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오늘은 ‘부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사실 저는 누군가에게 질문을 하거나 부탁을 하는 것이 참 어려웠어요. ‘저 사람이 너무 바쁜데 내가 괜히 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주저하다가 결국 입을 열지 못한 적이 많았거든요.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있나요?
잡마켓을 한참 준비하던 어느 날, 제가 지도교수님에게 첨삭을 부탁해야하는 일이 있었어요.
당시에 지도교수님은 어머님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셔서 장례를 치르고 오셨어요. 교수님이 일에 복귀를 하고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되었던 거 같아요. 교수님이 힘든 시간을 보낼 것 같아서 제가 머뭇거리자, 지도교수님 아내이자 저의 졸업논문 커미티였던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사람이 바쁜지 아닌지를 네가 어떻게 알아? 그냥 물어봐. 안되면 안된다고 하겠지. 네가 섣불리 추측해서 결정을 내려버리는 건, 그 사람의 결정권을 네가 빼앗는 거야."
이 말을 듣고 한동안 멍해졌어요. 저는 상대를 배려한다고 생각하며 고민하고 머뭇거렸는데, 사실은 그 사람의 판단할 권리를 내가 빼앗고 있었던 거더라구요. 좀, 신선한 관점의 전환이었어요. 내가 아무리 그 사람의 상황과 입장을 헤아려보려고 하더라도 나는 결국 그 사람이 아니니 그 상황을, 내 부탁의 무게가 그 사람에게 어떻게 느껴지는 지 알 수 없더라구요. 게다가 내가 상대의 사정을 다 알 수 없는데, 미리 단정 짓고 질문조차 하지 않는 건 결국 나에게도 손해였어요. 지난 주에 이야기한 것처럼, 제가 제 성장을 가로막는 것 중의 하나였어요.
거절 당한다는 것
사실 저는 ‘거절당하는 것’이 무서웠어요. 요청을 거절당하면 마치 내가 거절당하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거절은 단순히 그 사람이 ‘지금’ ‘그 부탁’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일 뿐, 나와의 관계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그런데도 저는 그 가능성이 두려워서 아예 요청 자체를 하지 않으려 했던 거죠. 그 사람이 거절을 하더라도 그 사람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최선의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더라구요. 괜시리 상대방의 부탁에 대한 거절을 ‘나’에 대한 거절로 받아들여 아프지 않아도 될 상처를 받지 않도록 노력했어요.
그렇게 지내다보니 상황이 바뀌면 또 그 사람이 내게 부탁을 하기도하고, 내가 한 부탁을 다음번에는 흔쾌히 들어주기도 하더라구요. 그러한 과정이 '부탁에 대한 거절'과 '나와의 관계에 대한 거절'을 분리하는 연습이 되었어요. 관계는 한 순간의 요청이나 거절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쌓아가는 과정이라는 걸 점점 깨닫게 되더라구요.
이런 패턴을 깨닫고 나서, 저는 작은 연습을 시작했어요. 믿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아주 사소한 부탁을 해보는 것부터요. 예를 들면, “이 문장 좀 봐줄 수 있어?” 같은 간단한 요청들요. 그러면서 깨달았어요. 내가 정말 필요하다 생각하는 부탁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보다 흔쾌히 도와주고, 거절할 때도 부드럽게 사정을 이야기해 준다는 걸요.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부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관계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걸요. 작은 부탁을 계기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예상치 못한 공감과 연결이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부탁을 통해 상대방의 배려를 경험하고, 다음번에는 또 내가 그 배려를 갚을 기회가 오더라구요. 그렇게 주고받다 보면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되고, 오히려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하기도 해요. 그렇게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더 단단한 관계로 나아가게 되는 경우들도 많더라구요.
만약 여러분도 저처럼 ‘부탁하는 것’이 어려웠다면, 오늘 작은 시도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주 사소한 것부터 말이에요. 예를 들면, 같은 연구실 동료에게 "내 논문 초록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알려줄래?"라고 물어보는 것부터요.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나를 멈춰 세우지 않도록, 우리의 가능성을 스스로 막지 않도록, 조금씩 용기를 내보아요. 우리의 성장을 위해!
💡 오늘의 작은 실천
1. 지금 망설이고 있는 요청이 있다면 적어보세요.
2. 그 요청이 정말 상대에게 부담이 되는 일인지, 아니면 내가 혼자 걱정하는 것인지 돌아보세요.
3. 아주 작은 부탁 하나를 정해, 실천해보세요. (예: “이 자료 피드백 줄 수 있어?”라고 요청해보기)
4. 요청한 후, 상대가 거절했을 수도 혹은 흔쾌히 도와줬을 수도 있어요. 상대의 반응을 살펴보고 스스로의 감정을 기록해보세요.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부탁하는 용기, 함께 길러봐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어떤가요? 부탁하는 걸 망설이며, 혼자 고민하고 있진 않나요?
오늘부터는 조금 더 용기 내어, 가벼운 마음으로 부탁하는 연습을 해보면 좋겠어요. 때로는 예상보다 더 좋은 결과가 돌아올지도 몰라요.
😊 함께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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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 당신의 하루가 조금 더 가벼워지길 바랄게요.
당신을 응원하며,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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