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하고 쉬어야지… 그런데 끝이 없죠?

언제쯤 쉬어도 괜찮을까요?

2025.09.24 | 조회 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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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편지

대학원생들을 위한 마음챙김의 공간, 작지만 따뜻한 쉼표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이번 한 주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저는 지난 주 화요일에 무릎이 안좋아서 병원에 갔다가 무릎뼈가 이탈되어있다는 진단을 받고 지난주는 내내 병원만 왔다갔다 하면서 보냈답니다. 그 외에도 다래끼에 잇몸이 붓는 일까지 생겨 온갖 병원들을 다니게 된 한 주였어요.

병원 투어를 하다보니 ‘몸이 힘들어하나, 여름에 무리했나’ 하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이번 여름에 일이 몰리는 시즌에는 자정에야 집에 들어오는 날도, 주말에도 일을 하는 날도 많았거든요.

그래도 나름 중간에 여행도 가고, 쉬는 날도 일부러 만들고 틈틈히 쉬어주려고 했는데도 충분하지 않았나봐요? 저는 제가 방전되었던 배터리였기에 더 자주 충전해줘야한다고 느껴요. 그래서 챙기려고 하는데도 몸이 버틸 수 있는 강도를 아직 제가 잘 모르나봐요. 어렵네요.

사실, 많은 대학원생 분, 학계에 계시는 분들 그리고 사회인들도 겪는 일인 것 같기도 한데.. 

구독자님은 어떤가요? 

 

오늘은 이 휴식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지난 주에 오랜만에 커피챗을 했어요. 미국에서 박사과정하고 계시는 분과 이야기를 하다가 그분이 고민 중에 하나로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이것만 하고 쉬어야지, 이것만 하고 쉬어야지 하다보니 끝이 없어 언제 쉬어야할지 모르겠어요.

어쩐지 이 고민 낯설지 않으신가요?


일이 끝나길 기다리면 쉴 수 없는 이유

그 고민을 들으니 제가 종종 듣는 말 중에 하나가 떠올랐어요.

“지혜님은 어떻게 여행을 그렇게 자주 가요? 부러워요.”

그럴 때 제가 이렇게 대답하곤 해요.

“시간이 남을 때 여행을 가려고 하면, 여행을 갈 수 없어요. 여행을 갈 시간을 빼놓고 일을 잡아야해요.”

휴식시간도 비슷한 것 같아요. 일이 다 끝나고 일이 없을 때 쉬려고 하면 쉴 수 없는 것 같아요. 왜냐면 일은 사실 끝이 없거든요. 하나의 일을 끝내면 (아니 가끔은 끝내기도 전에) 또 다른 일들이 오곤하잖아요.

제게는 여행이 회복의 시간이자 휴식의 시간이라는 것을 알기에 저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시간을 빼서 여행을 가려고 노력해요.

이런 깨달음은 대학원 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깨달았어요. 대학원생 때 바빠서 아무데도 못가는 방학들도 있었고, 아니면 경제적인 이유로 아무데도 못가는 때도 있었는데 그러고 나면 제가 그 다음 학기에 오히려 더 쳐지고 힘들더라구요.

일상의 것들을 다 내려놓고 예쁘고 새로운 풍경들을 만나러 떠나는 일들이 제게는 필요한 시간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멀리 한국이나 유럽에 가지 못하는 방학에는 짧게 근처 시카고나 미시간 여행이라도 했던 것 같아요.


죄책감 없이 쉬는 법을 배우기까지

그래서 그 고민을 주신 분께 ‘일을 다 끝내고 쉬려면 쉴 수 없다’고 답을 드렸어요. 일주일에 하루 정도라도, 너무 바빠서 그게 힘들다면 토요일 오후 정도라도 일을 내려놓고 쉬는 날로 정하고 쉬어보는 것이 어떻겠냐 말씀을 드렸어요.

그런데 그분이 ‘그러려고 해도 마음이 불편해서 다시 일을 붙잡게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맞아요. 사실, 일이 이렇게 눈에 많이 보이는데 쉰다는 것이 참 쉽지 않죠. 저도 사실 같은 이유로 무리를 하다가 지난 주 병원투어를 하게 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하하.

그래서, 특히 박사과정처럼 긴 흐름으로 가야하는 일에는 더더욱, 휴식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렇게 병원 투어를 하게 되는 날이 오거나 혹은 번아웃이 오면 장기적으로 더 손해거든요!

(지난 주에 병원다니느라 기운 다 빠져서 + 그리고 무릎 뼈가 이탈된지 4달이 되었는데 몰랐다는 충격으로 일을 거의 못한 사람 여기요..)

그래서 저는 그분께 ‘반나절 혹은 하루를 쉬어도 내가 할 일을 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껴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어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을 한다고 앉아있을 때, 딴짓하는 시간 없나요? 인스타를 괜시리 한 번 본다던가, 스레드나 유튜브에 눈이 돌린다거나 하는 시간이요. 아니면, 그냥 집중이 안돼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경우요! 저는 사실 있거든요. 그런 시간들을 모으고 모으면 반나절 혹은 하루가 될지도 몰라요.

하루를 쉬어보고, 휴식 뒤의 회복된 에너지로 나머지 날들에 일들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불편한 마음은 남들이 아무리 쉬어야한다고 말을 해도 사실 해결되기 어렵잖아요. 스스로 내가 느껴야 그 변화들이 더 와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 번 내가 시도해보고, 내게 준 휴식의 시간이 헛되지 않다는 느낌과 쉬어도 일을 다 해낼 수 있다는 성취감을 느껴보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랬거든요. 토요일 하루를 온전히 비운다는 게, 저도 어려웠어요. 그래서 많이 망설이고 미루다가, 하루는 그냥 연구실에 노트북을 두고 퇴근했어요. 강제로 일을 못하게 만들어버린거죠?

근데 그렇게 했는데도 그 다음주에 해야할 일들이 맞춰서 되더라구요. 그게 몇 번 반복되니까 ‘아 이래도 되는구나?’하는 생각도 생기고 제가 집중해서 하면 그 때 할 수 있는 일의 양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그 감각들이 몇 번 쌓이고 나니까 쉴 때 죄책감과 불안감이 좀 덜어지더라구요.

그러니 그제서야 ‘이게 장기적으로 나한테 맞는거야’라는 생각과 동시에 ‘어차피 토요일은 쉬는 날이니까’라는 생각을 하며 일정과 스케줄을 조절할 수 있게 됐어요.


여전히 배워가는 중

이렇게 얘기하면 굉장히 쉬운 이야기 같지만, 많이 실패하고 불안해하며 여러 시도를 통해 제게 맞는 방법을 찾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보시다시피 지금도 이번 주처럼 이렇게 넘어지기도해요! 하하. 일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페이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쩌면 제가 했던 그 방식이 루틴이 별로 없고 자유도가 높은 지금 이 일에는 안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그렇다면 아마도 또 시행착오를 통해 그 길을 찾아가지 않을까요?

오늘 제가 쉬는 시간을 챙기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분명 다양한 방법들이 있을 것 같아요. 중요한 건 내가 쉬어도 괜찮다는 걸 몸으로 느껴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머리로만 알던 "휴식의 중요성"이 진짜 내 것이 되는 것 같거든요. 커피챗을 한 그분도 시도해보시겠다고 하셨는데, 과연 이 방법이 그분에게 효과가 있을까요? 부디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구독자님은 구독자님 만의 휴식을 챙기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나눠주실 수 있으실까요?

혹시 없으시다면, 오늘 제안드린 방법을 시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오늘의 작은 실천                    

이번 주에 반나절이라도 일을 완전히 내려놓고 쉬는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죄책감이 들더라도 "이건 실험이야"라고 생각하며 한 번만 시도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그 뒤에 오는 며칠 동안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관찰해보세요.
정말 그 휴식 시간 때문에 일을 못했을까요, 아니면 오히려 더 집중해서 할 수 있었을까요?

 

 

다음주에 다시 만날 때까지, 구독자님의 하루가 조금 더 가벼워지길 바랄게요.

 

당신을 응원하며,

지혜

 

😊 언제나 여러분들의 피드백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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