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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100년 전 디자인 철학이 애플에서 다시 태어났습니다.

오늘은 디자인의 성지, 예술학교 바우하우스가 애플에 미친 영향에 대해 알아봅시다!

2025.09.09 | 조회 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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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필독 뉴스레터, 디자인사잇입니다.

안녕하세요! 디자인사잇입니다.

애플 스타일 가이드에 관한 글도 어서 써야 하는데, 레퍼런스의 어떤 부분을 소개드릴 지 고민이 많아 조금 늦어지고 있어요.
곧 애플 스타일 가이드 시리즈로 돌아올게요!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여러분 손에 들린 아이폰, 그 매끈한 디자인과 직관적인 경험은 이제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죠. 그런데 혹시 이 아이폰 안에 100년 전 독일에서 시작된 오래된 디자인 철학이 숨 쉬고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놀랍게도 애플 디자인의 뿌리 깊은 곳에는 20세기 초 독일의 예술 학교, 바우하우스(Bauhaus)의 정신이 흐르고 있답니다. 오늘은 시대를 뛰어넘어 현대 디자인, 특히 애플의 심미안을 지배하고 있는 바우하우스의 이야기를 함께 파헤쳐 보려고 해요.

1. 바우하우스: "깔끔한" 디자인의 시작점

Ⓒ Figure 6. Herbert Bayer's 'Universal Type' (1926).
Ⓒ Figure 6. Herbert Bayer's 'Universal Type' (1926).

이야기는 1919년,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가 독일 바이마르에 세운 예술 학교에서 시작돼요. 바우하우스는 단순히 예쁜 스타일을 넘어, 혁명적인 디자인 철학 그 자체였죠. 당시 산업혁명으로 대량 생산의 시대가 막 열렸을 때, 바우하우스는 예술과 기술을 하나로 합쳐 새로운 시대에 맞는 디자인을 만들고자 했어요.

그들의 핵심 가치는 아주 명쾌했습니다. 바로 ‘기능이 형태를 이끈다(Form follows function)’였죠. 불필요한 장식은 모두 걷어내고, 제품의 본질적인 기능에만 집중할 때 진짜 아름다움이 나온다고 믿었어요. 이게 바로 오늘날 우리가 사랑하는 미니멀리즘의 시작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마법 같은 주문, ‘Less is more(적을수록 좋다)’를 통해 본질만 남기는 간결함의 미학을 완성했고요. 나아가 건축, 가구, 그래픽 등 모든 분야를 하나의 통일된 예술로 본 ‘총체예술(Gesamtkunstwerk)’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예술과 산업의 경계를 허문 바우하우스의 정신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강력한 디자인 언어인 셈이에요.

2. 애플은 어떻게 바우하우스를 만났을까?

바우하우스 본관 전경 Ⓒ 2019 Carla Maher
바우하우스 본관 전경 Ⓒ 2019 Carla Maher

그렇다면 100년 전 독일의 디자인 철학이 어떻게 실리콘밸리의 애플까지 이어진 걸까요? 그 연결고리 중심에는 두 명의 결정적인 인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독일 가전회사 브라운(Braun)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디터 람스(Dieter Rams)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예요.

디터 람스는 바우하우스의 정신을 이어받아 “더 적게, 그러나 더 좋게(Less, but better)”라는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었어요. 그의 미니멀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은 브라운의 수많은 제품에 적용되었고,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공식 가이드라인과도 같은 영향을 미쳤죠. 특히 애플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Jony Ive)는 디터 람스의 열렬한 팬이었고, 그의 원칙을 애플 제품에 고스란히 녹여냈습니다. 이건 바우하우스 정신의 간접적인 계승이나 다름없었어요.

스티브 잡스 역시 바우하우스 철학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그는 컴퓨터를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사용하기 쉽고 아름다운 하나의 ‘총체 예술’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 했거든요. 애플 제품에 간결함, 기능성, 그리고 소재의 진실성을 추구했던 그의 고집은 바우하우스의 목표와 정확히 일치했죠. 흥미롭게도 애플의 디자인 방향이 아스펜 디자인 컨퍼런스를 계기로 바우하우스 철학으로 선회했다는 사실은, 이 만남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줍니다.

3. 애플 제품에 숨겨진 바우하우스 DNA

바우하우스의 철학은 애플의 제품과 UI 곳곳에서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납니다.

iMac G3 Ⓒ Apple
iMac G3 Ⓒ Apple
  • 초창기 iMac의 반투명한 케이스, 기억나시나요? 내부 구조를 훤히 보여주면서 ‘우리는 기능에 충실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죠.
iPod Nano White Ⓒ Apple
iPod Nano White Ⓒ Apple
  • 단 하나의 동그란 클릭 휠로 모든 걸 해결했던 iPod은 ‘Less is more’ 정신 그 자체였습니다. 불필요한 버튼을 없애고 직관적인 경험을 만든 것, 이게 바로 바우하우스가 꿈꿨던 기능 중심 디자인의 완벽한 재현이었어요.
iOS 7 Ⓒ Apple
iOS 7 Ⓒ Apple
  • 특히 2013년 iOS 7의 파격적인 변신은 바우하우스 정신이 소프트웨어에 어떻게 스며들 수 있는지 보여준 결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조니 아이브의 주도 아래 입체적인 질감과 그림자를 싹 걷어내고, 아이콘을 단순화한 플랫 디자인을 선보였죠. 이는 바우하우스의 미니멀리즘을 디지털 세상으로 옮겨온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4. 마무리하며

바우하우스 전시 포스터 · Public Domain
바우하우스 전시 포스터 · Public Domain

결국 디자인은 반짝하는 유행이 아니라, 철학을 잇는 하나의 계보와 같아요. 100년 전 바우하우스에서 시작된 정신이 디터 람스를 거쳐 스티브 잡스와 조니 아이브에게 영감을 주었고, 오늘 우리가 매일 쓰는 애플 제품의 경험을 만들고 있는 셈이죠. 본질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미니멀리즘의 가치는 시대를 초월해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AI)이라는 또 다른 거대한 파도 앞에 서 있어요.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그 본질을 꿰뚫고 인간에게 가장 쉬운 형태로 전달하는 디자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겁니다. 기능의 복잡함을 단순함으로 바꾸고, 보이지 않는 기술을 명확한 형태로 보여줬던 바우하우스의 정신이 AI 시대에 더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죠.

AI 시대의 바우하우스는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앱을 디자인하고 서비스를 기획하는 순간마다 시작되고 있어요. 여러분 개개인의 신념과 철학이 새로운 바우하우스를 만들 것이라 기대합니다!

오늘도 디자인사잇 뉴스레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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