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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의 PC방 이용료 15% 인상, 그 후 2개월

15년 만의 청구서, 업계의 대응과 변화

2026.01.15 | 조회 1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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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대한민국 남자 중 고등학생 때 선생님이나 부모님 몰래 PC방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저 또한 고등학생 시절 몰래 빠져나와 PC방에 종종 가고는 했는데요. 작년 11월에 PC방 관련해서 나름 큰 이슈가 생겼었습니다. 

 

2025년 말, 대한민국 PC방 업계는 유난히 추운 겨울을 맞이했습니다. 이미 전국 PC방 개수가 7천 개 미만으로 떨어지며 최다 점포 수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며 'PC방 시장 붕괴'라는 말이 돌던 시점이었는데요. 이렇게 위태로웠던 빙판에 균열을 일으킨 건 다름 아닌 PC방 업계의 큰 손, 라이엇 게임즈였습니다.

 

2025년 11월 3일,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PC방 게임 이용료를 15% 인상한다고 기습 발표하였습니다. 15년 간 동결되었던 가격이기에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다면 인상 자체는 납득할 수 있는 영역일지 모르나, 일방적인 발표와 함께 기존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들이 PC방 전용 혜택이 타 게임사와 비교했을 때 다소 부족한 점은 PC방 업주들의 생존 본능을 건드리는 뇌관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15년만에 PC방 게임 이용료 인상안을 발표한 라이엇 게임즈 (출처: 아이러브PC방)
15년만에 PC방 게임 이용료 인상안을 발표한 라이엇 게임즈 (출처: 아이러브PC방)

 

그럼 여기서 라이엇 게임즈가 인상하겠다고 한 '게임 이용료'는 무엇일까요?

PC방에서는 손님이 어떠한 게임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회사가 소유한 IP인 '게임'을 통해서 영리를 취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PC방 업체는 손님이 이용한 게임의 이용 시간에 따라 회사에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PC방 업체가 게임사에 내는 저작권료 및 서비스 이용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면 분명히 2시간을 충전했는데, 게임을 플레이 시간을 계산해 보니 1시간 40분 정도 조금 짧게 느껴진 적이 있지 않으셨나요? 해당 PC방의 경우, 게임 이용료를 추가로 받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PC방 업계의 거센 반발

발표 직후인 11월 5일,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이하 조합)은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며 반발했습니다. 전기세 인상, 인건비 부담, 그리고 손님 감소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업주들에게 15%의 수수료 인상은 사실상 '폐업 선고'나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조합이 발표한 라이엇 게임즈 성명서 일부 (출처: PC카페조합 카페)
조합이 발표한 라이엇 게임즈 성명서 일부 (출처: PC카페조합 카페)

 

갈등은 내부의 진통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11월 12일, 김기홍 조합 이사장이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며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가격 협상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체가 느끼는 위기감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게임 전문 매체 인벤의 칼럼은 이 사태의 본질을 세 가지로 꿰뚫었습니다. 첫째, 협의 없는 일방적 통보라는 '절차적 정당성'의 부재. 둘째, 인상분에 합당한 혜택이 있는가에 대한 '가성비와 경쟁력'의 의문. 셋째, 잦은 서버 불안정 등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이 바로 그것입니다. 특히 타 게임과 비교했을 때,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들이 제공하는 PC방 혜택이 부족하다는 점은 특히 많은 게이머들의 공감대를 사기도 했습니다. 

 

타 게임에서 진행한 PC방 이벤트는 많은 혜택으로 유저들을 끌어 모았다.
타 게임에서 진행한 PC방 이벤트는 많은 혜택으로 유저들을 끌어 모았다.

 

이러한 논리는 11월 24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조합의 기자회견에서 그대로 터져 나왔습니다. 조합은 공정위 제소까지 검토하며 배수진을 쳤고, 라이엇은 '미가맹시 접속 차단'이라는 강수까지 언급하며 충돌 직전까지 치달았습니다.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의 규탄 기자회견 (출처: 게임포커스)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의 규탄 기자회견 (출처: 게임포커스)

 

극적 합의 성공, 남겨진 과제는

파국으로 치닫던 사태는 12월 1일, 양측의 긴급 회담을 통해 극적인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핵심은 바로 '3개월간의 유예'였습니다.

 

라이엇은 인상을 강행하되, 12월 8일부터 3개월 동안 과금 시간의 15%를 프리미엄 시간 이용권으로 추가 적립해 주기로 했습니다. 이는 실질적인 '인상 유예 효과'를 냅니다. 대신 조합은 계속 만지작 거리던 카드였던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을 보류했습니다. 또한, 라이엇은 그동안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은 'PC방 프리미엄 혜택 강화'와 '접속 장애 해결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PC방 모객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이전까지 미진했던 PC방 업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변화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점을 약속한 것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또 어떠한 면으로 본다면 구체적 실행 방안 없이 서로의 치명상을 피하기 위한 '전략적 휴전'으로도 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약속했던 '모객을 위한 노력'은 해가 바뀐 2026년 1월 9일,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났습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시즌 1 시작과 함께 대대적인 PC방 이벤트를 발표했습니다. 게임 플레이 및 랭크 승리 미션, 결승전 초청권 응모 등 게이머들을 다시 PC방 의자에 앉히기 위한 이전에 전례 없던 이벤트가 쏟아졌습니다.

 

마법공학 상자, 유료 아이템, e스포츠 결승전 초청권 등 역대급 PC방 이벤트를 시작한 라이엇 게임즈 (출처: 리그 오브 레전드)
마법공학 상자, 유료 아이템, e스포츠 결승전 초청권 등 역대급 PC방 이벤트를 시작한 라이엇 게임즈 (출처: 리그 오브 레전드)

 

이는 12.1 합의 사항을 이행하려는 라이엇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업주들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습니다. 3개월의 유예 기간인 '보너스 적립'은 2026년 3월이면 종료됩니다. 그 이후 재협상에서 만족할 만한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15%의 인상분은 고스란히 업주들의 고정 지출로 굳어지게 됩니다.

 

이스포츠 라는 산업은 PC방에서 탄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많은 게임 자체 또한 PC방과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시대를 거쳐 아키에이지, 테라,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PUBG 등 수많은 게임들이 PC방 한 켠에 자리 잡아 왔습니다.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큰 축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나, PC방 산업과 문화는 게임사와의 상생으로 이루어져 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공은 다시 3개월 뒤의 재협상 테이블로 넘어갔습니다. 사실 PC방 업계 뿐만 아니라 이스포츠 산업, 더 나아가 게임 산업 또한 지속해서 노란불이 들어오는 것 같은 신호가 나타났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 실질적인 수익을 높이기 위해 라이엇 게임즈 또한 이번 금액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점은,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이 유저들에게 PC방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Pay-to-Win 모델을 채택하지 않는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들은 이러한 점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서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측에 한 가지 제안을 하려고 합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과거 2023년 쯔음부터 스킨 크로마를 만들면서 '중국 전용 크로마' 스킨을 만들어 중국 서버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왔습니다. 이는 라이엇 게임즈가 중국 기업 탄센트의 자회사인 점에서 특혜를 줌과 동시에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하나의 마케팅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크로마 스킨을 한국의 PC방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열어주거나 한국 PC방 전용 크로마를 제작하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봅니다. 

 

중국 서버 한정으로 출시되던 크로마 일러스트, PC방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 어떨까? (출처: 나무위키)
중국 서버 한정으로 출시되던 크로마 일러스트, PC방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 어떨까? (출처: 나무위키)

 

전국 7천 개의 PC방 불빛이 꺼지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은 조합만의 과제가 아니라, 한국 게임과 e스포츠 생태계의 정점에 있는 라이엇 게임즈에게도 PC방 산업이 붕괴하는 것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봄이 오는 3월, 양측이 웃으며 악수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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