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3월의 첫 주, 잘 보내셨나요? 저는 오랜만에 새벽 1-2시까지 일을 하면서 보냈어요. ‘역시 일은 만병의 근원…’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3월 첫 한 주를 바쁘게 보냈습니다.
급한 일을 마무리하니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지 모르겠지만, 하루는 아침에 일어났는데 주변 사람들이 소소하게 저를 챙겨주었던 것들이 생각나더라구요. '다음에 제주도오면 여기 너랑 가려고 저장해뒀어!' 이런 소소한 연락들이요. 그러면서 새삼 “나 되게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깨달음과 함께 하루를 조금 따뜻하게 시작하니 하루 종일 기분이 아주 좋더라구요.
여러분들도 주변 사람들의 소소한 애정들을 돌아보며 행복한 한 주를 보내시길 바라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제가 좀 T력을 발휘해보려고해요. 사실, 스레드에서 만난 분들은 제가 되게 따뜻한 사람인 줄 알지만, 실제로 아는 사람들 중 반은 저를 T, 반은 F라고 생각할 정도로 저는 T와 F가 반반 섞인 사람이랍니다. (동생들은 제가 F라는 것을 여전히 믿지 않아요.)
오늘은 작년에 제가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들었던 질문 중에 하나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해요. (정말 대답하고 싶었는데, 다른 박사님들이 대답을 잘 해주셔서 기회가 오지 않았거든요. 웃음.)
질문은 이런 내용이었어요.
이런 고민, 구독자님도 해보셨나요?
이런 감정을 우리가 임파스터 신드롬 (가면 증후군) 이라고 말을 많이 하죠. 학계에서는 정말 흔한 고민이에요. 박사과정에서 만난 교수님들도 이런 감정들을 느끼시더라구요. 대학원생인 우리만 느끼는 게 아니라니, 한편으로는 다행이지 않나요?
저도 박사과정 내내 이런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팀 프로젝트를 하는데, 옆에 있는 Academic brother과 Academic twin은 어쩜 그렇게 자기 생각을 잘 말하는지. 듣고만 있는 제가 스스로를 ‘꿔다 놓은 보릿자루’같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다 지난 이야기라 웃을 수 있지만, 그 때는 저도 참 힘들었던 기억이에요.
그래서 이런 고민에 정말 많이 공감이 됐어요. 물론, 지금도 제가 완벽한 해결책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 고민을 듣고 제가 들었던 두 가지 생각을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어요.
첫 번째, 여러분이 스스로를 믿기 어렵다면, 여러분을 선택한 사람들을 믿어보세요.
여러분을 그 대학원에 혹은 그 연구실에 뽑은 교수님이나 심사위원들은 수많은 지원서를 검토한 끝에 여러분을 선택했어요. 여태까지 그 분들이 얼마나 많은 서류와 지원자들을 봤을까요? 여러분이 그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충분한 자격을 증명하는 거예요. 만약 평가가 정량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면, 여러분은 당시 다른 지원자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의미이고, 정성적인 심사가 포함됐다면, 여러분이 가진 가능성과 자질이 그만큼 뛰어났기 때문에 선택된 거예요. 그러니 적어도 "나는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라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여러분이 여러분의 자격을 의심하면, 여러분을 뽑아준 교수님의 안목도 의심하는 거라구요.
내 눈에는 다른 사람들의 강점만이 보이겠지만, 나를 뽑아준 사람은 나의 강점과 잠재력을 분명히 본 거예요. 그리고 당연하게도 사람마다 강점들은 다르겠죠. 그래서 어쩌면 여러분은 여러분의 부족한 점만 보일지도 모르겠어요. 원래,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여러분이 그 자리에 있는 이유가 근거가 있으니- 스스로를 너무 작게 보지 않았으면해요.
두 번째, 주변에 뛰어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나쁜 일이 아닐 수도 있어요.
이런 고민이 자꾸 든다면, "나는 이 연구실에서 제일 잘해야 해."라는 압박감을 스스로에게 주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떤가요? 만약 내가 이곳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라면 어쩌면 오히려 그게 내가 지금 있는 자리가 맞는 자리인가 고민해야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뭐가 더 좋은 건지는 주관적인 해석의 문제지만,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는 사람인데 지금 현재의 자리에 있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물론, 그 자리에서 성장해서 가장 잘하게 된 것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요.. 그렇다면 그 자리에서 다른 분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또 성장할 기회가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
저는 오히려 주변에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건 여러분이 많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는 증거라고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 내 곁에서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것이 곧 나의 성장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그게 후배면, 나보다 나이가 어리면 어떤가요?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는 옛 고사성어가 괜히 있는 말은 아닐거에요. 저도 물론, 큰 딸로 자라 동생들에게 후배들에게 늘 멋있는 언니, 누나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 여러분의 감정은 이해하지만, 짧은 시간을 살다보니 나이와 상관없이 후배들에게도 나이가 더 어린 분들에게도 정말 배울 게 많더라구요!
내가 그렇게 배우는 자세를 취하려고 하면, 후배들이 동생들이 나를 얕볼까봐 걱정이 되나요? 혹시라도 그런 후배들이 있다면 그건 여러분이 아니라 그 사람이 부족한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에겐 소중한 여러분들의 소중한 마음도 시간도 아까우니 미련 갖지 말자구요.
그러니 혹시라도 연구실에서 자신이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한 날이 온다면, 오히려 “이곳에서 내가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오늘의 작은 실천
1. 자기 대화 바꾸기
- "나는 부족해"라는 생각이 들 때, "나는 아직 배우는 과정에 있다"로 바꿔 생각해보세요. 하루 동안 이런 생각의 전환을 의식적으로 연습해보세요.
2. 성취 일기 작성하기
-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작은 성취 3가지를 기록해보세요. "연구실 미팅에서 질문했다", "어려운 논문 한 페이지 읽었다" 같은 작은 것들도 포함해요.
3. 긍정적 피드백 모으기
- 지금까지 받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떠올려 작은 노트나 휴대폰에 기록해두세요. 자신감이 떨어질 때 이 기록을 살펴보면 객관적인 시각을 얻는 데 도움이 돼요. 저는 지도교수님이 저를 믿어주셨던 해주신 말씀을 가끔씩 들여다봐요.
오늘은 고민을 함께 나누어봤는데,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고민이 있으시다면 제가 열심히 생각해보고 자문도 구해올테니, 고민을 나누어주세요 🫶
😊 함께 나눠요!
이 뉴스레터가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요. 지금 느끼고 있는 고민이나 걱정, 또는 당신을 위로했던 경험이 있다면 저와 나눠주세요. 익명으로 공유해주신 이야기는 다음 뉴스레터에서 소개하며,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답장을 기다릴게요.
이번 한 주도, 스스로를 믿어주면서 작은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우리는 다음 주에 만나요!
그때까지, 당신의 하루가 조금 더 가벼워지길 바랄게요.
당신을 응원하며,
지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