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욘더>를 읽고 _ by 읽고 쓰는 소시민

인간이 자유의지로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2023.05.18 | 조회 4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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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인을 위해, 책을 요약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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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내가 죽기 전에 남긴 말

"(이후)는 죽음이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이면 좋겠어."

"희미한 영혼이라도 남아 있으면 ..... 그게 당신(김 홀)을 그리워할까 봐."

인터뷰어 김홀의 아내 차이후가 암으로 죽기 전 했던 말입니다.

저는 부제에 적은 문제의식을 여기에서 찾았습니다. 

 

줄거리를 찾아가다 마지막에 이르러 다시 찾아보게 되는 구절이었습니다.

 

2. 줄거리

 

세상은 이후의 죽음 이후에도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마저도 같은 것을 보고 있지 않습니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허공을 바라보거나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립니다. 거리를 공유하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각자의 공간에 들어가 있는 그들. 가상공간이 보편화된 세상이 소설 속 배경입니다.

 

한동안 폐인처럼 살고 있던 김홀에게 메일 한 통이 도착합니다. 스팸 메일인 줄 알고 열었던 메일의 발신인은 이후. 누군가 악질적인 장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다 김홀은 옛기억을 소환합니다. 이후가 죽기 전에 자신의 메모리를 누군가에 건냈던 것이 떠오릅니다. 이후가 혼자 남을 김 홀을 위해 미리 준비한 것일까요?

 

그녀의 아바타를 봅니다. 믿기지가 않습니다. 이후는 분명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를 원했는데. 그런데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것은 뭐지? 김홀은 부정합니다. 그리고 황급히 이후의 아바타가 있는 자리를 떠납니다.

김홀이 떠나고 홀로 남은 이후의 아바타의 상태는 어딘가 이상합니다. 그 자리에 붙박힌 듯 꼼짝하지 않습니다.

 

김홀이 그날 이후 이후의 아바타를 다시 찾은 것은 김홀과 같은 같은 처지(잃은 가족의 아바타와 소통하는 모임)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아바타와 관련된 조언을 들은 후입니다.

'당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바타는 당신이 그리워하는 그 사람을 닮아갈수 있다'는 것. 모든 건 그걸 대하는 사람의 태도에 달려 있고, 믿음을 갖고 대하면 프로그램 이상이 된다는 것이 모임에 있는 사람들이 김홀에게 들려준 이야기의 요지입니다.

 

이후 마음을 연 김홀은 아바타와 함께 있을 때 생전의 그녀(이후)를 떠올립니다. 그러다 이후가 새로운 기억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들은 생전에 강아지를 키운 적이 없었으나, 이후는 김홀이 자신을 보러오지 않는 동안 강아지를 돌보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아바타가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간다고? 김홀은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혼란스러운 김 홀의 상황과 별개로 갑작스럽게 급증한 자살이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됩니다.

그리고 자살자의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그들은 아바타가 살고 있는 공간인 '욘더'로 초대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현생에서 정해진 공간에서 아바타를 만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초대받은 사람이 아바타가 있는 가상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 도무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자살이라는 형태로 가능해진 것입니다.

김 홀과 가까이 지내던 아이도 스스로 죽음을 택하기 전에 초대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왜? 이후는 김홀에게 초대장을 보내지 않을까요?

 

의문을 품던 김홀은 '욘더'에 들어가기로 결심합니다. 수소문 끝에 수문장이라 할 수 있는 여인을 가까스로 만나고 주의사항을 들은 후 결국 그것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이후를 만납니다.

욘더라는 공간에서 김홀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후만이 아니었습니다. 생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그들의 아이가 존재합니다.

시간의 흐름조차 비껴간 듯한 그곳에서의 생활. 지상낙원이라 할 수 있는 그곳에서 생활하던 이후의 얼굴이 침울해보입니다. 그런 표정이 가능한 것일까요? 이곳은 천국인데.

 

이후가 김홀로서는 예상치 못했던 말을 꺼냅니다.

아이, 아이가 자라지 않아.”

김홀은 이후를 달래봅니다. 그러다 잠이 들었습니다. 일어나보니 이후가 보이지 않습니다.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네요. 혼란스러워집니다. 이곳에도 물론 병원은 있겠지만 이후가 아픈 이유가 무엇이지?

 

그제서야 김홀은 다시 생각합니다.

이후가 나에게 초대장을 보내지 않은 이유가 뭘까?”

 

3. 읽고나서 

 

뜻밖에도 이 소설은 삶과 죽음, 불멸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생전의 그 혹은 그녀를 최대한 비슷하게 복원해낼수록 혼란은 더 가중됩니다.

과연 그 혹은 그녀가 원했을까? 이렇게라도 살게 될 것이라 예상한 것일까?

아내의 유언대로 그냥 잊어주는 것이 의지를 존중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욘더에 복원된 아내가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니다. 

영원... 유한한 삶이 있기에 지금을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지 않을까요? 끝이 있기에 소중한 것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2011년에 초판이 발행되고 2022년에 개정판이 나왔어요. 개정판이지만 책의 내용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대를 앞서갔어요.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소설의 끝에서 김홀과 이후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이후가 생전에 그에게 했던 말에 힌트가 있습니다.

 

4. 글쓴이 소개

매달 18일, 읽고 쓰는 소시민

스무살에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이후로 한동안 일본소설에 빠져들었다가 점차 가리지 않고 읽기 시작했다. 한때 독서량에 집착하여 읽은 책의 권수에 가치를 두었으나, 점차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에 관심을 두는 중이다. 세상은 넓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은 많다. 그 많은 책 중에서 가끔 발견하는 혼자 읽기 아까운 책들을 소개하고 싶다. 내 개인의 취향이 대중의 취향과 맞아들어갔을 때 희열을 느낀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su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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