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_Bookhere

흐드러지는 봄날, 읽어야 하는 비극

2023.04.03 | 조회 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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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전달자

바쁜 현대인을 위해, 책을 요약해 드립니다.

흐드러지게 아름다운 봄입니다. 저마다 꽃들이 자신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한편 어떤 꽃들은 그때가 다하여 지기도 합니다. 
같은 시각, 어느 곳에서는 폭격이 터지고, 비명들이 더 큰 절규와 함께 스러지고 있습니다. 
간간히 그 곳에서 벌어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극이 기억납니다. 
인터넷으로 접하는 그 참사에 덤덤해지지 않기 위해,
도처에 존재하는 전쟁 속에서 ‘누구든지’ 살아남기를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합니다. 
전쟁문학의 기념비적인 걸작이라 불리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 입니다. 

전쟁의 또 다른 얼굴과 그 목소리를 들어보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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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이 책은 소설이 아닙니다. 하지만 어느 소설보다 강력하고 흡인력이 있습니다. 
남자의 목소리로만 전해지는 전쟁에 참여하고 살아남은 200명의 여자들, 
그러나 침묵을 강요당했던 그녀들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곳엔 영웅도, 허무맹랑한 무용담도 없으며, 다만 사람들, 때론 비인간적인 것들을 저지르고 때론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들만이 있다“(18쪽)

▫️비행기 조종사였던 한 여인,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죽어버린 여자의 몸
▫️전쟁이 끝난 뒤에 연인의 프로포즈를 받지만 전쟁의 상흔이 더 컸던 연인들의 눈물
▫️언제나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되다가…작가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말할 수 있었던 ”부인(여자)“의 전쟁 이야기
▫️독일군에게 포위당해서 늪지대에 몇주를 머리만 내놓고 숨어 있었던 여자 통신병이 결국 모두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아기를 물에 담글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 늪보다 더 깊은 슬픔…
▫️전쟁속에서 명예훈장과 메달들을 받았지만 집에서는 쫓겨날 수 밖에 없었던, 부모에게는 남자들과 전쟁터에서 4년을 지낸 부끄러운 딸들
▫️부상병을 구하기 위해 전장을 뛰어다니고, 비행을 하면서 ’용맹한 병사‘ 메달을 받은 어린 소녀들


그러나 그녀들의 목소리는 점차 작아졌고, 훈장은 숨겨야 했습니다. 그녀들의 승리는 평범한 여자의 삶과 맞바꾸며 살아가야 했습니다. 

전쟁은 여자들을 필요로 했지만, 전쟁이 끝난 평온한 세상은 여자들을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끔찍한 전쟁의 이야기만 하지 않습니다. 

전쟁 속에서도 피어난 사랑의 이야기도 여자들의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전선에서의 사랑은 일종의 금기였지만 그들은 연인들의 비밀을 지켜주었습니다. 

“우리 이야기는 꼭 안 써도 돼… 우리를 잊어버리지만 마… 당신과 내가 이렇게 서로 이야기를 나눴잖아. 같이 울었고. 그러니깐 헤어질 때 뒤돌아서서 우리를 봐줘. 우리들 집도. 낯선 사람처럼 한번만 돌아보지 말고 두 번은 돌아봐줘. 내 사람처럼. 다른 건 더 필요 없어. 뒤돌아봐주기만 하면 돼…“(462쪽)

⏺️ 이 책이 출판되기까지
“단단한 껍데기 속에 있던 사람이 그 껍데기를 깨고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순간, 자신의 내면으로 걸어들어가는 순간”(20쪽) 

이 책은 그 순간을 기록한 책입니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목소리 소설(작가는 소설-코러스)을 쓰는 작가로 불립니다.
그는 공통된 주제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 글들을 엮어가며 글을 씁니다. 인터뷰 기간만으로도 수년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자신은 커다란 귀가 되어 바로 그 순간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들으며,
 그들의 목소리를 “읽는다“고 말입니다. 

이 책은 꽤 오랫동안 작가의 책상 밖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출판사들이 전쟁이 지나치게 무섭게 묘사되거나, 사실적이거나, 공산당의 역할이 너무 없는 등 제대로 된 전쟁이 아니라는 이유로 출판을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비오는 날, 죽은 병사들의 얼굴이 꼭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그들의 목소리를 지울 수가 없었기에 그 시간을 지리하게 견뎌냅니다. 

다행히 그녀가 전하려는 목소리는 다른 이들의 목소리가 보태지면서 출간되었습니다. 
1985년. 벨라루스와 러시아에서 말입니다. 

⏺️ 총평 
이 책은 너무나도 많은 상흔과 눈물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슬픔이 쩍쩍 달라붙는 듯 합니다. 

내가 알던 전쟁, 특히 전쟁 속의 여성을 새롭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것도 너무나도 솔직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말입니다. 
작가의 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그 필력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솔직히 질투가 나기도 합니다. 어떻게 이 문장으로 그녀들의 목소리를 재연했을까. 

읽는 내내, “오랫동안 자신 안에 생명을 품고 낳아 기르는 여성에게 전쟁이 얼마나 혐오스러운 것인지“를 들으면서 전쟁의 또 다른 얼굴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마 들리지 않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아연실색하여 아무말 하지 못하는 이들, 
고통보다 더 큰 강압에 의해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이들,
어쩌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우리의 귀가 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쉿, 잠시 말하기를 멈추고 들어보세요. 

저 소리없는 아우성들을…

📚더 읽기를 원하신다면
목소리 소설을 더 읽어 보고 싶다면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또 다른 책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슬프고 처참한 책입니다. 
핵의 위험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이 꼭 읽어 봐야하는 책이라고 감히 자신합니다. 

🌸 덧붙이자면
그런데 말입니다. 놀라운 것이 있습니다. 
미치도록 슬픈 그녀들의 목소리를 덮고 나면 세상이 아름다워보입니다. 

👩🏻‍💻 매달 3일, 글쓴이 BooK_here
저는 “함께 읽고 쓰는 일”을 좋아합니다. 함께 할 때,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지금도 현장(책:곳)에서 다양한 세대와 책을 읽고, 쓰면서 마음을 나누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과 좋은 책을 읽으면서 성장하였고, 앞으로도 그러하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인스타그램_ https://instagram.com/book__here?igshid=YmMyMTA2M2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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