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형ㅣ캡스톤브릿지 대표, 경영컨설턴트, 공인회계사(美)
전북, 전남, 경북 등 전국의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공의과대학(이하 공공의대)' 유치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 지역 의료 인력 부족과 수도권 의료 쏠림 현상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공공의대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를 향한 요구의 목소리도 점차 강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2024년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 간의 갈등은 국민들에게 상당한 피로감을 남겼다. '의대', '증원'이라는 단어 자체에 대한 반감도 그에 따라 커졌다. 그럼에도 공공의대 설립 논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그 논의가 여전히 '설립 여부', '정원규모', '설치 지역'에만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의대를 일반 의대의 연장선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은 아쉬운 감이 있다. 단순히 의사를 양성하는 기관이 아니라, 지역 필수의료 체계를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플랫폼으로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정원 배분과 유치 경쟁에만 집중한다면, 공공의료가 필요한 지역에 정작 의사가 머물지 않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제도이니만큼, 개선하고자 하는 방향으로의 구조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공공의대의 형태이든, 다른 교육기관의 형태이든, 의료 인력이 실제로 지역에 정착하고 활동할 수 있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할 것이다. 지역에 적합한 교육, 지역이 원하는 지역으로의 배치, 장기간 정착 지원, 데이터 기반 운영 등의 지역 중심의 통합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일부 의무 조항을 넣는 것도 고려되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우리 지역에서 교육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 지역에서 오래 머물며 환자를 돌보고, 지역의 보건정책과 연계될 수 있도록 의료공급을 확대하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공공의대법이든, 지역의사법이든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와 필수의료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