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보증을 서지말자..."
얼마 전 동네 셰셰반점에서 간짜장에 연태 고량주 한 병을 마셨다. 벽에 가훈이 떡 하니 적혀 있는데 “보증을 서지말자” 였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고등학교 도서부 첫 회식 장소로 노량진 골목 허름한 중국요리집에 들어갔다. 선배들과 동료들 첫 만남에 들떠 있었다. 처음 소주를 몇 순배 했는데 약 1병 정도 마셨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토악질을 하고 전봇대에 매달려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고 소리쳤다.
군대 시절 휴가를 나와 조치원 읍내, 처음 갔던 곳도 중화요리 집이었다. 짜장면 곱빼기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아픈 기억도 있다. 군에서 휴가를 나와 집에 병으로 누워계시던 아버지께 짜장면과 군만두를 시켜드렸다. 그게 화근이 되어 아버지는 병환이 악화 되었고 엉망이 되어버린 집을 뒤로하고 귀대를 했다.
요즘은 을지로의 ‘안동장’에 가끔 간다. 오래된 이 집의 깊은 장 맛 짜장면과 해물 짬뽕, 담백한 탕수육은 일품이다. 벽 타일의 네모난 번들거림 오후의 햇살에 똑딱이는 목조시계, 알 수 없는 중국어 현판 등이 인상 깊다.
‘첨밀밀’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 여명과 장만옥이 거짓말처럼 재회 하던 마지막 장면. 2000년이 되기 전 단 한 장의 몽타쥬다.
겨울에서 봄으로 지나는 바람은 서늘하고 따사롭다.
몹시도 뒤엉켜 검고 형체를 알 수 없는 모양이 되어 추억이 지나간다.
"마쿠스트가 추천해요!"
"結識你那一天" 鄧麗君
첨밀밀 甛蜜蜜 Comrades: Almost A Love Story,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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