에 따른 동기 유발이 팔로워십에 얼마나 중요한가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당신은 어떤 팀원인가요? & 어떤 팀원과 일하고 싶은가요?
서바이벌 예능이라는 특수한 환경이기에 단편적으로 비교할 순 없지만, 각각의 요소들이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 많은 메타포를 담고 있는 듯 합니다. 실제로 최근 현장에서 만나는 리더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세대 차이 나는 MZ세대의 이슈도 있지만, [흑백 요리사]에서의 팀 구성처럼 나보다 연차나 경력, 경험이 많은 선배 팀원에 대한 것들입니다. 이제는 과거처럼 연차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다음 리더의 자리로 올라가는 전통적인 방식의 직급 체계는 더욱 줄어들고 훨씬 더 유연해질 것입니다. 얼마 전, 링크드인에서 "면팀장이 됐습니다"라는 글을 봤고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의 댓글이 많이 달린 것을 봤는데요, 퇴사에 대한 시선이 달라진 것처럼 직책에 대한 시선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흑백 요리사]의 참가자들처럼 연차의 많고 적음을 떠나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시대, 리더보다도 더 많은 전문성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팔로워들이 많은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협업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우리는 이런 팀 환경에서 과거와는 달리 어떤 대화를 나누어야 할까,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어느 위치에서건 리더이자 팔로워입니다. 내 주변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을까, 나는 어떤 팀원이고 반대로 어떤 팀원과 일하고 싶은가? 질문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너무나 지리하지만 결국 그 밑바탕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라는 고대 화석 같은 이야기로 끝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흑백 요리사]는 끝났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그것이 비단 요리가 아닌, 다른 무엇이더라도) 열정을 다하며 하루하루 쌓아가고 있는 세상의 모든 백수저, 흑수저 분들께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전하며 이번주 뉴스레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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