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13 숫자로는 2025시즌 상반기 끝

실버스톤까지 마무리 - 그래도 여름방학까지 아직 2GP 남았습니다 - 어떤 해고 소식은 낭보에 가깝고 - 가실 줄 모르는 소문들

2025.0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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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 F1 노트

F1과 이런저런 탈것경주 잡담들. 매월 첫째, 셋째 주 화요일에 보내드립니다.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p입니다. 실버스톤 마치고 다가온 세미-여름방학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어느새 달력은 휙휙 넘어가 다시 레이스 주말 .... 두 그랑프리 지나면 진짜-여름방학인데 시간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소수점 아래 세 자리를 다투는 동네 얘길 하면서 시간의 빠름을 느끼기 <-이건 2주마다 보내드리는 이 메일 두드릴 때에도 느껴요.  

 

할 이야기가 많은 이번 주입니다, 그래도 꾹꾹 눌러서 간추려보겠습니다 - 다른 중요한 일들을 빠뜨렸다면 다음 노트에서 보태 정리해 보내드릴게요.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최근 소식들  

* 6GP 기한으로 올렸던 알핀의 프랑코 콜라핀토는 일단은 자리를 지킵니다 - 하지만 앞으로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the Race 기사 참고). 엔스톤 팀 분위기 전반이 싱숭행숭한 것도 있어서 지금은 드라이버가 문제가 아닌 듯도 하지요. 

 

* 시즌 중 영 드라이버에게 기회 주기 착착 채워갑니다. 오스트리아에서 페라리가 디노 베가노비치에게, 맥라렌이 알렉스 던에게, 실버스톤 주말에는 알핀의 폴 아론이 자우버에서, RBR에서는 아비드 린드블라드에게 FP1 기회를 주었습니다. 아직 자기 차 안 내어 준 드라이버/팀들도 있지만 시즌 중엔 무조건 채우게 될 테니 하반기를 기다려보기로 해요.  

 

* 이 소식 전했었나 긴가민가해서: 메르세데스의 키미 안토넬리 고등학교 졸업시험 통과-라는 것 같습니다? 졸업 축하합니다! 

 

* 연말에 있을 FIA 회장직 선거에 팀 메이어가 출마를 선언했습니다(관련 BBC 기사). 이 미국 아저씨-영감님?-가 지난해 석연찮은 이유로 현 FIA 회장 손에 스튜어드 자리에서 사실상 해임당한 케이스였다는 걸 고려해보면 꽤 재미있는(?) 흐름이기도 하네요. 팀 메이어 이야기는 나중에도 또 할 일 있을 듯.  

 

* 제 트위터 타임라인을 잔치 분위기로 만들어준 소식: 7월 9일자로 레드불 레이싱 CEO 겸 팀 프린시펄 크리스천 호너 해임. 실버스톤 주말 마치고 벌어진 전격 해고사태였고, 네덜란드발 속보 뜨고 팀에서 확인해주기까지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팀 공식 트윗이 무슨 부고같이 보인다는 함정도... RB 팀 프린시펄 로랑 메키스가 그 자리로 그대로 승진(?)하고, 작은외양간의 TP 자리는 알란 퍼메인이 맡습니다.(F1.com 관련 글) 해임과 동시에 발표 난 거라서 참 엪1 동네 빠르다 싶었어요. 그리고 늘 이래저래 언쟁 끊이지 않는 해외/국내 모터스포츠 애호가들이 한 마음으로 호너의 해고를 축하하며 호너의 공/사가 다 망하기를 기원하는 멋진 시간들이 한동안 이어졌답니다 - 뭐 제 타임라인 편향도 있었겠지만. 아무해도 호너는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고, 피해자는 정직 처분되었는데 호너는 그걸 회사 차원에서 덮고서 버티고 있었잖아요. 한 짓 생각해보면 진작에 잘렸어야만.  

 

* 7월 16일 페라리가 무젤로 서킷에 잡은 촬영일(filming day) 활용해 올 시즌 차 SF-25에 들어갈 서스펜션 업데이트를 겸사겸사 테스트했단 소식이 있습니다(motorsport.com). 비공개 촬영이었고, 필르밍 데이 주행거리 제한 등등을 고려했을 때 "시즌 중 테스팅"으로 보아도 될지는 약간 무리수도 따른다 보는데요. 획기적인 무엇이 될지 약간의 개선점이 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요. 메르세데스 영입 인력들 - 기술담당 로익 세라와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튼 - 의 본격적 피드백(?)이 들어가는 시점도 여기서부터일 것 같으니 당분간 이래저래 이야기는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 그밖에도 꽤 많은 계약 관련 뜬소문들(주로 드라이버와 관련된)이 있었지만 모든 쓰레기봉투를 가져와 뜯지는 않기로 마음먹었으므로 구체적인 근거 없는 썰들은 "썰" 정도로만 두겠습니다. 대충 무슨 이야기들이 온라인에서 떠돌고 있었는지는 제가 트위터에 두드려놓았던 이야기를 참고하셔도 ... 정말 참고만 하셔요. 여름이라서, "출처 - 내 머릿속" 과 딱히 별 차이없는 수준 이야기들도 엄청나게 그럴싸한 척 나돌기 좋은 계절이거든요. 

 

 

2025시즌 R11/24 오스트리아 GP - 고품격 집안싸움 구경

한 줄 요약: 경쟁은 아름답게. 

맥라렌이 p1, p3에서 출발해 1-2로 끝내는 좋은 결과를 냅니다. 초반 집안싸움을 팀라디오로 단도리 안 하고(그러니까, "팀 오더" 내지 않고) 경쟁을 보장하는, 좋게 말해 담대하고 심하게 말해 광기어린 결정을 했는데 덕택에 끝없이 지루해질 수도 있었을 레이스가 잠시 재미있었어요. 란도 노리스는 <잘 하는 서킷에서 잘 하기>를 일요일 오후까지 깔끔하게 보여주었고, 오스카 피아스트리도 왜 이 드라이버가 지금 드라이버스 챔피언십 리더인지를 보여 주는 좋은 레이스를 했습니다. 정말 "고급 집안싸움". 

윌리엄스의 까를로스 사인스 차가 포메이션 랩에서 기어 문제로 출발 꼬였고, 피트레인 스타트를 시도했지만 브레이크에 불 나면서 결국 스타트 포기하기까지 시작도 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첫 랩에 퇴근한 RBR의 막스 베르스타펜과 메르세데스의 키미 안토넬리도 마찬가지. 레이스는 초반 맥라렌 집안싸움 이후로는 거의 쭉 타이어 관리 경쟁에 가까웠지만요. "음료수 회사 본진에서 외양간 계열 팀에서는 큰외양간이 2GP만에 작은외양간으로 도로 떨어뜨린 드라이버만이 포인트피니시에 성공" 같은 제법 드라마틱하면 드라마틱하단 결과도 있기는 했네요. 레드불 링의 한 랩에 필요한 시간은 레이스 때에도 70초 안팎으로, 서킷 길이 자체가 짧고 랩 수는 많다보니 중후반부터는 백마커/블루 플랙 문제도 꽤 영향 미쳤다 생각합니다. 

오스트리아 2025 레이스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오스트리아 2025 레이스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챔피언십 경쟁 면에서는 여전히 피아스트리가 드라이버스 챔피언십을 리드, 하지만 노리스가 15포인트차로 따라갑니다. 이쪽의 챔피언은 사실상 맥라렌에서 나오겠거니 하며 보고 있어서 3위 경쟁이 치열하겠어요, 특히나 3위부터 6위까지의 면면이 굉장해서. 컨스트럭터스 챔피언십은 1포인트차로 페라리가 다시 2위로 올라갑니다-라고는 하나 1위와 점수차가 거의 두 배네요. 맥라렌 굉장합니다 올해. 잘 될 때 확실히 굳혀야 하는데. 

전반적으로 타이어 관리 문제가 큰 영향 준 레이스였다보니 어떤 팀 누구에 집중해 보느냐에 따라 재미 여부나 속상함 여부가 많이 갈릴 것 같은 일요일이었어요. 다소 평이하다면 평이한 주말. 빠를 팀들이 빠르고, 결과도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고, 예상 외의 결과들(DNF들)이 좀 있긴 했지만 그게 전반적인 그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라 보기는 애매한 정도의. 

그러니까 p3까지 체커드 플랙 받은 시점에 p7부터는 백마커인 이런 풍경...
그러니까 p3까지 체커드 플랙 받은 시점에 p7부터는 백마커인 이런 풍경...

기후위기 반영이라도 하듯이 체커드 플랙 시점에도 기온 30.7도에 트랙온도 47.8도로 뜨거웠던 것도 타이어 쪽에 영향 상당히 미치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지금 타이어 온도 문제 관리가 제대로+충분히 되는 집이 사실상 맥라렌뿐이다시피 한 것 같거든요. 타이어는 닳아없어짐 문제도 있지만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도 성능 저하 문제가 따라오는데, 그렇지 않고서야 이 정도의 격차가 나오나 싶을 정도로 격차가 상당합니다. 한편으로 브레이크 문제 고생하는 집들도 좀 있는 것 같고 - 대표적으로 페라리 - 이건 원인이 짐작이 안 됩니다, 브렘보를 메워야 할까요? 만약 내년 페라리 차 브레이크 공급처가 바뀐다면 그때는 정말로 브렘보 브레이크 품질을 의심해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곧바로 이어지는 실버스톤. 트랙온도가 얼마나 높을지 또는 얼마나 낮을지, 비가 온다면 언제 어떻게 올지 예측불허의 날씨도 한몫하는 곳이죠 어떤 일기예보도 믿을 수 없는 수준의. 하지만 '레이싱'을 좋아한다면 사랑하게 될 수밖에 없을 정말 멋진 자동차경주장이기도 합니다. 결과도 예측불허인 게 좀 문제기는 한데..... 그래서 안전한 주말이 되길 바라면서 기다린 실버스톤 주말은, 

 

2025시즌 R12/24 영국 GP - 명불허전 실버스톤

한 줄-도 아니고 한 마디 요약: 과연;  

또다른 많은 처음들의 주말이었습니다. 홈GP에서 팀 1-2하기...? 이게 얼마만인지 맥라렌 서폿하는입장임에도 바로 숫자가 생각이 안 나는 그 정도의 처음. 2019시즌 데뷔한 노리스도 첫 홈 GP 우승이란 걸 해봅니다 이거 정말어려운거라고. 자우버로 포디움엘 간 p3 니코 휠켄베르크도 두말할 것 없죠. 많은 드라마들이 있었고 희비가 교차하는 것도 몹시 셰익스피어원조집다운 ... 와중에 나이40에 빨강차타고 자기 이름이 걸려 있는 메인 스트레이트에 들어오는 드라이버도 있고요. p4를 아쉬워할 수 있는 드라이버, 주말 앞두고 어쩌면 2013? 일요일에도 혹시 2008? 처럼 좋았던 많은 기억들을 꺼내올 수 있다는 점에서는 팀엘에이치들 참 복 많구나 ... 싶기도 하고. 해밀튼이라는 드라이버 자체가 자체가 실버스톤의 지극한 사랑을 받는 드라이버인걸까 하는 생각도. 여전히 저 드라이버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 되는 어떤 기대를, 저처럼 의심깊은 사람한테도 종종 준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실버스톤 2025 레이스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실버스톤 2025 레이스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빗길 - 좀 마른 길 - 다시 빗길을 예상했는데, 빗길 - 더 빗길 - 갑자기 마른 길 이렇게 전개된 실버스톤 2025였던 바람에 이 카오스 속에서 거의 맥라렌만 자유롭다시피했던; 결과가 나왔습니다. 무슨 몬차에나 쓸 법한 극도로 낮은 다운포스 셋업을 선택한 RBR의 베르스타펜이 폴 포지션을 가져가긴 했지만 일요일 레이스 때 비가 오면서 속절없이 순위 손해를 봤고요(그 스핀이라든지). 그 피아스트리 페널티도 그렇고 - 몇 가지 그렇게까지? 싶은 페널티들이 있었는데, 그게 레이스 결과에 유의미하게 영향 미칠 만한 것들이 아니었다는 게 더 혼돈을 더합니다. 그 정도로 정신없는 레이스이기도 했단 이야기 ... 이럴 때 빛나는 게 피트월의 판단과 모두의 손-발 맞음이죠.

늦게까지 잠잘 시간 깎아가며 볼 가치가 있었나...?라고 묻는다면 저야 제 팀 제 드라이버들이 트로피 3개 야무지게 챙겨왔으니 당연히 그렇다 하겠지만, 결과에 실망하시는 분들도 많을 만하겠음. 그래도 이 주말은, 이것이 클래식이 되지는 않더라도 여러 사람들 기억에 남긴 할 것 같아요. 

+ 실버스톤 2025 피아스트리 페널티 문제 졸리온 파머 분석. 같은 사안이라도 이걸 “브레이크 테스팅”끕으로 묘사할 수도 있고(일요일 레이스 직후에 그런 기사들 꽤 있었고) 이렇게 볼 수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다가올 이것저것  

7월 25-26-27일 벨기에 GP가 열립니다. 유럽+낮경기 조합까진 좋은데 스프린트 주말이군요. 요전에도 한 번 얘기한 적 있는 것 같은데 타이어 선택지가 꽤 재밌습니다. 피렐리 프리뷰 참고하시고요. 실버스톤 못지않게 여기도 드라이버들 선호도가 꽤 높은 클래식 서킷 중 하나라 어떤 주말이 될지 궁금합니다. (기대 많은 잔치에 별 일 없다지만, 어떤 GP주말은 별 일 없이 지나가는 것도 다행이긴 해요) 

첨부 이미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편지는 8월 5일에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헝가로링 주말 지나 여름방학 시작 때가 되겠군요! 또 그 사이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 참, 혹시나 온라인에서 F1 이야기들 접하시다가 지나치게 그럴싸하게 보이는 소식이 보인다면 일단은 의심해보세요, 출처는 꼭 되짚어 확인해보시고요. 팀 프린시펄이나 전/현직 드라이버들의 발언은 종종 맥락에서 떨어져나와 자극적인 부분 위주로 편집/재확산되기도 합니다. 조각조각 퍼날라지는 출처 없는 소문은 신뢰할 수 있는 출처들을 통해 크로스체크해보시면 좋습니다 - 그게 어렵거나 귀찮다면, 대체로 흘려보내셔도 별 문제는 없을 겁니다. 흥분이나 불안을 부추기기 위해 짜깁기되는 것들도 많거든요. 넷플릭스 [본능의 질주Drive to Survive]도 종종 그 지점에서 비판받듯이. 드라마틱한 사건사고보다 현실은 더 복잡하고 또 종종 더 흥미롭기도 하답니다. 

 

마무리가 길었습니다. 즐거운 날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 내용의 부분인용은 가능하나 출처를 밝혀 주시고, 다른 사이트나 SNS에 전문 공개는 하지 말아 주세요.

* 댓글, 쪽지, 커피 등등 피드백 언제나 환영합니다!
그밖에 질문이나 다루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note.from.po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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