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그리움, 그 어딘가를 배회하는 당신께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천선란 작가님의 <랑과 나의 사막>입니다. 여러분은 Science Fiction(SF) 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저는 과학을 주제로 하는 이 장르가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요즘은 전문적인 과학 지식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아져서 SF의 독특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와 매력에 푹 빠져 있답니다!
특히 천선란 작가님의 이 작품은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마음이 담겨있는 소설이라 생각하기에 날씨가 점점 풀리는 요즘이지만 마음은 아직 꽁꽁 얼어있는 분들에게 추천 드리고 싶어요.
이 책이 봄날의 햇살처럼 당신의 마음을 녹여주길 바라며, 소개 시작합니다.
랑과 고고의 이야기
작품은 아직 오지 않은 49세기, 인간보다 더 많은 로봇들이 존재하는 사막화된 지구 배경으로 전개됩니다. 작품의 주인공은 사막의 모래에 파묻혀 멈춰 있던 로봇 ‘고고’와 그런 고고를 발견하게 되는 인간 ‘랑’입니다.여기까지만 보면 이 소설은 '고고'와 '랑'의 공생에 대해 진행되겠구나,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소설은 이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이 첫 문장에 제 마음을 사로잡혔던 것 같아요. 말씀드렸듯이 '랑'은 인간인데, 로봇인 고고의 눈에는 '죽음'이 아니라 '엔진의 수명이 다함'으로 다가왔다는 표현이 제게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문장이었어요.
그렇다면 소설은 혼자 남은 '고고'의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나갈까요?
여러분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는 책을 소개할 때, 줄거리를 늘어놓는 것보다 작품 자체에서 느낀 생각들을 풀어두고 그 생각들이 가지를 뻗어나가는 느낌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도, 앞으로 제가 소개할 책들도 제 글만으로는 줄거리를 아시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 대해서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점은, 스릴 넘치는 반전이나 긴장감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초대형 SF보다 훨씬 더 가슴 뛰는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는 것입니다. 제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이 제 글을 통해 이 책에 호기심을 느끼고, 직접 감상하고, 그로 인해 많은 감정을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
한 구절 엿보기
로봇과 감정? 인간과 로봇?
저는 이 작품의 줄거리보다는 로봇과 인간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어요.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고고’는 로봇이고, ‘랑’은 인간이죠. 그러나 그 사실은 그 둘이 감정을 주고받는 일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현실적인 의문이 생겨요. 과연 로봇이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요? 정해진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자신만을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이 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미 로봇의 존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위험하다고, 무섭다고.
그럼 이 의문을 조금 비틀어 볼까요?
인간은 정말 감정을 느끼고 있나요?
로봇이 감정을 느끼는 일에는 경각심과 위험성을 느끼면서, 정작 인간의 둔감정화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저는 우리가 지구 온난화 없이도 스스로 마음을 사막처럼 황폐하게 만들고, 과학 없이도 로봇이 되어가는 중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원한 것과 영원하지 않은 것, 진짜 감정과 가짜 감정, 사라진 것과 남은 것, 로봇과 인간. 서로 대척점에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너무 닮아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구요. 어쩌면 흑백논리와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진 세상의 많은 것들은 말발굽처럼, 떨어져 있으나 붙어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마주할 세계에서, 여러분의 반대편에 서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니, 이번에도 질문을 조금 바꿔볼게요.
그 대척점을 바라보는 여러분의 마음에는
따뜻한 봄바람이 부나요, 황량한 모래바람이 부나요?
글쓴이 소개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아름다운 생각'이라는 의미의 'Eunoia'를 필명으로 사용하는 사회초년생입니다.
책을 통해 위로와 응원, 조언을 받았고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었기에, 제가 받은 선한 에너지를 나눔으로써 키우고 싶다는 원대한 꿈과 희망을 가지고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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