챙겨온 책을 다 읽지 못했고 하려던 일은 반도 못했지만 결국 집으로 돌아갈 날이 찾아왔다. 지금 프라하는 오후 8시 반. 반려인은 슬슬 짐을 싸기 시작했다. 맥주 한 캔을 사서 조금씩 나누어 마신 후다. 체코의 맥주 소비량이 세계 1위라더니, 마트 맥주가 생맥주처럼 신선하고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꼭 여행 마지막쯤이 되면 날씨가 좋아지는데 오늘 해가 질 무렵에도 그랬다. 불타바 강 건너 저 멀리에 있는 프라하 성이 전에 없이 선명하게 보였다. 핑크빛으로 물든 하늘도 잠깐이지만 프라하 시내를 감쌌다. 잘 지내고 간다고 속으로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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