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Madagascar

#32 마다가스카르의 원데이 클래스

로컬 라피아 만들기 수업을 들어봤다

2024.04.15 | 조회 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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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에서 어찌하나

마다가스카르로 떠난 두 여자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어진입니다!

요즘 한국에는 한창 벚꽃이 예쁘게 피었더라구요. 다들 꽃구경 다녀오셨나요? 여기는 비록 벚꽃은 없지만 우기가 끝나가면서 제가 좋아하는 청명한 날씨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저희는 요즘 현지인들과의 교류를 늘려보려고 이것저것 새롭게 경험할 거리를 찾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주에는 '라피아'수업을 다녀왔는데요. 오늘은 한국과는 조금 달랐던 이곳의 원데이 클래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마다가스카르의 원데이 클래스

로컬 라피아 만들기 수업을 들어봤다

'라피아'는 야자수 잎에서 나오는 섬유로 이 실을 엮거나 짜서 가방,모자,지갑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얼핏 보면 라탄 소재와 비슷해보이기도 하는데 라피아가 더 질기고 유연한 편이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라피아 소재가 흔한 편이라 현지 시장에만 가도 여러 라피아 제품들을 살 수 있고, 거리에서도 쭈구리고 앉아 라피아 실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우리도 라피아 수업이나 찾아서 한번 들어볼까?"

며칠 전부터 페이스북을 뒤적이던 언니가 현지인이 하는 것 같은 라피아 만들기 수업을 찾았다고 했다 (마다가스카르의 페이스북에는 모든 게 다 있다). 그쪽은 영어를 못하고, 우리는 말라가시를 못하는 입장이라 소통이 원활하지는 않았지만 어찌저찌 약속을 잡고 예약한 날짜에 보내준 주소로 찾아갔다. 한 편으로는 허탕을 칠 수도 있겠다고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한 상태기도 했다.

"여기가...맞아...?"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어렵사리 도착한 곳은 나무판자로 얼기설기 지어진 작고 허름한 가정집이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할 때까지만 해도 교실같은 공간이 있을 줄 알았던 우리는 예상치 못한 장소에 당황했지만, 문 앞까지 마중나와 있는 여자 분의 손에 이끌려 홀린 듯이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로 들어가자 한 켠에는 라피아가 든 포대자루가 쌓여있고 아마도 우리를 위해 준비된 것 같은 의자 두 개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창고 같은 공간이 나왔다. 아마 그쪽에서도 외국인의 등장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웅성거리며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우리를 구경하러 몰려왔다.

상상해보라. 뻘쭘하게 의자에 앉아 수업이 시작하기를 기다리는 두 명의 아시안 여자와 바로 앞에서 문과 창문으로 빼꼼히 그들을 구경하고 있는 말라가시 사람들을. 처음에는 그 상황이 어색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해졌고 여전히 어설픈 말라가시로 더듬거리며 얘기하는 것도 제법 재미있었다. 무엇보다도 선생님들이 굉장히 친절하고 참을성있게 우리 옆에 붙어서 라피아를 짜는 방법을 하나씩 가르쳐 준 점이 좋았다. 생각보다 배우는 데 시간이 걸려서 다 끝마치지 못하고 나와야 하긴 했지만, 꽤나 흥미롭고 왠지 모르게 따뜻한 경험이었다. 수업이 끝난 후 우리에게 남은 건 딱딱하게 굳은 어깨와 티코스터만한 라피아 조각 뿐이었지만 후회는 없었다. 


➰ Words for this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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