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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MM은 목적지가 아닌 우회로: 마켓메이킹 전문화로의 회귀
디파이(DeFi)의 출발점은 이념이 아니라 2008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카운터파티 신뢰 붕괴에 대한 기술적 시도였습니다. 초기 온체인 오더북 모델은 높은 수수료와 지연 시간이라는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실패했고, 이를 우회하기 위해 수식이 가격을 결정하는 AMM(자동화 마켓메이커) 모델이 도입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술 제약이 점차 해소되면서 시장은 다시 변화하고 있습니다. 현재가(Current price) 주변에 유동성을 집중시키는 '집중화 유동성(Concentrated Liquidity)' 모델이 도입되면서 수동적 예치에 머물던 마켓메이킹은 능동적인 포지션 관리 구도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는 "마켓메이킹의 민주화"로 시작된 실험이 전통 금융(TradFi)이 100년간 학습한 마켓메이킹 전문화 구조로 다시 회귀했음을 시사합니다.
2. 2026년 온체인 자본시장 풀스택(Full-Stack)의 완성
인프라 제약이 풀리면서 디파이 시장 구조는 점차 전통 금융과 동형의 2층 구조(가격 발견 층과 롱테일 층)로 수렴했습니다. 2026년 현재, 자본시장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들이 온체인 상에 성공적으로 조립되어 각자의 대응물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자산운용(Asset Management): 프로토콜이 리스크 판단을 배제하고 '큐레이터'가 자산을 시장에 배분하는 볼트(Vault) 모델이 정착되었습니다
- 거래소(Exchange): 무기한 선물(Perp) 시장이 크립토 가격 발견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으며, 유니스왑(Uniswap) v4의 훅(Hook) 기능 도입으로 거래소가 상장 단위별로 매칭 규칙을 허용하는 모듈화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 브로커리지(Brokerage): 유저가 원하는 결과에만 서명하면 솔버(Solver)들이 경쟁 입찰을 통해 최적의 거래 경로를 실행하는 '인텐트·솔버' 구조가 도입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유통량 3,140억 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이 현금 결제 레그를, 190억~260억 달러 규모의 토큰화 국채(RWA)가 무위험 담보 레그를 담당하며 자본시장의 스택을 완성해 내고 있습니다.
3. 시장 구조의 수렴과 거대 기관 자본의 유입
위와 같은 디파이 시장 구조의 변화는 과거 나스닥 사례와 유사합니다. 과거 나스닥(NASDAQ) 전자화 과정에서 관찰되었던 것처럼, 기술 제약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시장 구조가 수렴하는 일관된 패턴의 결과입니다.
따라서 현재 가장 주목해야 할 사안은 기관이 해독 가능한 문법이 완성되면서 촉발된 '전통 기관 자본의 유입'입니다.
온체인 오더북(CLOB)과 전문 마켓메이커, 펀드매니저 구조가 정립되면서 실질적인 하이브리드 자본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운용자산 9,380억 달러 규모의 기관(Apollo)이 프로토콜 거버넌스 지분을 인수하여 온체인 크레딧 마켓을 구축하려 하거나, 약 300곳의 기관 고객이 국채 포지션을 담보로 온체인에서 퍼프(Perp) 마진 거래를 수행하는 등 프라임 브로커리지가 퍼미션리스 시장에 직접 접속하는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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