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자서전' 서비스를 한다고?"
카페연백에서 친구(친구가 카페 주인이다)를 만나기로 한 것은 늦은 저녁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류를 만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카페연백 절친 삼인방이 모이는 자리에 내가 초대를 받은 것도 그렇고, 그 삼인방 중에 류가 개발 고수였다는 것도 그렇고, 마침 누구나 자서전을 쓸 수 있게 이제 AI가 도와줄 수 있게 되었다는 소쿠리 이야기를 꺼냈다가 류가 '자서전'이란 말에 꽂혀 자기도 그런 서비스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소쿠리에 같이 참여할 수 없겠냐는 말을 내게 먼저 꺼낸 것도 그랬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퍼즐 조각이 맞춰지듯 따다닥 순식간에 제자리를 찾아 저절로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스완피디 말로는 류가 뽑은 캐롯카드 4장이 모두 T라고 했다. T은 'Thinking' 유형인데 그동안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좋아하는 사진도 제대로 못 찍고, 일만 하고 살았을 것이 뻔하다. 그래, 이번 기회에 너도 네게 하고 싶었던 꿈 같은 일 조금씩 해 보면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간, 선물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구나.
대학교 때 배웠다는 '심리학'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한 스완피디에게 코맥 매카시의 '스텔라 마리스'를 읽어보라고 권했다. 수학 천재와 정신과 의사. 단 두 사람만이 등장해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로만 이루어지는 이 책은 물리학, 양자역학, 수학이 결국 인간으로부터 비롯되고, 인간의 삶이 언제나 별 것 아닌 작은 깃털 하나에 의해 얼마나 힘없이 흔들릴 수 있는지... 그래서 오히려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류가 '오늘의 점심 명언'이라며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준다.
2024.01.23 화 날씨 너무 매서운 추위
"마쿠스트가 추천해요!"
2024년 1월 세 번째 수요일에 찾은 바이닐(LP) 카페는 "바이닐 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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