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약간 새해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저도 크리스마스 휴가와 신년 휴가로 2주 동안 칼럼 작성을 쉬었는데요.
쉬면서 세이브를 좀 채우고 다양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이득이 되는 이드기의 E사이트 세 번째 칼럼이며, 오늘의 주제는 'TCG 게임' 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4-5학년을 영국에서 지냈습니다. 2000년대 말이니 거의 20년 된 이야기 인데요. 너무 어렸을 적에 급박한 환경 변화를 겪었다 보니, 적응하는데 꽤나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때도 이미 책을 좋아하던 저는 현지 생활에 적응을 빨리 하기 위해 부모님과 지역 도서관에 자주 방문하고는 했는데요. 그곳에서 "유희왕" 영문 만화책을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단어들이 꽤 있었어서 영어 단어를 검색하면서 읽던 기억이 생생한데요. 그 때부터 이미 TCG에 빠져들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에는 이러한 TCG 장르가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확장이 된 모양새 인데요. 2015년 하스스톤 출시 이후, TCG 게임은 전래 없는 전성기를 맞았고, 지금도 비록 기세가 살짝 꺾이기는 했지만 지속적인 마니아 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론 화려한 그래픽과 빠른 템포의 FPS, MOBA 장르가 이스포츠를 지배하고 있는 지금, TCG 장르는 약간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는 경향도 있는 편입니다.
오늘 [이드기의 이사이트]에서는 TCG의 역사, 현황과 함께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카드 게임의 기원
TCG란 Trading Card Game의 약자로 한글로 직역하면 "교환하는 카드게임" 이라는 의미입니다. 막 와닿는 이름은 아닌데요. 본래 카드 게임의 기원부터 따져보면 왜 이러한 이름으로 명명되었는지 이해되실 껍니다.
현재의 TCG 장르의 기원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트럼프 카드, 다른 하나는 담배 카드이죠.
모든 카드 게임의 유래는 일단 트럼프 카드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정식 명칭으로 "플레잉 카드(Playing Cards)" 로 불리는 이 게임은 9세기 경에 중국의 '엽자희'가 실크로드를 타고 중동 지역을 거쳐 14세기 후반 유럽으로 전파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럽으로 넘어간 초기 카드는 칼, 컵, 동전, 몽둥이 등을 그렸는데 이것이 프랑스로 넘어가며 우리가 흔히 아는 ♠스페이드, ♥하트, ♦다이아몬드, ♣클로버로 정착이 되었습니다. 이후 프랑스의 '포크', 독일의 '포헨' 등 트럼프 카드를 사용하는 여러 게임들이 만들어졌고, 미국으로 넘어가 '세븐 카드 스터드', '텍사스 홀덤' 등 다양한 게임이 만들어지며 현재까지도 많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카드게임이 만들어졌는데, 초기에는 단순한 담배 보강 포장재로서 카드가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종이 담배는 포장이 약해서 잘 구겨졌는데, 이를 방지 위해 단단한 종이를 넣었습니다. 담배 회사들은 이 종이에 당대 인기 있는 야구 선수의 그림을 인쇄하여 마케팅 수단으로 삼았고, 이를 '담배 카드(Tobacco Cards)'라고 부르며 수집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2차 세계대전 이후 풍선껌 회사들이 제품에 카드를 동봉하면서 선수의 상세 기록을 적기 시작했는데, 이는 훗날 우리가 흔히 아는 TCG의 카드 능력치 표기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1993년, 모든 현대 TCG의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 이라는 게임이 등장합니다. 이전까지 카드는 단순한 수집의 용도가 강했다면, MTG는 자신만의 덱을 구성하여 상대와 대전한다는 '게임의 규칙'을 처음으로 확립하였으며, 자원(마나) 관리, 공격과 방어 등의 개념은 이후 모든 TCG 게임에 영향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파편화된 시장, TCG 게임의 현황
현재 TCG 시장은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다양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이 개개인의 취향에 맞추어 각자의 게임을 소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칼럼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따로 나누어서 분석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프라인 TCG는 가장 기본적인 TCG의 형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카드 구매 > 개봉 및 수집 > 덱 구성 > 대결' 의 과정을 거치며 '교환' 혹은 '판매' 의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는 지속적인 대결을 위한 게임 플레이의 즐거움 (일명 손맛)과 수집욕을 자극할 수 있는 카드의 가치(실물 자산 가치) 증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프라인 카드 게임의 특징을 주요 종목별로 정리해 보자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TCG와 다르게 온라인 TCG는 오프라인 TCG가 온라인으로도 확장이 된 형태입니다. 하지만 온라인이라는 특성 상 많은 부분이 변형되기도 하였습니다. 먼저, 교환이라는 개념이 희박합니다. TCG는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Trading', 즉 교환이라는 개념이 해당 게임을 지탱하는 큰 축 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무제한으로 카드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한 온라인 게임이라는 특성 상, 수집의 가치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굳이 교환을 할 필요성이 줄어들게 되었죠. 게임 내에서 카드 팩을 개봉하는 행위는 본인의 덱을 구성하기 위한 행위일 뿐입니다.
반면에 온라인 TCG의 경우, 'Game', 즉 대결의 횟수가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오프라인 카드 게임의 경우 대결을 진행하려면 (1) 누군가와 약속을 잡고, (2) 해당 장소에서 세팅을 마친 뒤, (3) 룰에 맞추어 대결을 진행하고, (4) 집에 돌아가는, 일련의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카드 게임의 경우, (1)본인의 PC로 접속해 (2)플레이 버튼만 누르는, 간단한 과정을 통해 손쉽게 대결을 펼칠 수 있지요. 카드 게임의 경우, 게임의 용량도 작아 모바일 버전 또한 출시되어 접근성이 더욱 올라가기도 하였습니다.
온라인 카드 게임의 특징을 주요 종목별로 정리해 보자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상상을 현실로, 신기술과의 접목 가능성
TCG 장르의 경우, 타 종목의 이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대중적으로 퍼지기에는 취약한 면이 2가지 존재합니다.
하나는 장르 자체가 정적인 까닭에 박진감 측면에서 타 종목 대비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플레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당 게임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수적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객들에게 그들이 기대하는 시청 경험과 그 이상을 보여주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등장한 기술들을 활용해야 하며, 이를 사용했을 때의 효과가 가장 극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관객들은 TCG 장르 이스포츠를 시청한다고 했을 때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요?
어릴 적 보았던 만화에서 보았던 극적인 연출과 그래픽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 않을까요?
이런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VR/AR 기술입니다.

사실 카드를 실체화하는 기술은 유희왕에서도 등장한 개념입니다. 일명 '솔리드 비전' 이라는 AR 기술을 활용하여 카드에 있는 몬스터를 실체화 하는 기술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듀얼을 진행한다는 설정은 계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을 실제 현실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점점 갖추어 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애플 비전 프로나 메타 퀘스트 같은 MR (혼합현실) 기기의 발전은 테이블 위에 3D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것을 가능케 합니다.

사실 이러한 기술은 과거에도 조금씩 나오곤 했었는데요.
카드 자체에 AR 피규어를 삽입하여 휴대폰 카메라 등으로 확인했을 시, 디지털 피규어가 나타나는 AR 카드 또한 매우 흥미로운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스포츠의 WWE, 시도할 가치가 있다

저는 이스포츠는 스포츠적 요소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이스포츠는 스포츠의 면모를 많이 지향하려고는 하지만 절대 엔터테인먼트적인 면을 뺴놓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성승헌 캐스터가 지난 2019년에 디스이즈게임과 인터뷰를 진행할 때 '이스포츠는 게임에 따라 WWE 같은 느낌이 필요할 때도 있다.' 라고 발언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점을 TCG 이스포츠 쪽에서는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유희왕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이 사용하는 카드가 많은 운 또는 테크닉을 필요로 하거나 덱 자체가 매우 고난이도의 카드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그래야 연출적으로 위기를 겪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손쉽게 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기에 전 하스스톤 선수 "따효니"의 한 경기를 가져와 보려고 합니다.

하스스톤 대회 4강전, 따효니 선수와 jeongyong 선수의 경기입니다. 따효니 선수가 '황금 원숭이' 카드를 냅니다. 이 카드는 내 손과 덱에 있는 모든 카드를 '무작위 전설 하수인'으로 바꾸는 효과가 있습니다. 어떤 전설 카드가 나올지는 순전히 운에 달려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첫 번째로 나온 전설 카드는 '볼프 램실드'였습니다. 영웅이 입을 피해를 대신 입어주는 하수인으로, 이것만으로도 생존에 큰 도움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직후, 기적처럼 '리노 잭슨'이 등장합니다. 리노 잭슨은 "내 덱에 중복되는 카드가 없다면" 영웅의 생명력을 모두 회복시켜주는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황금 원숭이로 덱이 모두 무작위 전설 카드로 바뀌었기 때문에(전설 카드는 덱에 1장씩만 넣을 수 있어 중복될 확률이 낮음), 리노 잭슨의 효과가 발동되었고, 빈사 상태였던 따효니 선수의 영웅 체력이 100%로 회복되었습니다.
두 번의 극운이 따라 승리한 경기이지만, 연출적으로 너무나 완벽했기에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경기입니다. 해당 경기의 주요 반응으로는 '이 게임에 프로가 있다고요?' 와 운적 요소를 비꼬는 반응이 있는데, 이에 착안하여 아이에 WWE처럼 각본을 써내려 가며 경기를 연출하는 방식을 활용한다면 TCG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틀 밖으로 벗어나 보자
현대 TCG 게임의 규칙은 매직 더 게더링이 나온 이후로 크게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 여러가지 변화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제는 기존의 틀 바깥에서 변화가 이루어질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앞으로도 이 대사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울려 퍼졌으면 합니다.
"자, 지금 바로 듀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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