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흔드는 소설> 제목이 특이하죠?
이 책은 7명의 소설가에 의한 7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유년의 친구, 첫사랑, 반려동물, 남다른 사물, 가족 친지, 트라우마, 죽음 등 우리가 살면서 만날 수 있는 어떤 것과의 이별,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살면서 우리는 많은 것과 이별할 수박에 없습니다. 원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존재의 부재로 존재의 가치를 깨달게 된다’는 엮는 이들의 말처럼 책속 타인의 이별을 통해 나의 이별을 더 슬기롭게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씬짜오, 씬짜오>는 서로가 원하지 않았지만 시대적 엇갈림에 의한 가족간의 오해로 유년의 첫사랑과 이별하게 된 이야기가, 최은영 작가에 의해
<요요>는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큰 차선재가 대학재학 중 만난 첫사랑과의 만남과 이별을 시계를 통해 김중혁 작가가 그려내고 있으며
<이구아나와 나>는 전 남친의 전 여친이 버리고 간 처치 곤란한 반려동물 이구아나와의 만남과 이별을 이유리 작가가 톡톡 튀는 시선과 관점으로 그렸습니다.
정용준 작가의 <미스터 심플>은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갑자기 죽어버린 동거인의 물건을 처분하는 나와 가족, 직장과 단절되어 내몸과 같은 악기 등을 처분하는 미스터 심플이 당근마켓과 세탁소에서 만나 치유되는 과정이 담겼으니까요.
정영수 작가의 <더 인간적인 말>도 인상적입니다. 관념적인 이야기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부부가 가까운 친지의 안락사를 앞두고 겪는 현실적인 고민과 갈등이 그려져 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임선우 작가의 <커튼콜, 연장선, 라스트팡>은 사후 100시간 동안의 삶(?)이 그려져 있습니다.
p.78
“네가 만들어 준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 시침과 분침이 겹쳤다가 떨어지는 순간, 그건 멀어지는 걸까, 아니면 다시 가까워지는 중인 걸까.”
P.124
“사람들이 깔깔거렸고 서로에게 장난을 치며 좋아했다. 웃겼다. 화면을 보며 소리 내 웃었다. 내 웃음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p.135
“나이 들면 뭔가 현명해지고 아는 것이 많아질 거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그건 착각이에요. 모르는 것만 많아지고 그만큼 의문만 깊어집니다.”
7편의 단편소설 모두 너무나 인상 깊고, 넘치게 흥미롭습니다.
눈부신 이별과 생의 아름다움이 그려져 있어 오래 가슴에 남습니다.
각기 다른 이별을 통해 만남과 생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 이별을 겪은 분
☞ 이별이 두려운 분
☞ 생을 더 사랑하고 싶은 분
☞ 무겁지 않은, 하지만 감동이 있는 소설을 읽고 싶은 분
매달 1일은, 천유
기자를 거쳐 타고난 긍정과 감정이입으로 사기업 홍보팀에서 기획, 카피라이터로 활동했습니다. 지금은 글로 버스킹 중. 글을 읽고 글을 쓰고 글을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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