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대체할 알트코인?

2025.11.30 | 조회 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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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관점에서 이더리움을 대체할 만한 알트코인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이더리움이 앞으로도 시가총액 2위를 지킬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면, 현재까지의 결론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아직은 없다”

EVM은 이제 단순히 스마트컨트랙트를 실행하는 엔진에 머물지 않는다. 수많은 개발자, 인프라, 보안 툴, 레퍼런스 코드가 쌓여 있는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다. 과거 다양한 기술 표준의 경쟁을 돌아보면,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것이 꼭 '가장 완벽한 기술'은 아니었다. 가장 널리 쓰이고, 가장 많은 생태계를 끌어안은 기술이 표준이 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현재 블록체인 세계에서 그 위치에 가장 근접한 후보는 단연 이더리움과 EVM이다. 신규 체인들조차 EVM 호환을 사실상의 기본값처럼 채택하고, 개발자들이 가장 익숙하게 사용하는 환경도 EVM 기반이며, 인프라·보안·분석 업체들 또한 대부분 EVM을 기준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따라서 “앞으로 어떤 표준이 살아남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현 시점에서 이더리움·EVM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기술 논리를 잠시 내려놓고 전통 금융과 기관의 선택으로 눈을 돌려보자. JP모건이 코인베이스의 이더리움 레이어2인 베이스(Base)를 선택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사업 협업을 넘어선다. 극도로 보수적이며 표준 리스크와 기술 리스크에 민감한 기관이 이더리움 인프라 위에 시스템을 올렸다는 의미다. 이는 곧 “장기적으로 무엇이 안전한 베이스 레이어인가”에 대한 시장의 암묵적인 답변이기도 하다. 결국 “기관과 전통 금융이 어디에 올라타고 있는가”를 보면, 이더리움의 위치가 얼마나 견고한지 어느 정도 드러난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레이어1들이 쓸모없어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각자의 특화 포지션을 찾아가는 보완재로서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예를 들어 솔라나는 이더리움과 비교했을 때, 개발자 생태계의 폭이나 인프라의 범용성, 네트워크 효과 측면에서 아직 부족함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도와 수수료 측면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솔라나 기반 서비스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들이 상당히 쌓였고, '솔라나 인프라'만의 영역을 확보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다만 시장이 점점 더 EVM 표준으로 쏠릴 경우, 비(非)EVM 계열 체인인 솔라나는 구조적인 리스크를 안게 된다.

장기적으로 솔라나가 자신만의 강점을 어떤 영역에 집중할지, “이더리움과 EVM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 부분만큼은 솔라나가 아니면 안 된다”에 가까운 필수 역할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수이는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시도를 하고 있지만, 엔드유저 사용성, 실제 트래픽, 생태계의 깊이 등을 보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수이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는 “좋다, 나쁘다를 단정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체인”이라는 정도가 적절해 보인다. 결국 수이에게 주어진 핵심 과제는 하나다. “사용성의 허들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부드럽게 낮출 수 있느냐”다. 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향후 10년 뒤 수이에 대한 평가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한 레이어1 간 속도·수수료 싸움이 아니다. 어떤 레이어 구조와 표준 아키텍처가 시장의 디폴트로 굳어지는지에 대한 싸움에 가깝다. 이더리움은 이미 자체 레이어1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기보다, 레이어2 롤업과 모듈형 구조를 통해 확장성을 외부에 위임하기 시작했다. 데이터 가용성(DA), 시퀀서, 재스테이킹과 같은 기능별 레이어들이 쪼개지면서, 경쟁의 무대는 '단일 체인 vs 단일 체인'에서 '레이어 조합 vs 레이어 조합'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더리움은 정산과 신뢰를 담당하는 코어 레이어이자, 유동성과 가치 저장의 허브로 남는 그림이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 그 위와 옆, 아래로 수많은 레이어와 특화 체인들이 입체적으로 붙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더리움을 완전히 대체하는 알트코인'보다는 '이더리움을 배경으로 표준을 재구성하는 세력'이 훨씬 더 현실적인 위협이자 기회가 된다. 실제로 이더리움을 흔들 수 있는 변수들은 대부분 '새로운 설계도'에 가깝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새로운 모듈형 설계도다. 실질적인 실행과 수수료, 사용자 경험은 다른 레이어가 장악하고, 이더리움은 뒤에서 정산만 담당하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이 경우 사용자는 겉으로는 여전히 '이더리움 기반'을 쓴다고 느끼지만, 경제적 이익과 권력은 다른 레이어에 집중될 수 있다.

둘째, 대형 서비스가 만든 사일로형 표준이다. 압도적인 이용자를 가진 게임·소셜·결제 플랫폼이 특정 체인 또는 레이어를 내부 표준으로 고정해 버리는 경우다. 이때 사용자에게 체인은 더 이상 의식의 대상이 아니다. 서비스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경제권처럼 작동하며, 그 안에서만 통용되는 사실상의 표준이 만들어진다.

셋째, 규제와 제도권 요구에 최적화된 체인이다. KYC·AML, 규제 친화적 설계를 기반으로, 증권형 토큰과 RWA(실물자산 토큰화)를 대규모로 수용하는 체인이 금융 영역에서 독자적인 표준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시나리오들조차 이더리움의 완전한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상당 기간 이더리움은 브리지이자 최종 심판 레이어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비EVM 체인들의 현실적인 생존 전략 역시 이더리움을 정면으로 이기려는 것보다는, 특정 영역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인프라'가 되는 데 있다. 솔라나는 초저비용·고속 특성을 살려, 게임·온체인 주문 처리·마이크로 결제 등 속도와 비용이 절대적인 영역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수이는 객체 기반 모델과 개발 경험을 살려, 디지털 자산의 미세한 소유권 구조, 게임 아이템, 상호작용형 NFT 같은 분야에 특화하는 방향으로 깊은 틈새를 파는 그림이 그려진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TPS를 높이는 것이 아니다. 해당 영역의 개발자, 사용자, 인프라를 한데 묶는 생태계 자체를 얼마나 구축하느냐가 체인의 장기 생존력을 좌우한다.

투자자와 빌더, 정책 입안자 입장에서 앞으로의 10년을 바라본다면, 단순한 시가총액 순위보다 다음과 같은 축을 함께 보아야 한다.

첫째, 개발자 스택의 표준화다. 어떤 언어와 툴이 기본값처럼 쓰이는지가 곧 해당 체인의 미래를 결정한다.

둘째, 사용자 경험의 방향성이다. 계정 추상화, 소셜 로그인, 가스 대납 등으로 '블록체인을 의식하지 않는 경험'에 누가 가장 먼저, 가장 자연스럽게 도달하는지가 중요하다.

셋째, 규제와 RWA의 흐름이다. 실물자산 토큰화와 증권형 토큰의 메인 무대가 어느 체인·레이어에서 형성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더리움의 우위가 유지되는지, 별도의 제도권 친화 체인이 등장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넷째, 유동성 허브의 위치다. 스테이블코인, 디파이 TVL, 파생상품 유동성이 장기적으로 어디에 쌓이는지에 따라, 시장이 자연스럽게 '기준 체인'을 정하게 된다.

10년이라는 시간은 기술 시장에서 한 세대가 완전히 교체될 수 있는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레이어1과 EVM 표준 경쟁을 상상해 보자. 이더리움 중심의 다층 구조가 지금의 연장선에서 더 공고해질 수도 있다. 또는 금융·디파이·기관 인프라는 이더리움이, 게임·속도 중심 실사용은 다른 체인이, RWA와 프라이버시는 또 다른 체인이 맡는 다극화 구조가 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국가나 빅테크, 전혀 다른 암호학 기술을 기반으로 현 퍼블릭 체인 질서 자체를 흔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지금 당장 이더리움을 기술적으로 압도하는 한두 개 알트코인이 나와서 자리를 통째로 빼앗는다”는 단순한 그림은 설득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질문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이더리움을 대체할 알트코인이 있느냐”에서 “이더리움과 EVM을 중심으로 짜인 현재의 표준이 앞으로 어떤 레이어 구조와 역할 분담으로 재편될 것이며, 그 재편 과정에서 어느 체인과 어떤 레이어가 없어서는 안 되는 인프라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냐”로 관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질문을 바꾸는 순간, 블록체인과 암호자산 시장의 다음 10년이 훨씬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이더리움도, 솔라나도, 수이도, 그리고 아직 이름조차 생소한 수많은 체인들도 더 이상 단순한 '코인 종목'이 아니라, 인터넷 이후 새로운 경제 인프라 층을 구성하는 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할 것이다. 그 관점에서 보면, 서두의 결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직까지 이더리움을 명확히 대체할 레벨의 레이어1은 없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표준이 어느 정도 기울어진 뒤, 그 위에 어떤 구조가 쌓일지를 두고 펼쳐지는 훨씬 더 긴 이야기의 서막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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