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 와서 첨으로 머리를 감으려고 물을 적시고 샴푸를 묻혀 거품을 냈는데, 욕조 바닥에 보라색 물이 조금씩 떨어졌다. 에잉? 한국에서는 샴푸만 했을 때 보라색 물이 나온 적이 없는데 무슨 일이지? 이곳의 샴푸나 물 때문인 듯했는데, 샴푸 성분이 달라봤자 뭐 얼마나 다르겠지 싶으니 석회수가 섞인 물 탓이 아닐까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
내가 보라색 머리를 하기 위해 탈색을 감행한 것은 올해가 세 번째이다. 작년에 문득 일상이 지겨워서 탈색이나 해볼까, 하고 미용실로 향했다. 꽤나 충동적으로 정한 거라 미용실에 도착할 때까지도 무슨 색으로 염색을 할지 정하지도 못 했다. 실은 미용실 문 앞에 도착하기 전까진 초록색으로 해야지- 라고 생각했다. 한데 자리에 앉자 마자 보라색으로 가자! 하는 마음이 확 올라와서 보라색으로 결정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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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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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꾼 책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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