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프런에서 개인과 조직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기(개발자 취업, 이직, 역량향상, 팀 리딩)이라는 주제로 1월부터 멘토링을 시작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시작했는지는 이 글을 참고해주세요. 커리어에 고민이 있는 여러 엔지니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작년 초 XL8에 프론트엔드 팀 리드로 합류한 이래로 모든 팀원과 1-2주에 한번씩, 30분의 1:1을 하고 있습니다.
1:1은 팀 리드가 효과적인 팀 운영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행위입니다. 모든 변화는 구성원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데 1:1이 그러한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최선의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1:1의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구성원 개개인이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겠지만, 점진적으로 도입하면서 1:1 자체를 취약성을 드러내는 훈련으로 삼는 것도 가능합니다. 1:1이 잘 작동하면 개별 구성원의 목소리를 들으며 인지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구성원의 동기부여 수준과 리텐션도 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XL8 프론트엔드 팀 안에 1:1이라는 제도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팀원들도 있었고, 저도 팀원들도 대부분 이 회사에 새로 합류한 상황이라 적응하기에 바빠 1:1도 간소화했었습니다. 그러다가 2022년 하반기 퍼포먼스 리뷰가 있었는데, 팀원들이 퍼포먼스 리뷰의 키워드(기술적 도전, 팀 기여, 리더십 등)들을 셀프 작성하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셀프 리뷰를 더 잘 하기 위한 기록으로도 만들 겸, 팀원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리더십을 부탁드릴 겸 해서 새해부터 사용할 1:1 포맷을 업데이트했습니다. 마침 AC2 디스코드 내에서 관련된 훌륭한 대화가 있어서 참고하기 좋았습니다. 여기에 스타트업 멘토링 커리큘럼에서 읽은 1:1에 대한 좋은 내용도 섞고, 탁월한 엔지니어의 5가지 주요 역량도 섞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팀원들에게 새 포맷을 공유하면서 최종 수정을 거쳐 앞으로 아래와 같이 진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개인 목표 점검은 원래도 했던 거지만 기존에 10점 만점으로 컨디션 확인만 하던 수준의 “체크인”이 질문 5개가 더해지면서 크게 변했습니다(참고로 이 질문은 팀원만 답변하는 게 아니라 저도 답변합니다). 효과적인 30분을 위해 이 질문들을 1:1 시작 전에 미리 답변해놓고 만나려고 하는데, 점수야 어떻게든 매겨보겠지만 이유까지 적는 건 부담될 수 있으니 이유는 쓸 수 있으면 쓰고 나머지는 1:1 안에서 함께 채우기로 했습니다. 당분간 시험해보고 효과를 검토하면서 계속 고쳐나갈 생각입니다.
(1주일간 실행하면서 수정한 버전입니다)
오늘을 포함해 지난 한 주간을 돌아보면서 다음 영역에서의 만족도(5점 만점) 및 그 이유를 간단히 적어주세요.
- 업무: 계획했던 업무들을 얼마나 잘 진행했는가? (e.g., 마감일은 지켰는지, 퀄리티는 어떤지)
- 역량: (업무와 직접적 관계가 없더라도) 역량 성장을 위한 학습이 얼마나 만족스럽게 이루어졌는가? (e.g., 기술적 도전과제 해결, 신기술에 시험해보고 익숙해짐, 커뮤니케이션이 더 능숙해짐, 이니셔티브를 리드함, 우선순위를 잘 파악하여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함)
- 팀 기여: 개인적 성과를 넘어서 팀 성과 및 생산성 등에 대한 본인의 기여가 얼마나 만족스럽게 이루어졌는가? (e.g., 팀 안에서의 비효율을 발견하여 개선 제안, 동료의 효과적 의사결정을 도움)
- 방향성: XL8이, 프론트엔드 팀이 어떤 큰 목표와 일치된 방향으로 일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납득하는가? 최근 본인의 업무가 그 방향과 만족스럽게 얼라인되어 있는가?
- 협업: 위 모든 과정에서 ([매니저 이름]을 포함한) 동료들과의 인터랙션 및 협업이 얼마나 만족스러웠는가?
- 웰빙: 요즘 육체적, 정신적 컨디션을 비롯해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어떤가?
위에서 3점 미만인 항목을 3점으로, 3-4점을 5점으로 올리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요? [매니저 이름]이, 팀이, 회사가 어떤 걸 도와드릴 수 있을까요?
개인 목표 (위 상태 체크와 겹칠 수 있음)
- 상반기 개인 목표:
- 목표한 바에 얼마나 가까워지고 있는가(🟢 / 🟡 / 🔴):
- 지난 1:1 이후로 상반기 개인 목표를 위해 수행했던 긍정적 시도와 성과
그 외 다루고 싶은 주제(함께 의사결정하고 싶은 것, [매니저 이름]에게 피드백 등)
회고
아래는 1월 첫주차에 이 포맷으로 다섯 분과 1:1을 해본 후기입니다.
- 김창준님이 여기에 대해서 ‘대개 질문을 뭐로 해야 하느냐에만 집중하는데,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게 질문 이후 나의 액션(상대의 대답에 대한 반응을 잘 해준다거나)이다. 질문 던지고, 과녘에 맞았는지 확인하지 않는 실수에 빠지기 쉽다’는 코멘트를 주셨고, 저도 공감했습니다. 답변하고 끝이 아니라 거기에 대해 대화 나누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 만족도(5점 만점, 3점이 기대 수준 충족) → 원래 들어있던 “3점이 기대 수준 충족”이라는 말을 뺐습니다. 사실 기대 수준 충족만 해도 잘 한 건데, 아래 “3-4점을 5점으로 올리려면” 질문도 그렇고 더 높은 기준치를 계속 강요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제가 매니징하는 팀원들뿐 아니라 저의 매니저(CTO, CEO)와도 똑같이 해봤는데 덕분에 그 분들의 일상 및 업무, 고민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첫번째 질문을 미리 작성하는 데 개인당 최소 3-5분 정도는 들어가기 때문에 확실히 미리 조금이라도 작성해오는 게 좋더군요.
- 첫번째 질문의 답변에 대해 함께 훑으며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본인 스스로 회고도 되고,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고받는(e.g., 팀원은 2점을 줬는데 그 항목에 대해 나는 아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일기 같은 습관과 마찬가지로) 상황이 좋을 때보다는 안좋을 때, 상황 인식 및 해결에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할 것 같습니다.
- 첫 질문에 많은 시간을 쓰다 보니, (연초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업무 및 목표 위주로 대화하게 되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본래 1:1에서 개인적인 대화도 많이 했었고 그게 초반 라포 형성에 도움이 되었었죠. 현재는 제가 1:1 하는 모든 대상과의 라포가 잘 형성된 상태라서 괜찮았지만, 새로운 팀원이 들어온다면 그분과 할 때는 훨씬 조심스럽게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조금 더 익숙해지면 첫 질문만으로도 좋은 라포와 신뢰를 형성할 수 있겠지만, 새로운 분은 이 템플릿의 의미보다는 형식에 집중할(압도당할) 테니까요.
- 회고하게 되는 건 좋은데 매주 이렇게 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느껴진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몇 번 더 해보면서 각자 어떻게 느끼는지 관찰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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