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백(장강명)_붘시

2023.06.01 | 조회 2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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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전달자

바쁜 현대인을 위해, 책을 요약해 드립니다.

한국소설은 재미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마 옛날 교과서에 나온 고전소설과 고지식한 문학을 읽으면서 분석만 해서 그랬는지 모를 일이지만 말입니다.

그랬던 제가 갑자기 정신을 놓고는 흠뻑 빠져 단숨에 읽어버린 한국소설이 있습니다. 처음 한국소설에 대한 편견을 깨주고 한동안 여운을 진하게 남겨준 저의 첫 한국소설이기도 하죠. 한국의 현실을 풍자하는 그들의 이야기입니다. 

 

작가 : 장강명

1975년생으로 올해 49세입니다. 저자는 놀랍게도 도시공학과 출신이고요. 엄청난 책은 국어 국문 전공 출신만 쓰는 게 아니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줍니다. 건설회사에 다니다가 그만두고 <동아일보>에서 11년간 근무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책 '표백'으로 2011년 데뷔를 했습니다. 그 밖에도 '열광금지, 에바로드', '한국이 싫어서', '댓글부대' 등 어디서 들어봤을 정도의 유명한 소설을 집필했죠. 모두 수상 받은 작품입니다. 에세이 '책, 이게 뭐라고.' 도 한창 유행했었는데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팟캐스트에 출연했던 내용이 간간이 등장하니 그 재미도 한몫합니다.

 

○ 줄거리

‘자살 선언’의 시작이자, 외모와 지성 모든 것을 다 갖춘 ‘세연’은 너무 완벽해서 더 보낼 것이 없는 세상에 체화되는 것을 ‘표백’이라고 명명합니다. 그러니까, 20, 30대 청년들이 사는 세대가 ‘표백 세대’라고 하는 겁니다. 이런 표백 세대에는 이미 정답이 다 있어 청년들은 꿈을 꿀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청년들만큼 가장 노력하고 똑똑한 세대는 없었다고 하지만 기성세대는 그들 개개인의 무능력 탓으로 돌리니까요. 사람들은 이 세상에 순응하기도 거부하기도 하지만, 세연은 자살로 이를 극명하게 거부합니다. 스스로를 ‘선동자’라고 일컫는 세연은 연쇄 자살을 꾀하며 이야기가 흘러가죠.

뛰어난 외모와 똑똑한 머리의 세연과 친구였던 주인공과 그녀의 친구 추윤영, 경영학과 동기인 휘영, 후배인 병권은, 세연이 죽고 5년뒤 그 뒤를 잊기로 합니다. 이미 세연은 연쇄자살을 준비해 그 계획에 친구들을 끌여들였었고, 시간이 흘러 친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일을 하고 살아가지만, 우연히 '와이두유리브닷컴(why do you live)'라는 사이트에서 서로의 소식을 알게 됩니다. 세연이 남겨둔 사이트의 기록은 경악을 금치 못할 내용들이고 친구들은 몰랐던 내면을 낯낯이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은 계획을 알고나서도 그녀를 뒷따르기로 선언한다.  

 

○ 총평

10년 전 소설로 사회 풍자소설로 장강명 작가의 등단 작품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소설인데도 부조리한 세계에서의 청년들을 담아내 지금 보아도 위화감이 전혀 없었죠. 사실, 저는 이 책이 신간 소설인 줄 알았습니다. 소설이 시대를 담는다는 말이 이런 책을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고 새삼 느낄 수 있었어요. 필력도 너무 좋아 스르륵 읽히는데 현대사회의 심각한 문제를 담고 있으니 입이 떡 벌어지고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여운이 가시질 않더군요.

사실 이 책의 흡입력이 강한 이유는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야한 장면'이 있어서 몰입감을 증가시키지 싶습니다. 책을 열고 슬슬 지루해질 때쯤 등장하는 야한 씬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게 해줬더랬죠. 덕분에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뚝딱 읽어버릴 수 있는 힘을 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야한 장면 외에도 '자살'이라는 사건이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도대체 결말이 궁금해서 책을 덮을 수가 없는 그런 느낌말입니다. 마지막, 캐릭터들이 현실적이면서 매력적입니다. 학교 내 최고 인기녀가 귓속말로 친구들을 어떻게 꾀었는지, 어떻게 자신의 목숨까지 포기하게 만들 수 있었는지도 몰입감을 주지만, 그보다도 그녀의 친구들의 반응과 자살을 합리화하려는 속이야기까지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왜 영화화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었지만, 누군가는 이 책의 ‘자살 선언문’을 인용하며 sns에 큰 소동을 불러일으켰답니다. 대단한 소설이면서 동시에 엄청난 논쟁거리가 되고 사회에서 악용될 수 있을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 소설인 겁니다. 겨우 폭력적인 게임으로 함께 난폭해지는 세상에, 이 정도 파급력을 가진 소설이라면 언젠가 정말 큰일이 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올바른 사고를 하는 지식인들이라면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자각하고자 한 번쯤 꼭 읽어보길 감히 추천해보는 바입니다.

 

- 매달 3, 글쓴이 북씨

동물을 좋아해서 축산을 전공했지만, 도축일을 합니다. 본업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 괴리감을 느껴 딴짓만 하던 도중 독서라는 강력한 취미가 생겼습니다. 감성에세이 빼고 잡식독서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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