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비가 많이 내렸던 한 주가 지나고, 지난 한 주는 정-말 더웠어요. 그런데 이번 주도 덥구요.. 다들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물 많이 마시면서 이 더위를 함께 잘 보내보자구요..화이팅! (흐엉.. 살아 남아 보자구요.)
저는 이제 정말 논문 마감이 코 앞이에요!!! 내일이면 끝이죠~~~ 두 달에 논문 두 편이라니. 그마저도 이번달 논문은 아예 아이디어부터 새로 잡았어야 해서 정말 어려웠어요. 그리고 한글로는 논문을 읽어본 적도 없던 사람의 한글 논문이라, 잘 쓴 건지도 모르겠어요. 얼마나 어른스러운(?) 현학적인(?) 말투를 써야하는지 어렵더라구요. 영어로 처음 논문 쓸 때 다른 논문들을 계속 들여다보았던 기억이 다시 나더라구요.
7월은 이렇게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네요. 구독자님의 7월은 어떤 시간이었나요?
뿔이 났던 날
저는 아마, 올해중엔 가장 예민한 한 달을 보낸 것 같아요. 스스로도 날이 섰다는 게 느껴져서 조금 당황스러웠던 날도 있어요. 그래서 실수할까 스레드도 잠깐 줄여보고, 사람들과의 연락도 조금 속도를 늦춰보기도 했어요.
그렇게 날카로웠던 시기라 그랬을까요.
엄마랑 이야기를 하다 엄마가
다들 그렇게 살아.
라고 하셨는데, 거기서 뿔이 올라와버렸어요.
왜? 나는 그 말이 싫어. 다들 그렇게 산다고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
뾰족하게 대답을 하고는 아차 싶었지만, 말은 한 번 뱉으면 다시 주워담을 수가 없죠. 그래서 그렇게 뾰족하게 내뱉은 말이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그래서 곰곰이 왜 그 말을 오래 곱씹었어요. 왜, 그 말이 그렇게 싫었을까?
1. 대화를 끝내버리는 말이라는 게 싫었어요.
사실 최근에 이 말을 몇 번 들었어요.
미국에서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시간을 보내고 와 한국에서 새로 적응하면서, 조금씩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의문들이 생겼어요. ‘왜 내 나이에 따라 내 옷이 달라져야해?’부터 시작해서, 일하는 방식, 돈을 버는 방법 등등.. 의문이 생기면 또 입 밖으로 내는 스타일이라 “왜?”라는 질문을 참 많이 던져요.
그러면 “다들 그렇게 살아”라는 답을 종종 들어요. 근데 그러면,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갈 수 없거든요.. 그 말이 꼭 ‘다들 그렇게 사니 순응하고 살아’라는 말처럼 들려서 말을 이어가고자하는 의지가 파사삭- 식어요. 어쩌면, 상대방은 그러기를 바라고 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요.
‘모두가 그렇게 하니 그 고민을 더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에는 허점이 많다고 느껴졌어요. (제가 사회과학을 하는 사람이라 그럴까요, 아니면 수학 공부를 오래해서 논리의 빈틈이 있으면 정답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일까요? 어쩌면 둘 다 일수도 있지만..) 다수가 고르는 답이 모두 정답은 아닌 사례는 많으니까요. 수능에도 오답을 선택한 비율이 정답률보다 높은 케이스가 얼마나 많은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그렇게 산다’는 말은 아마 다수에 속하는 것으로부터 오는 안정감 때문이겠죠? 크게 튀지 않고, 다수에 함께 흘러가는 삶. 거기에서 오는 안정감이 있으니 엄마도 다른 친구들도 제게 그렇게 말을 했을거예요.
거기에 더해 어쩌면 제 의문이 그들에게는 자신의 삶에 대한 공격처럼 들렸을 수도 있어서 반사적으로 나타난 방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엄마도 친구들도 저보다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오래했고, 훨씬 더 다수의 삶에 익숙할테니까요. 그렇게 생각해도, 대화가 끊긴 건 조금 속상하고 아쉬웠달까요.
2. 저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던 거겠죠?
그렇게 '다 그렇게 산다'는 말에 뿔 난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아마 ‘그렇게’였던 그 방식이 제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일거에요.
사실, 이 말에 뿔이 난다는 거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게 실례가 아닌가 생각도 들었어요.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하고 다르다고 생각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다른 사람하고는 다르게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오만한걸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그런데 다른 사람의 삶을 부정하는 건 아니고, 그냥 제가 그 삶을 원하는 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 나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고 싶어.’
라는 마음이 있었으니 누구나 비슷하게 살아간다는, 다들 그렇게 산다는 그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3. 하지만…제일 깊은 속마음은 ‘내가 다르게 살 용기가 있나?’라는 두려운 마음이었던 거 같아요.
현실에 그냥 순응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하게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고민만 하는 것 같은 제가 스스로가 답답한 감정이, 이렇게 아무 결정도 하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버리는 게 아닐까 두려운 감정이 제 마음 속에 있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편지도 쓰고, 스레드도 열심히 하고, 연구 일도 하고.. 무언가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디로 향하는지, 어디로 향하고 싶은지 모르겠는 게 문득 문득 두렵기도 불안하기도 해요.
그래서 그 마음을 건드리는 말이었기에, 뾰족해진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해결책은 어디에…
제가 그 말에 뾰족해 진 원인은 어느 정도 찾았는데,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할까요?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안 떠올라요. (그럼 뾰족한 제가 또 나타나서 ‘정말 괜찮냐?😈’ 라고 묻지만요.)
아무래도 지금 정말 마음에 여유가 없는 모양이에요.
'다들 그렇게 살아'라는 말에 이렇게 반응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결국 이건 제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 생기는 불안감이 아닐까 싶어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방식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저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이 더 큰 것 같거든요.
마음에 잔잔한 위로를 드리고 싶어 쓰는 편지인데... 어쩐지 오늘은 제가 하소연을 구독자님께 늘어놓았네요..?
저도 인간이라, 이렇게 쳐지는 때가 있거든요.
제게 해주실 위로의 한마디가 있으시다면, 이번엔 제가 위로를 좀 받아보아도 괜찮을까요?
💡 오늘의 작은 실천
혹시 구독자님도 비슷하게 예민해진 말들이 있으신가요?
누군가의 말에 예상보다 크게 반응했던 순간이 있다면, 이렇게 물어보세요:
- "나는 왜 그 말에 그렇게 반응했을까?"
- "그 반응 속에는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이라는 신호가 숨어있을까?"
- "지금 내 마음이 나에게 무엇을 말해주려고 하는 걸까?"
우리는 다음주에 또 만나요! 다음 주엔 다시 따뜻한 레터를 들고 오도록 할게요🫡
당신을 응원하며,
지혜
😊 언제나 여러분들의 피드백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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