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저는 이번 'FEELM' 22호부터 문집부장으로 함께하게 된 이상현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구독자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저의 소개를 이전 뉴스레터에서 못 보신 분들이 있으실 수 있으니, 짧게 소개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2022년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와 <헤어질 결심(2022)>로 영화에 빠지게 되어 2026년 서강영화공동체까지 오게 되었어요. 약 4년이라는 기간 동안 영화를 많이 보았다고 자부했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숫자도 아니더라구요. 더욱 더 많은 영화를 경험하게 될 앞으로가 기대되네요!
여러분의 2학기 시작은 어땠나요? 누군가에겐 아직도 설레는 시작이었을 수도, 누군가에겐 이제는 익숙한 시작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두 달이라는 여름 방학도 훌쩍, 이제는 먼 이야기가 되었고 벌써 9월의 한 달이 끝나가고 있어요. 'FEELM'과 함께 9월 한 달을 돌아보아요!
FEELM 편집장 이상현
🎥 영공소식
9월부터 많은 영공 활동들이 있었어요! 학기마다 돌아오는 '동아리 거리제'와 '개강총회'부터 카디널 '야외 영화제'과 '서청영' 서포터즈 모집까지, 9월의 영공 활동들을 함께 돌아보아요.
⛺️ 동아리 거리제 ⛺️
일시: 9월 2일 ~ 9월 3일
장소: 청년광장 동아리 거리제 부스
'서강영화공동체'의 2026년 2학기는 동아리 거리제 부스 운영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청년 광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영화 퀴즈 등의 이벤트를 선보였는데요. 적극적으로 함께해 주신 부원 여러분 덕분에 많은 학우분들께 영공의 매력을 전할 수 있었어요. 이번 거리제를 통해 영공의 새 식구가 되신 여러분을 반갑게 맞이하며,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합니다!
🎤 개강총회 🎤

일시: 9월 11일
장소: 김대건관 K301, 친구친구
그러나 본격적인 2학기 출발에 있어 '개강총회'를 빼놓으면 서운하겠죠! 지난 11일 금요일, 부원분들께 이번 학기 활동 계획을 공유하고 서로 친해질 기회인 '개강총회'가 진행되었습니다. 강의실에서 부서 소개 및 스터디 등의 설명 경청한 후 함께 뒤풀이 자리로 이동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개강총회'에서 공유된 PPT 파일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야외 영화제 🎆
청광에서 영화를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일시: 9월 16일
장소: 청년광장
'2026 서강문화제: 카디널' 기간에는 '카디널'과 '서영공'이 함께 청년 광장에서 '야외 영화제'를 개최했습니다! 영화제에서는 영공 제작단에서 직접 제작한 상영작인 <동그라미(2025)>, <미행(2026)>, <거북이 귀신 이야기(2024)>와 함께 인기작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어른제국의 역습>이 상영되어 많은 학우분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한, 인스타그램 스토리 공유 이벤트도 함께 준비되었습니다. 가을밤 청광을 영화의 로망으로 채워주신 모든 학우분들과 이벤트에 참여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서영공 X 서청영 🤠
서강청년영화제 청년 서포터즈

모집 일시: 9월 5일 ~ 9월 9일
서강청년영화제 일시: 11월 6일 ~ 11월 9일
'서영공'이 11월 6일(금)부터 11월 9일(월)까지 개최되는 <제16회 서강청년영화제>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제를 더욱 뜻깊게 만들어갈 서영공 부원 대상 청년 서포터즈 모집이 진행되었는데요. 출품작 심사를 맡을 청년 심사, SNS 콘텐츠 및 홍보물 제작을 보조할 SNS 홍보, 그리고 현장 운영과 관객과의 대화를 이끌어갈 GV 모더레이터까지 다양한 분야에 부원분들이 열정적으로 지원해 주셨습니다. 지원해 주신 모든 부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선발된 서포터즈분들이 9월부터 11월 영화제 본 행사까지 펼쳐주실 멋진 활약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특별 기획] 영(공)사(람)기(록)
84기에도 영사기는 계속 돌아갑니다. 이번 영사기에서는 84기에 문집부 에디터로 활동해주실 소중한 분들의 짧은 소개와 각자가 뽑은 2026년 상반기 최고작을 담았습니다. 안 본 영화가 있다면 문집부원들을 믿고 시청해보는 건 어떨까요?
강시형 에디터
안녕하세요. 이번 학기에도 문집부원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강시형입니다. 최대한 좋은 글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권준형 에디터
안녕하세요. 지난 학기에 이어서 문집부원으로 활동하게 된 권준형입니다. 더 좋은 글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가은 에디터
안녕하세요, 저번 학기부터 문집부 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가은입니다! 좋아하는 영화는 시각적으로든 뭐로든 새로움을 주는 영화이고 싫어하는 영화는 협상하는 영화입니다. 이번 학기도 잘 부탁드립니다!

박민제 에디터
안녕하세요. 문집부원 박민제입니다. 이번 학기에도 같이 영화를 보며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상준 에디터
지난 학기부터 문집부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고전영화와 실험영화를 좋아합니다.

박선화 에디터
안녕하세요, 이번 학기에도 문집부원으로 활동하게 된 박선화입니다. 말이 많다는 점이 항상 고민입니다. 이번 학기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윤준영 에디터
안녕하세요, 문집부원 윤준영입니다!

이우성 에디터
안녕하세요! 이번 학기부터 문집부원으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와 글을 사랑하는 이우성입니다.

이상현 문집부장
안녕하세요. 83기부터 문집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특별 기획] 부국제에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제 31회 부산국제영화제 MT가 바로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들 예매는 성공적으로 끝마치셨는지 궁금하네요. 혹시 아직 무엇을 보아야 할까 걱정이신가요? 그래서 저번 17호 '전국제에서 뭘 볼까?'에 이어 22호에는 문집부 에디터들의 부국제 기대작들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특별 기획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있어요! 바로 부산국제영화제가 2026년부터는 세계 주요 A-리스트 영화제로 등재되었기 때문입니다. 무려 칸, 베니스,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동급의 영화제가 되어서 전세계 17개뿐인 A-리스트 영화제가 되었어요. 또한 부국제 경쟁부문 최고상인 '부산 어워드 대상' 수상작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을 얻게 되었어요. 어쩌면 오늘 기획에 미래의 아카데미 수상작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o⊙)
권준형 에디터의 기대작
최대한 아직 수입이 되지 않은 것 같은 작품 위주로 골랐습니다. 지금까지 부국제를 다니면서 해외 수상작들, 혹은 이미 수입된 기대작들 위주로 봐왔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그 영화가 추후에 개봉을 할 때면 살짝은 아쉬움이 남더군요. 물론 자신이 너무 보고 싶었던 작품을 미리 보는 기쁨도 엄청납니다. 저도 항상 그래왔구요.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관점으로 작품들을 선정해 보고 싶었고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박민제 에디터의 기대작

박상준 에디터의 기대작

박선화 에디터의 기대작

이우성 에디터의 기대작

이상현 문집부장의 기대작

🗝️[특별 기획] 부국제에서 어떻게 즐겨야 하는가...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박선화 에디터가 구독자님을 위해 부국제를 즐기기 위한 팁들을 알려주어요. 부산 출신으로서 부국제를 여러번 즐긴 에디터가 상영관을 가는 가장 빠른 길부터 식사나 관광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었어요.
하단에 링크도 첨부되어 있으니 꼭 확인해 보세요!!
[영화관]
영화의 전당은 신세계 센텀시티몰을 거쳐 나가는 것이 가장 빠르고 쾌적합니다. 신세계 센텀시티가 몰이랑 백화점으로 나누어져 있는 굉장히 큰 장소인데, 2호선 센텀시티역이랑 이어져 있는 곳은 지하 2층 ‘백화점’이고 표시 따라 쭉 걸으시면 ‘몰’이 나옵니다. 그대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가셔서 ‘블랙야크’를 찾으시면 밖으로 나가는 문이 보입니다. 그곳으로 나가시면 바로 영화의 전당이 나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12번 출구로 나가셔서 나루공원(강 잇는 다리) 쪽으로 쭉 가면 신세계 백화점의 끝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꺾고 횡단 보도를 하나 건너면 시티몰, 하나 더 건너면 영화의 전당이 나옵니다.
인디 영화 상영하는 관은 영화의 전당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위에서 안내해 드린대로 이동하시면 바깥쪽에 바로 있으니 헛걸음하지 마시고 그쪽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즉 영화의 전당 안에는 인디 영화 상영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식사]
센텀시티 백화점보다는 다른 곳에서 식사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백화점 지하 1층 푸드코트는 항상 사람이 붐비기도 하고 영화제 기간에는 더욱 그러할 테니 다른 곳에서 드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추천 공간]
영화의 전당 라이브러리는 한 번 들려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부산의 명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라이브러리 건물 1층에 있는 ‘레드카펫 체험’은 외향형이 아니시라면 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체험시 영화의 전당 야외에 있는 매우 큰 스크린에 영공 여러분의 신체가 송출됩니다^^)(물론 체험 자체를 진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부산 관광]
부산에 왔으니 해운대나 광안리는 꼭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관광은 전포 카페거리를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일명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서면은 굳이 안 가셔도 좋습니다. 불량 청소년들이 많고 ‘휴대폰 호객꾼’들을 조심하세요. 또한 ‘삼보 게임랜드’라는 간판이 보이시면 꼭 피하세요(특히 여성분들!).
부국제, 분좋카 어디로 가야할까?
부국제, 끼니는 어디서?
Bonus! 책을 읽고 싶다면?
✖️ 곱하다
'곱하다' 섹션에서는 우선 강시형 에디터가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통해 기대와 인식이 영화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뇌과학 및 인지적 관점에서 다각도로 분석해 봅니다. 그리고 박상준 에디터의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관람기를 통해 이번 영화제에서는 어떤 영화가 상영되었었는지, 그리고 박상준 에디터가 바라본 독립·실험영화 담론에 대한 바람까지 들어보아요.
영화 평가의 이해
: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헤일메리(2026)>
감독 : 필 로드 & 크리스토퍼 밀러
SF/드라마 · 미국 · 2시간 36분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앤디 위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야기는 같지만, 장르적 무게중심은 다르다. 소설이 과학적 문제 해결 과정을 치밀하게 서술하는 ‘하드 SF’라면, 영화는 과학을 배경 삼아 그레이스 박사와 외계인 로키의 연결에 집중하는 ‘소프트 SF’에 가깝다. 그래서 소설을 먼저 읽고 하드 SF를 기대한 관객은 축소된 과학적 설명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고, 그런 기대가 없던 관객은 별다른 이질감 없이 영화를 즐긴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영화 자체보다 감상자의 기대에 달려 있다.
이 기대는 순전히 개인적이지도, 완전히 객관적이지도 않다. 영화가 실제로 지닌 속성과 관객이 인지한 속성은 같지 않지만, 여러 관객의 인지가 겹치면 그 속성은 객관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영화의 ‘장르’가 대표적이다. 장르는 본래 관람자가 인지한 특징을 묶은 주관적 분류지만, 다수가 같은 분류를 공유하면서 ‘상호 주관성’, 즉 합의된 객관성을 얻는다. 합의된 객관성은 집단 안에서 되풀이되며 검증 없이도 진짜 객관성처럼 작동한다. 영화를 보기 전 사람들이 접하는 정보의 상당수가 이런 합의된 객관성이다.
그러나 기대를 만드는 것은 영화 정보만이 아니다. 예고편을 보던 날의 날씨나 극장 가는 길에서 마주친 행인 같은 영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다양한 외부 자극도 뇌의 정보 처리에 영향을 준다. 여기에 기억과 경험이 얽힌 뇌의 현재 상태까지 함께 작용한다. 감각 정보는 전달 과정에서 일부가 왜곡되거나 소실되고, 신경망은 사용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 ‘신경 가소성’이라 불리는 이런 특성 때문에 같은 정보를 접해도 사람마다, 그리고 같은 사람일지라도 접하는 순간마다 기대가 달라진다.
기대가 영화를 보기 전 ‘영화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당위를 만든다면, 평가는 감상을 시작한 후 실제 영화가 그 당위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판정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뇌의 작동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둘은 대상에 대한 인식이 계속 갱신되는 서로 다른 순간일 뿐이다. 이때 평가는 영화 장면에 의해 발생하는 생리적 반응과 그 반응을 장면과 묶어 이야기로 정리하는 인지적 처리로 이루어진다. 뇌는 자극과 반응을 인과로 엮어 이야기로 만들고, 그 이야기를 하나의 사건으로 규정해 다시 정보로 입력한다.
문제는 이 기능이 정확한 인과를 밝히기 위해 발달한 것이 아니라 종의 번성 과정에서 발달한 진화적 적응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예컨대 누군가가 어떤 식물을 먹고 나서 죽는 것을 본 인간은 실제 사인과 무관하게 그 식물을 위험하다고 판단해 피할 수 있다. 그 판단을 통해 죽지 않았다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다시 검증할 필요도 없다. 그저 이후 다른 사람이 같은 식물을 먹고도 멀쩡한 모습을 보면 판단을 수정할 수도 있을 뿐이다. 이처럼 뇌는 과정보다 결과에 주목하는 방식으로 살아남아 왔다.
뇌의 예측 체계는 인과적 정합성보다 결과와 효율을 기준으로 작동한다. 그리고 영화 평가 역시 이 결과론적 틀 안에서 벌어지는 활동이기 때문에 개인의 주관적 개연성으로 짜인 이야기에 불과해진다. 이는 영화 평가가 영화의 객관적 속성을 밝히는 작업이 아니라, 외부의 영향을 받은 개인이 자신의 관점에서 영화를 해석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다. 제아무리 자신의 감상을 ‘객관적’ 기준과 비교하려고 시도해도, 그 기준이 실은 합의된 객관성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인간은 자신의 판단이 불완전함을 인식하고, 즉시 결론을 내리기보다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검증하는 사고를 시도할 수 있다. 원작 소설의 그레이스 박사를 통해 작가가 보여주는 ‘과학적 사고’가 바로 그것이다. 영화에서는 짧게 지나가는 타우메바의 질소 저항성 개량이 소설에서는 문제를 인식하고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과정으로 자세하게 묘사된다. 과학적 사고의 가치는 성공적인 결과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검증하는 데 있다.
에 디 터 |강시형
전부 담지 못한 강시형 에디터의 전문은 여기서 확인해 주세요!
뒤늦은 EXiS 관람기

지난 7월, 나는 국내 하드코어 시네필들에게는 가히 부산국제영화제에 버금가는 존재감을 지닌다고 할 수 있는(농담이다)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이하 EXiS)을 즐겼다. 사실 애초 마음먹었던 것에 비하면 많은 영화를 보러 다니지는 못했는데, 실험영화를 뒤로 한 채 한창 <호프>에 빠져 3회차 관람을 뛴 탓도 있고, 그와는 별개로 어쩐지 그냥 몸이 계속 피곤하기도 했던 까닭이다. 그럼에도 이번 영화제는 가이 셔윈Guy Sherwin과 린 루Lynn Loo가 방한해 필름 퍼포먼스를 선보였고(이에 조금 앞서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셔윈의 대표적인 확장 영화 <거울을 든 사람>과 <페이퍼 랜드스케이프>가 시연되기도 했다), 프랑스 영화의 거장 장 클로드 루소Jean-Claude Rousseau 역시 2003년 전주국제영화제 이후 오랜만에 내한해 영화들을 상영하고 토크 세션을 가지는 등 풍성한 행사들로 가득했다. 개인적으로 루소의 <로마의 유적들Les antiquités de Rome>이나 <갇힌 골짜기La Vallée close>의 필름 상영을 고대하고 있었으나, 상기한 이유와 더불어 뒤늦게 예매를 시도하다 전부 매진된 탓에 결국 놓치고 말았다.(ㅠㅠ)
아쉬움을 달래준 것은 국내외 동시대 실험영화의 지형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경쟁 및 비경쟁 섹션이었다. 평소 관심을 두고 있던 러시난 잘릴Rushnan Jaleel이나 프란시스코 로하스Francisco Rojas같은 해외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휘휘 작가의 <사진소설>과 최희현 작가(서강대학교 출신이다)의 <움즉이지안는영화> 등 흥미로운 한국 실험영화들을 스크린으로 만날 기회였다. 비경쟁 섹션에서도 걸출한 신작들이 눈에 띄었다.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미리 접했던 이승준Jonathan Seungjoon Lee과 허윤희의 <빛을 향한 수행>과, 서원태 작가의 <페리스 휠 인 디 에어Ferris Wheel in the air>(35mm 사진용 필름으로 촬영한 이미지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작업으로, 최근 EXiS나 NeMAF 같은 곳에서 AI를 활용하거나 주제로 삼는 작업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 본작은 올해 접한 그러한 작업 가운데 가장 유의미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필름 콜렉티브 ‘로트링겐’의 대표이기도 한 일환 작가의 영화 <표해록>을 볼 수 있었다.
그간 나는 본 지면(당연하지만 서강영화공동체 뉴스레터를 가리킨다)에 얼마간 의도치 않게 주로 국내 독립·실험 영화들에 관한 글을 썼었다(사실 몇 개 되지는 않는다). 이는 한국에서 소규모로 제작되는 비상업 영화들—당장 만들어지고 틀어지는 영화들뿐 아니라 우리가 지나치고 간과해 온 영화들—에 관한 비평과 담론이 보다 활발하게 오갔으면 하는 나의 바람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바람을 나는 지난 8월 게스트로 초청되었던 ‘구석구석 필름 텍스트 페어’ 전야제 토크 세션에서 말하기도 했는데, 여담으로 이 행사에서는(서영공의 문집부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성실한 독자라면 이미 알겠지만) 영공 부원들의 글을 모은 자그마한 책자 한 권이 판매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인상 깊게 읽은 한국 영화에 대한 두 글을 소개하고 싶다. 하나는 영화평론가이자 『하녀: 하녀 따위에 흥미를 가져요?』를 쓴 영화사연구자인 금동현이 코로나 이후의 한국 지역 영화와 독립영화에 관해 논한 명문 「문화로서의 지역영화」이고, 다른 하나는 영화 작가 일환과 『영화도둑일기』의 저자 한민수가 한국 실험영화에 관해 쓴 대담 형식의 연재 글 「한국 실험영화에 대한 필름메이커 I와 영화도둑 H의 대화」다. 시간을 내어 읽어주시면 좋겠다.
에 디 터 |박상준
'나누다'의 첫 번째 글과 이어지니 이어서 함께 읽어주세요!
➗ 나누다
'나누다' 섹션에서는 먼저 박상준 에디터가 일환 작가의 무성 실험 영화 <표해록>을 살펴보며, 바다와 풍경을 마주하는 카메라 뒤 인간의 호흡과 살아있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어서 안정빈 부원이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영화 <노스탤지아>를 통해, 위태롭게 흔들리는 촛불을 쥐고 집과 고향이라는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 모두의 믿음에 대해 고민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유진서 부원이 영화 <500일의 썸머>를 통해, 낭만적인 환상 대신 우리가 실제로 지나온 불완전한 사랑과 연애의 솔직한 모습을 담아내는 영화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영화 <표해록> 리뷰

<표해록(2025)>
감독 : 일환
단편 · 한국 · 14분
일환 작가의 <표해록>은 ‘로트링겐’에서 진행하는 ‘쇼트 스터디’ 워크숍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로, 촬영은 이틀 동안 서로 다른 네 종의 유람선에 탑승하여 진행되었다. 영상을 충분히 찍어두고 사후에 선별 및 배열해 편집하는 방식이 아니라, 촬영 단계부터 미리 숏의 배치를 의식하면서 만들었다고 한다.
나는 영화를 보기 전 <표해록>이 필름 영화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품고 있었다. 일환이 속한 ‘로트링겐’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중요한 실험 영화들을 필름 상영으로 소개해 왔고, 그의 동료인 박규재 작가가 주로 필름 작업을 하기 때문이었을까.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도 잠깐은 디지털 영화인지 필름 영화의 디지털 사본인지 곧장 판가름하지 못했는데, 사실 디지털로 촬영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그런 착각을 한 것은 디지털 무성영화라는 게 꽤 이례적으로 다가온 탓이었을 것이다—무성 실험영화라고 할 때 쉽게 떠오르는 것은 브래키지Stan Brakhage, 도어스키Nathaniel Dorsky, 허튼Peter Hutton 등의 필름 작업이다.
바다를 찍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특히 선창 너머로 바다를 보는 숏이 즐비하다는 점에서 <표해록>은 분명 허튼의 영화, 예컨대 <시간과 물결Time and Tide>을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다. 하지만 선박이라는 무정한 사물을 통해 한 편의 생애를 조직하는 <바다에서At Sea>나, 허드슨강을 빛과 응시를 통해 명상적이고 우주적이기까지 한 무언가로 둔갑시키는 <강에 대한 연구Study of a River>와 달리 본작은 어딘가 훨씬 인간적인, 말하자면 비인칭적 풍경 속에 카메라를 쥔 이의 숨결이 동등하게 공존하는 반(半)인칭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풍경은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그것을 견디고 바라보는 존재만큼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일렁이는 파도와 혼연일체가 되어 흔들리는 화면과, 이따금 프레임 안팎을 드나들며 날갯짓하는 갈매기들의 이미지는 거의 명시적으로 카스탱 테일러Lucien Castaing-Taylor와 파라벨Véréna Paravel의 <리바이어던Leviathan>을 참조하지만, 그렇다고 <표해록>이 소형 디지털카메라가 대상에 밀착하여 창출되는 역동성이나 비인칭성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흔히 카메라의 시선에 부여하는 기계적 ‘객관성’과, 파도의 운동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카메라를 통해 끝내 드러나는 존재의 ‘살아있음’을 부딪히는 변증법의 영화라 할 법하다.

상영 후 GV에서 작가는 ‘풍경을 풍경 밖에서 관조하는 것이 아니라 풍경 안에서 찍어야 한다’라는 논조로 허튼이 켈리 라이카트Kelly Reichardt에게 했다는 말을 인용했다. <표해록>은 흔들리는 선체에 카메라를 탑재하여 촬영했다는 점에서 표면적으로 풍경 안에 놓인(즉, 풍경의 움직임에 기거하는) 영화라 할 수 있는데, 사실 그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영화 전체가 풍경 안에서 세계를 대하는 태도다.
<표해록>은 오로지 영화가 지닌 고유의 운동성이라는 순수를 믿는다. 그 태도가 드러나려면 죽음을 부르는 거친 파도를 카메라에 담는 것만으로는 다소 부족할지 모른다. 보는 이가 파도의 움직임에 매료되게 할 수는 있어도 영화 자체의 운동을 직시하기는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문득 우측에서 등장해 화면을 가로지르는 빨간 등대나, 선창을 내다보다가도 대뜸 갑판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숏의 삽입, 그리고 거대한 암벽에서 구름이 떠 있는 하늘로 카메라가 흘러가는 장면들이 그토록 인상적이었다. 무섭게 생동하는 파도들 틈새로 느리게 지나가는 등대나 구름은 무엇을 품고 있을까? 거기엔 모든 것이 있다.
이러한 숏의 연쇄는 장 엡스탱Jean Epstein이나 존 포드John Ford, 앨런 드완Allan Dwan 같은 영화사의 고전적인 이름들과 로버트 가드너Robert Gardner의 <축복의 숲Forest of Bliss> 등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풍경에 다가서는 구체적인 방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결국 유사한 지점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스노우Michael Snow의 <중앙지역La Région Centrale>과의 비교도 불가피해 보인다. 또 무엇보다 베닝James Benning의 <열 개의 하늘Ten Skies>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베닝은 언젠가 반쯤 농담으로 자신의 영화가 가만히 풍경을 찍으면서 카메라 뒤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상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내러티브 영화라고 말했다. <표해록>의 그 무음의 풍경들은 아무런 말 없이도 그 자체로 제목처럼 카메라 뒤에 선 이의 흔적이자 기록이 된다. 그리고 이건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고통과 사투한 한 인간의 기록이며(작가는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이 영화를 촬영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생과 마주한 보편적 인간의 기록이기도 할 터다.
에 디 터 |박상준
흔들리는 촛불을 지고 우리 모두 집으로 갈 수 있다면

<노스탤지아(1983)>
감독 :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드라마 · 이탈리아/소련 · 2시간 5분
이탈리아의 어느 마을에 도착한 러시아의 작가에게 이 낯선 타국은 그가 떠나온 고향과는 전혀 달라 보인다. 압도적인 성당의 기둥들과 유혹하는 통역사, 기묘하리만치 아름다운 야외 노천탕의 풍경. 그가 고국에 두고 온 작고 낡은 시골집과 사랑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그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그는 꿈을 꾼다. 그렇게 집을 떠난 바로 그 순간부터 인간은 집을 희구하며 고향이라는 이데아를 꿈꾼다. 고국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이 이탈리아 마을에서 우연히 만난 어느 노인. 그는 촛불을 쥔 채로 종말을 말하고 있다. 물론 마을 사람들에게 미치광이 소리를 듣고 있는 이 노인은 느닷없이 작가에게 자신의 초를 건네며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한 한 가지 부탁을 한다. 야외 노천탕을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촛불을 꺼트리지 않고 무사히 횡단할 것. 세상을 구원할 단 하나의 방법으로는 아무래도 역부족으로 느껴지는, 세상과는 무관하고 장난처럼 느껴지는 그 우스꽝스러운 부탁. 얼떨결에 초를 건네받은 작가는 향수병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곧 노인의 충격적인 분신자살 소식을 듣는다.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떤 타국적 소명, 혹은 믿음이 서로 벌이고 있는 긴장 관계나 딜레마가 아니다. 오히려 여기서 우리는 영화의 아름다운 결말부, 주인공이 어떤 방식을 통해 결국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은 집과 소명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한쪽을 저버리는 식이 아니며, 오히려 그는 그 우스꽝스러운 믿음과 의지의 행동을 통해서 비로소 집에 도착한다. 또는 그토록 바라던 안식을 얻는다. 고향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와는 단절되고 무관해 보이던 타국은 어느새 고향이라는 이상을 향한 무대가 되며 연대의 바탕이 되고, 귀향에 대한 믿음을 불어넣는 토양이 된다. 그리고 여기서 세상을 구하기 위한 어떤 걸음은 이제 집과 고향으로 향하는 걸음으로 수렴하며, 집요하지만 아름다운 롱테이크를 통해 우리는 그 작은 행동이 어느새 인생과 신앙, 믿음과 소명, 그리고 의지라는 거대한 가치들 그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앞서 짚었듯 주인공이 이제껏 꿈에 그리던 고향은 결국 이상 속의 공간이다. 마침내 노인이 말한 대로, 몇 차례의 시도 끝에 촛불을 꺼트리지 않고 노천탕을 건너 세상을 구원한 그가 영화의 끝에서 도착한 곳이 고향도 타국도 아닌 두 이미지가 한데 뒤섞인 제3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애초에 집이라는 개념은 환상이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그러니까 완벽한 오디세이는 결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결국 이 주인공처럼 우리 전 인생을 바쳐 가면서, 머나먼 타국에서 꺼져가는 작은 촛불을 들고 집을 그리며 하염없이 걷는다. 요컨대 과장하자면 그렇게 집을 꿈꾸던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루하루 세상을 지켜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머나먼 타국 그곳에 정말로 촛불이 있다. 그것은 이방인에게서 건네받은 예기치 못한 고향의 빛이고, 불신자들에게는 우습게 보일 어떤 믿음이며, 우리가 진정 집으로(혹은 그렇게 믿고 있는 어떤 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감동적이고 소중한 희망이다. 그리하여 지금 마침내 천신만고 끝에 건네받은, 우리가 미처 간과해오던 그 흔들리는 촛불. 그 촛불이 이윽고 우리 생을 마주하며 타오른다. 금방이라도 곧 꺼져버릴 것처럼 위태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서로이.
글 |안정빈
도대체 어떤 사랑인가

<500일의 썸머(2009)>
감독 : 마크 웹
로맨스/드라마 · 미국 · 1시간 35분
영화에서 보여주는 사랑은 때로 현실의 연인들에게 “이 정도는 해야 사랑이지” 라며 야속한 잣대를 들이민다. 스크린 속 사연 있어 보이는 눈동자를 가진 여주인공과 세상을 떠안은 남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는 비현실적인 우연과 인연에 맞물려 낭만적인 서사를 완성한다.
우리는 영화를 보며 자연스레 행운과 판타지를 떠올린다. ‘꿈은 어떤 과잉 속에서 합리를 초과하여 나타난다.’ 김애란 작가의 에세이에 수록된 말이다. 어쩌면 영화 속의 사랑도 그와 같은 것이 아닐까.
사랑은 때로 합리의 바깥에서 가장 영화적인 형태를 낳는다. 폭발을 앞둔 별이 그러하듯, 응축된 감정은 이성을 우주 끝까지 밀어낸다. 합리와 효율 따위의 계산은 무력해진다. 이러한 일반적이지 않은 끌림과 로맨스는 운명 같은 우연의 시작과 끝맺음이 공존하며, 우리에게 유해하고 불건전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 <(500) Days of Summer>(<500일의 썸머>)의 사랑은 전혀 유일하지 않다. <500일의 썸머>는 카드 회사에서 일하는 톰과 썸머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서로에게 끌려 가까워진 두 사람은 연인과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그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은 둘에게서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톰에게 썸머는 운명에 가까운 사람이지만, 썸머에게 그들의 관계는 반드시 미래를 약속해야 할 만큼 거대한 것은 아니다. 그저 가벼운 사이로 남고싶은 것이었다. 서로 다른 관점의 차이는 두 사람을 조금씩 어긋나게 하고, 영화는 톰이 썸머를 만나고, 사랑하고, 잃어버린 뒤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기까지의 500일을 따라간다.

이처럼 세상 모든 사랑 영화가 판타지적인 전래 동화 같은 전개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 <500일의 썸머>처럼 때로 영화는 우리가 밟아가는 궤적을 너무나도 선명하게 비춘다. 애써 무시하고 있던 권태로움과 사랑이라기엔 초라하고 엉성해진 순간들. 불 꺼진 영화관에서 끝내 과거의 나, 어쩌면 현재의 나를 발견하고야 말았을 때, 마치 지난 행적을 낱낱이 고발당하는 것만 같은 적막한 현실감에 우리는 불쾌함을 느끼고는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사랑인가.
어떤 사랑이 스크린을 빌려 영생을 얻는가. 수많은 연인은 의심할 것이다. 과연 나의 사랑도 기꺼이 영화에 채택되어, 숨을 붙이고 생동할 자격이 있는가.
어쩌면 질문은 그 반대여야 할지도 모른다. 사랑이 영화가 될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가 사랑을 매력적으로 바라볼 이유를 찾는 매체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글 |유진서
🍿 감상회 돌아보기
영공에서 가장 참여하기 좋은 행사는 역시 월요일과 목요일마다 열리는 정기 감상회입니다! 2학기에 진행될 감상회의 목적은 '영화관을 상징하는 두 장치인 스크린과 스피커가 발생시키는 각각의 감각, 즉 보기와 듣기에 온전히 파고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에는 여러분의 미감을 끌어올릴 아름다운 영화들을 김가일 감상단장님께서 준비하셨습니다!
이어서 목요일에는 '소리'가 절대 영화의 부차적인 것이 아님을 증명하며 영화 속의 소리라는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영화들을 박민제 감상단장님께서 준비하셨습니다!
그중에서도 목요 감상회에는 동시대의 영화음악가들을 한 명씩 주목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그럼, 9월 동안 진행된 1회차부터 4회차까지의 감상회를 돌아볼까요?
🎞️ <1회차 감상회 : 더 폴: 디렉터스 컷>
월요보기회 ①
2026년 9월 14일 (월)

<더 폴: 디렉터스 컷(2006)>
감독 : 타셈 싱
모험/판타지/드라마 · 미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도 · 1시간 59분
안녕하세요! 감상단장 김가일입니다. 84기 첫 감상회에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를 선정해보았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타셈 싱' 감독의 <더 폴> 입니다!
영화 <더 폴>은 타셈 싱 감독이 무려 4년에 걸쳐 촬영한 작품으로, 무엇보다도 ‘이런 화면을 어떻게 찍었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인도, 중국, 이탈리아, 체코, 프랑스 등 무려 24개국을 돌아다니며 촬영하여 CG로 만들어낸 판타지 세계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로 이런 비현실적인 풍경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 보면 이야기를 따라간다기보다 정말 아름다운 그림 속으로 들어가 모험하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 <더 폴>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색감입니다. 빨강, 파랑, 노랑, 초록 같은 강렬한 색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인물들의 의상부터 건물과 자연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그림처럼 어우러집니다. 장면마다 색과 구도가 굉장히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잠깐 멈춰놓고 봐도 그대로 한 장의 사진이나 회화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영상미가 좋다’는 말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셈 싱 감독은 <더 폴>을 완성하기 위해 오랜 시간과 상당한 개인 자금을 투입했고, 제작 과정에서 재정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상업적인 성공을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이 머릿속에 그려온 이미지와 세계를 실제 영화로 만들어내는 데 모든 것을 쏟아부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더 폴>을 보고 있으면 ‘이걸 대체 어떻게 찍었을까?’라는 감탄과 함께, 한 사람이 자신의 상상력을 영화에 얼마나 밀어붙일 수 있는지를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평소 화려한 색감이나 독특한 영상미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혹은 그냥 이런 기묘하고 아름다운 영화가 궁금하신 분들은 모두 추천합니다♡♡감상단장 김가일
우수 한 줄 감상
현준재 추락으로 이루어진 구원
이지성 그림으로서의 영화, 화가로서의 감독
설승빈 떨어져도 일어나!
🎞️ <2회차 감상회 : 앤 리의 증언>
목요듣기회 ① : 다니엘 블룸버그를 들어보자!
2026년 9월 17일 (목)

<앤 리의 증언(2025)>
감독 : 모나 파스트볼드 번햄
음악 : 다니엘 블룸버그
드라마/역사/뮤지컬 · 미국 · 2시간 18분
안녕하세요! 목요일 감상회를 담당하게 된 감상단장 박민제입니다. 지난 개강총회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이번 84기 감상회에서는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에 각각 집중해 보려고 하는데요. 저는 앞으로 총 8차례에 걸쳐, 인상적인 소리를 들려주며 여러분의 귀를 황홀하게 만들어줄 동시대의 영화와 스코어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특히 매주 한 명의 (영화)음악가를 선택하여 그의 스코어링 작업과 음악관에 귀를 기울여 볼 예정입니다.
이러한 기획을 떠올리게 된 계기는 바로 한 음악가의 인상적인 수상소감에 있었는데요. 바로 영화 <브루탈리스트>로 오스카 음악상을 수상한 다니엘 블룸버그의 ‘카페 OTO’ 샤라웃이었습니다. 런던에 위치한 조그만 즉흥/실험음악 공연장이 할리우드의 중심으로 소환되다니, 그야말로 세계관이 충돌하는 느낌이었죠. 이런 충돌 하나하나가 영화를 더욱 독특하고도 매력적인 매체로 만들어준다고 믿는 만큼, 첫 주의 감상회에 블룸버그의 최근 참여작인 <앤 리의 증언>을 배치하게 되었습니다.
다니엘 블룸버그와 감독 모나 파스트볼드는 2020년 <다가올 세상>을 시작으로 <브루탈리스트>에서 함께한 바 있으며 이번 <앤 리의 증언>은 둘의 세 번째 협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대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떠오르는 신예 토마신 맥켄지가 주연으로 나선 이 영화는 18세기 미국의 셰이커 교도에서 리더로 활약하며 많은 추종자를 거느렸던 실존 인물 “앤 리”의 이야기를 뮤지컬의 형태로 재탄생시킵니다. 교도들의 영적인 관습을 현대적인 뮤지컬로 다시 구현하는 과정에서 블룸버그는 셸리 허쉬 같은 저명한 즉흥 연주자부터 밴드 Low의 앨런 스파호크, 본인의 동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았고, 셰이커들이 사용했던 종소리뿐만 아니라 타악기와 현악기를 중심으로 동시대의 여러 실험적인 즉흥연주자들과 함께 사운드트랙을 완성해 냈습니다. 그는 감독과 함께 실제 셰이커 교도들이 불렀던 찬송가 10개를 골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고, 여기에 더해 직접 세 오리지널 트랙을 만들어서 삽입했습니다.
월요일과 목요일마다 함께 영화를 감상하고, 무엇보다 주의 깊게 보고 들어보는 경험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이어질 감상회도 많은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감상단장 박민제
우수 한 줄 감상
이승찬 새로운 종교의 시작과 끝
이승우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엄홍재 집에서 따라할 것 같아요
🎞️ <3회차 감상회 :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월요보기회 ②
2026년 9월 21일 (월)

<내 어머니의 모든 것(1999)>
감독 : 페드로 알모도바르
드라마 · 스페인, 프랑스 · 1시간 41분
안녕하세요! 감상단장 김가일입니다.
이번 3회차에 상영 영화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내 어머니의 모든 것>입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다채로운 색감과 도발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주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알모도바르의 영화를 보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색채입니다.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은 붉은색, 초록색, 파란색 등 다양한 색채에 둘러싸여 생동감과 입체감을 얻습니다. 그리고 그 색들은 단순히 화면을 채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욕망, 치유 연결, 감정 등을 대변하죠. 색채와 함께 상처는 치유로, 아픔은 포용으로 나아가며 그 모습들이 가슴에 스며들 듯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때로는 괴장히 강렬하고 과감하지만, 그 안에 있는 인물들을 바라보는 시선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따뜻해서 그 감정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그러한 알모도바르의 세계를 잘 보여주는 영화 중 하나가 바로 <내 어머니의 모든 것>입니다. 이 작품은 그가 대중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영화이자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페드로 알모도바르를 처음 접하고 그의 영화에 빠지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은 각자의 상처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만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삶이 가진 따뜻함과 힘을 보여줍니다. 서로를 사랑하고 돌보며 삶을 살아내는 이들을 보며 영화 곳곳을 채워주는 색채를 즐기시다 보면 어느새 페드로의 세계에 축 빠지시게 될 것입니다.감상단장 김가일
우수 한 줄 감상
이주영 세상의 모든 여자들에게
안정빈 새로운 가족들과 어머니가 행복하기를
🎞️ <4회차 감상회 : 샤이닝>
월요보기회 ③
2026년 9월 28일 (월)

<샤이닝(1980)>
감독 : 스탠리 큐브릭
공포/스릴러 · 영국, 미국 · 2시간 24분
안녕하세요!
이번 4회차에 감상한 영화는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 입니다.
영화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다른 영화, 뮤직비디오, 디자인 등에서 한번쯤 이 영화의 오마주 된 요소들을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도끼를 든 잭, 아름답지만 어딘가 무서운 복도를 누비는 어린아이, 쌍둥이, 눈 쌓인 미로… <샤이닝>은 영화사에 손꼽히는 걸작으로, 수많은 창작물에 오마주 되며 지금까지도 강한 영향력을 남기고 있습니다.
샤이닝이 가장 우아한 호러라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많은 요소가 있지만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점프스케어의 부재 입니다. 흔히 호러 영화는 관객들을 놀라게 하기 위해 긴장감을 고조시키다가 예상치 못하게 깜짝 놀랄 만한 요소를 넣습니다. 호러 영화의 공식이자 기본 규칙이죠. 하지만 <샤이닝>은 다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복도, 인물을 따라가는 트래킹샷, 음악, 소리가 관객의 불안함을 고조시킵니다. 금방이라도 무언가 튀어나올 듯한 긴장감을 조성하나 여타 영화들처럼 이를 점프스케어로 해소하지 않습니다. 그저 끝까지 관객을 긴장하게 하죠. 또한 넓고 너무나 깨끗하게 정리된 공간에서 나오는 인물의 고립감이 영화 특유의 묘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합니다.
또 우리가 보아야 하는 것은 의상과 인테리어입니다. 호텔의 색채와 반복되는 패턴, 인물들의 의상은 단순히 시대적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영화 전체의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익숙하고 편안해야 할 호텔이라는 공간이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러한 색과 패턴이 만들어내는 효과와 관련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시다 무서워진다면 인물과 공간이 어떤 색과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지 모릅니다. ㅎㅎ
마지막으로는 섬세하게 구성된 화면을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스탠리 큐브릭은 지나치게 완벽주의인 것으로 굉장히 유명하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같은 장면을 백 번도 넘게 찍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완벽주의가 이러한 정교함을 만든 것이겠죠. <샤이닝>의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물의 위치부터 공간의 대칭, 복도의 깊이, 프레임 안에 놓인 사물까지 굉장히 정교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아름답고 정돈된 화면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 지나치게 완벽한 구성이 영화 속 불안한 상황과 만나면서 묘한 이질감을 만들어냅니다.
미감 증진 프로젝트 잘 따라오고 계실까요? 이번 영화는 미감뿐만 아니라 지식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꼭 참석하여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감상단장 김가일
우수 한 줄 감상
최윤태 소리가 주는 긴장감
장근우 감각에 충실한 공포
★☆ 영공2️⃣1️⃣
'영공21'에서는 최신 개봉작에 대한 영공 부원들의 평가를 나누어 봅니다. 9월에는 커리 바커 감독의 <옵세션>을 관람한 부원들의 별점과 한줄평을 받아 보았습니다.
☹️<옵세션> 🐈⬛

커리 바커 | 마이클 존스턴, 인디 나바레티 | 9월 2일
| 이름 | 별점 (5점 만점) | 한줄평 |
|---|---|---|
| Alina | 4.5 | 정말 너무 무섭고 불쾌했어요. 영화를 보는 동안 심장이 너무 세게 뛰었어요… |
| 독보 | 5.0 | 큐브릭의 환생 |
| 강시형 | 3.0 | 여러 모로 소름 끼친다. |
| 김건희 | 2.5 | 처연하게 상승과 하강을 이루며 명징하게 직조해낸 우주우화 |
| 보노보노 | 2.5 | 제가 뭘 그리 잘못했나요 |
평균 별점: 3.5
★ ★ ★☆
- 여기서 소개된 글은 2026년 서강영화공동체 문집으로 발간됩니다.
- 10월 기고는 10월 1일 공지 예정입니다.
- 기고 방법은 영공 카톡 공지방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 84기 영공 캘린더 10월
🍿 10월 1일 (목) : 84기 두 번째 목요듣기회
🍿 10월 8일 (목) : 84기 세 번째 목요듣기회
🌊 10월 9일 (금) ~ 11일 (일) : 부산국제영화제 MT
📽️ 10월 31일 (토) : 제작단 워크샵
FEELM NO.22 만든 사람들
편집장 | 이상현
에디터 | 강시형 권준형 김가은 박민제 박상준 박선화 윤준영 손예진 이우성
객원 에디터 | 안정빈 유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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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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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가은
이번 호도 역시 알차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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ㅏㅣㅔ
아쉽게 지면에서 작별인사는 하지 못했지만 FEELM과 함께 보람찼던 두 학기가 스쳐 지나가네요,,, 앞으로 이끌어주실 새로운 문집부장님께 무한한 응원을 보내며, 첫 호부터 너무 알찬 소식과 정보들 (특히 부국제 팁!) 얻어갈 수 있어 좋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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