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사랑은 이런 것! <대도시의 사랑법>

안녕하세요, 에디터 달미입니다.🧸

매주 목요일 콘텐츠와 관련된 마케팅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지난 10월 1일 개봉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의 흥행 추이가 심상치 않아요! '대도시의 사랑법'은 눈치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와 세상과 거리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예요. 눈에 띄는 점은 실관람자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개봉 2주차인 현재는 누적 26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는데요, 지난 1일 개봉일에 4위로 출발했으나 이후 3위를 차지했으며, 9일에는 5만 여명을 동원해 2위로 올라섰죠. 통상 영화가 개봉한 후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수가 감소하는 데 반해, '대도시의 사랑법'은 개봉 2주 차에 관객수가 증가하는 상승세로 이례적인 흥행 추이를 기록 중이에요!📈

특히 ‘대도시의 사랑법’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퀴어의 사랑을 다루며 2024년 퀴어 콘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대도시의 사랑법’은 과연 어떤 매력으로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요? 오늘은 해당 콘텐츠의 감상포인트와 현 시대의 퀴어 콘텐츠를 분석해보도록 할게요.🔎

대도시의 사랑법’s 콘로필

순수 문학의 드라마화 붐이 온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박상영 작가의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 중 단편 ‘재희’를 각색해 제작된 작품이에요. 특히 ‘대도시의 사랑법’은 북미를 포함해 15개국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했는데요, 2022년에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과 2023년 더블린 문학상 후보로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어요.👀

지금 이 시대, 웹소설과 웹툰이 드라마화 되는 것은 더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에요. 거대 자본이 콘텐츠 업계에 투입되기 시작한 OTT 시대가 도래하며 CG를 통해 독특하고 거대한 SF 세계관을 그려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최근에는 다시 소설, 특히 순수문학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하고 있어요. 김혜진의 ‘딸에 대하여’,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와 ‘댓글부대’, 오늘 다루는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까지 모두 소설이 원작인 작품이죠.

이는 코로나 이후 막강한 자본력이 OTT 시장으로 옮겨가며 극장 산업이 주춤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는데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다룬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가 투입되기에 부담감이 낮고, 이미 시장에서 흥행을 한 소설 IP를 원작으로 하기에 제작자 입장에서 실패 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는 것이죠!

앞서 ‘대도시의 사랑법’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퀴어의 사랑을 다루며 2024년 퀴어 콘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말씀드렸는데요! OTT 시대가 도래한 이후 퀴어 콘텐츠는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을 넘어 대중성을 확보했어요.👀

퀴어 콘텐츠 제작 붐, 그 시작은 과연 언제부터였을까요?

퀴어 콘텐츠 제작 붐의 시작, <시멘틱 에러>

퀴어 콘텐츠 제작 붐의 시작점은 왓챠가 제작한 오리지널 ‘시멘틱 에러(2022)’라고 볼 수 있어요. 지상파 방송사나 대기업 계열 OTT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퀴어 장르 드라마를 파격적으로 내놓은 대표적인 예시라고 볼 수 있죠!

‘시멘틱 에러’는 리디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왓챠 오리지널 작품이에요. 대학교를 배경으로 한 청춘물로, 융통성 없는 컴퓨터공학과 대학생 추상우(박재찬)와 그의 일상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디자인과 대학생 장재영(박서함)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죠.👀

2022년 2월 공개한 해당 작품은 왓챠에서 가장 오랜 기간 시청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반복재생 콘텐츠 1위를 차지하며 왓챠의 흥행을 이끈 효자작이죠.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극장판인 <시맨틱 에러: 더 무비>로 개봉되었으며, 개봉 4주 만에 5만 관객수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퀴어 예능을 통한 웨이브의 차별화 전략

웨이브는 지난 2022년 국내 최초로 커밍아웃 로맨스 예능 ‘메리퀴어’를 론칭했어요. 성 소수자 커플들의 당당한 연애와 결혼을 향한 도전기를 다룬 리얼리티 예능이죠!

또한 국내 최초로 남자들의 연애 리얼리티를 다룬 오리지널 시리즈 ‘남의 연애’를 공개했어요.💗 해당 작품은 현재 시즌3까지 제작되었는데요, 매 시즌 코어 팬층을 확보하며, 공개와 동시에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콘텐츠 1위에 우뚝 서며 폭발적인 인기와 화제성을 입증해낸 바 있죠.📈

또한 최근에는 단순 퀴어를 주인공으로 하는 것을 넘어, 퀴어 부부를 주인공으로 해 새로운 가족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 ‘모든 패밀리’를 론칭했는데요!

인공수정으로 임신, 출산한 레즈비언 부부 김규진·김세연과 모태신앙 11년 차 게이 커플 김기환·박종열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죠. 🤝

OTT와 퀴어 콘텐츠의 상관관계

‘시멘틱 에러’ 오픈 당시, 실제 왓챠 관계자는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는 말을 남기면서도 흥행을 예견했다고 언급했어요. 기존 왓챠가 유통했던 퀴어 콘텐츠들에 비추어볼 때, 이 장르가 충분히 화제성과 팬덤을 일으킬 수 있는 장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다는 것이죠!👀

과거에는 레거시 미디어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했다면, OTT의 발달로 여러 플랫폼이 이용자 개개인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며 퀴어와 같은 장르물이 주요 시장으로 진입하게 된 것!

‘모든 패밀리’의 임지수 CP는퀴어 인권 문제뿐 아니라 국가적 과제인 저출생 대책에 대한 고민에서 기획 것이라 밝혔어요. 숨겨졌던 가족 공동체를 가시화할 필요성이 있다 느꼈다는 것이죠.  

즉 ‘시멘틱 에러’와 같이 과거 음지문화라 여겨졌던 퀴어 장르 드라마가 말랑말랑한 사랑을 다루며 판타지를 그려냈다면, ‘메리퀴어’와 ‘남의 연애’ 같은 리얼리티 예능은 퀴어의 현실 및 로맨스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모든 패밀리’는 변모해가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 고민할 만한 새로운 사회적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볼 수 있겠어요!

 <대도시의 사랑법> 감상포인트

1️⃣재희와 흥수, 두 사람의 관계는?

‘대도시의 사랑법’의 줄거리를 다시 한번 설명해드릴게요!

해당 영화는 김고은이 연기한 재희와 노상현이 연기한 흥수, 두 사람이 주인공인데요. 재희는 사람들의 눈치따위 신경쓰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에요. 주변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욕하든, 뭐라고 단정짓든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죠. 그런 재희와는 달리 흥수는 늘 세상과 거리를 두어요. 사랑을 믿지 않고, 자신을 남들에게 숨기고, 본인의 감정에 솔직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죠.💑

극과 극인 두 사람은 동거동락하며 우정을 쌓고 서로의 사랑법을 공유하는데요! 그들의 관계에 집중하며 이러한 케미에 집중해보아도 좋겠어요.🤝

2️⃣사랑의 유형은 다양해!

여러분은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 달미 에디터는 아주 어렸을 적엔 연인 관계의 애정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했어요. TV 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이 나누는 애정을 바라보며 나는 언제쯤 저런 사랑을 해볼까! 곱씹어보기도 했죠. 그러나 세상에는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존재함을 ‘대도시의 사랑법’은 이야기하고 있어요.💏

특히 재희와 흥수는 서로를 끔찍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이죠. 두 사람은 거칠게 싸우다가도 재희는 흥수의 얼굴에 난 생채기를 보며 “이거 누가 그랬어!”라며 그의 얼굴을 붙잡고, 흥수는 재희의 분노 속에 숨겨진 그녀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며 “너 무슨 일 있지?” 묻기도 하죠.

그들의 우정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 역시도 사랑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친구를 진심 어리게 걱정하는 마음도, 반려동물을 쓰다듬으며 느끼는 안온한 감정도, 나 자신이 자랑스러운 그 감정도 모두 ‘사랑’이라는 것이죠.😌

3️⃣퀴어를 이렇게도 경쾌하게!? 

과거 퀴어를 다룬 영화는 이들의 삶을 너무나도 단편적으로만 다루곤 했죠. 이들이 현실에서 받는 핍박을 묘사하고 슬퍼하는 감정에 집중하며 결국 ‘퀴어의 현실은 이러해! 차별받고 괴로워해!’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에요.

그러나 ‘대도시의 사랑법’은 기존 퀴어영화 공식을 뒤엎고 있어요. 이들의 상황을 슬프게만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며 느끼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직면하며 고민하고 성찰하는 모습을 과감없이 보여주죠. 또한 두 사람이 동거를 시작하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현실 웃음을 자아낸다는 사실!👀

4️⃣13년 서사, 청춘의 성장기

영화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스무 살, 새내기 시절을 거쳐 사회초년생 그리고 30대에 이르기까지 13년에 걸친 이야기를 담았어요. 13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한 두 사람이 어떤 사건을 겪으며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 그 안에서 어떤 성장을 거듭했는지 자연스럽게 담아내죠.

사람들의 눈치따위 신경쓰지 않던 자유로운 영혼인 재희가 현실이라는 벽에 어떻게 부딪히는지, 사랑과 세상을 믿지 않던 흥수가 어떻게 성장을 거듭해나가는지 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겠어요.👀

5️⃣우리 사회의 만연한 차별에 주목

사실 위에서 언급한 이야기들에 집중하면 ‘대도시의 사랑법’은 경쾌한 청춘물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안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편견을 이야기해요. 흥수가 이처럼 시니컬한 성격을 가지게 된 것 역시 자신의 정체성이 밝혀지는 것이 두려워 친구를 만들지 않게 된 것이거든요. 또한 자유로운 영혼인 재희는 주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기 일쑤죠.

이처럼 차별과 편견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그들은 서로가 존재하기에 하루하루를 버티죠.🤝 영화 속에서 재희는 흥수에게 “네가 너인 게 어떻게 약점이 될 수 있어?”라고 말하는데요. 자신의 정체성이 약점이라 생각하고, 그것이 아님을 짚어주는 재희의 말에 찡한 감동을 받는 흥수를 스크린 너머로 바라보고 있자니 그가 여태껏 어떤 차별과 편견을 겪어왔을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어요.

퀴어 정체성 지운 마케팅, 그 이유는?

사실 ‘대도시의 사랑법’의 마케팅은 관람객들 사이에서 큰 비판을 받기도 했어요. 두 남녀 주인공은 우정을 나누는 친구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제작사가 공개한 영화 예고편을 보면 연인처럼 보이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거든요.🙄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흥수가 동성애자라는 것이 도입부에서 밝혀지며 시놉시스에도 공개된 기본 정보임에도 뷸구하고 예고편에서는 이러한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아요. 포스터가 공개된 이후에는 두 남녀 주인공이 볼을 맞대고 있는 사진을 보며 이성애자의 로맨스 영화인 줄 알았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렸고요.

그러나 얼마전, 사전정보 없이 주연배우의 이름만 보고 ‘대도시의 사랑법’을 감상하고 온 에디터의 친구가 그런 얘기를 하더군요. 흔한 로맨스 영화인 줄 알고 본 것인데 오히려 퀴어들의 삶과 사랑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고요. 성소수자 영화임을 알았다면 굳이 보지 않았을 텐데 오히려 몰랐기에 영화를 보았고, 이후 그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만들어져 좋았다고 말이죠.

어쩌면 제작사의 의도 역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케팅을 속이면서까지 더 많은 이들에게 흥수와 재희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물론 조심스레 접근해야 하겠지만요. ‘마케팅에 낚였다’는 비판 외에 이 역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