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드런 액트 (이언 매큐언) _ 읽고 쓰는 소시민

어떤 선택이 가져온 결과

2023.10.25 | 조회 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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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인을 위해, 책을 요약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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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처음 접했던 날의 인상 

 

2015년 봄. 처음 읽었을 때는 감흥이 일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해 보였는지도 모른다. 

다루고 있는 재판의 결과는 응당 그래야 하는 것이었다. 종교의 자유? 중요하지. 그런데 그 모든 기본권의 전제가 되는 것은 생명권 아닌가? 너무 당연한 것이라 굳이 명시적으로 기재하지도 않은 기본권 중의 기본권. 답은 정해져 있었다.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가 법정 외에서 중요 참고인을 양쪽 당사자나 대리인이 없는 자리에서 만난다는 것도 수긍할 수 없는 설정이었다. 받아들여지지는 않겠지만 법관 기피신청할 사안이다.

 

2. 재독 후에 보이는 것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 안보이던 게 보인다.

부적절해보이던 피오나 판사의 개별 면담은 결론을 내리는 데 충분한 참고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애덤은 수혈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의견을 말해보라는 질문에 애덤의 아버지와 동일하게 답변한다. 학습에 의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지식. 의심을 해 본 적이 없는 자의 답변.

피오나는 일탈에 가까운 충동에 의해 법정을 벗어나서 병원으로 가는 도중에 벌써 후회하지만 결과적으로 애덤과의 만남은 옳은(?) 판결을 내릴 수 있었다.

한가지 간과한 것은 피오나와 애덤의 만남이 법대와 격식을 갖춘 복장이 상징하는 판사의 권위가 작동하지 않는 병원에서 이루어졌다는 것.

법정에서 사건의 당사자로 만났다면, 절차의 일부로 작용하는 증인이 되어 증인석에 섰다면 아마도 애덤은 피오나를 후에 그가 했던 방식으로 따라오지 않았을 것이다. 피오나가 애덤에게 허락한“마이 레이디”라는 호칭이 주는 분위기 역시 여자와 남자로서의 여지를 주었을른지 모른다.

 

애덤은 17세 9개월. 고작 3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그는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미성년에서 불합리하고 스스로를 해할지도 모를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성년이 되어버렸다.

고작 3개월. 그는 이제 의심하기 시작하고 그 전에는 스스로 결정한다 여겼던 것들을 누군가가 대신 결정해주기를 원하게 되어버렸다.

 

피오나. 59세 판사. 한정된 인맥으로 둘러싼 성벽에 갇힌 여성. 본인이 하는 일이 판단을 내려주는 일임에도 정작 남편과의 분쟁에서는 회피하려고만 한다. 법정에서 그녀는 적절한 소송지휘를 통해 재판을 진행하고 양쪽 모두 수긍할 만한 결론을 내린다. 법정과 법정 밖의 괴리.

애덤과의 만남 이후 그녀는 혼란에 빠진다. 법정 밖에서는 그녀의 권위가 작동하지 않는다.

애덤은 알았던 것 같다. 판사가 법정을 떠나 자신을 만나러 온 행위가 통상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피오나는 자신을 찾아온 애덤에게 묻는다. 원하는 것이 뭐냐고.

애덤은 같은 질문을 피오나에게 던진다. 그러는 당신은 나에게 뭘 원했냐고.

피오나는 끝내 입을 열지 않는다. 

애덤의 병은 재발하고 이번에는 ....을 택한다. 

 

피오나는 전과 같은 명확한 판결을 내릴 수 있을까?

판결의 대상은 사건인가, 사람인가?

판결선고 이후에도 삶은 계속된다.

 

by 읽고 쓰는 소시민

소시민의 시각에서 글을 씁니다. 대중의 관점과 일치하는 글을 쓸 때 희열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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