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케이스

경영학 전공자가 만든 6천만 커뮤니티, 3번의 매각 여정

Meetup 창업자 Scott Heiferman

2025.08.29 | 조회 2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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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리스 뉴스레터

인문사회학 전공자들의 창업 사례와 저의 인사이트를 주 1회 컨텐츠로 발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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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한주간 잘 지내셨나요?

 

지난 호에서는 '실패의 부산물'에서 유니콘을 건져 올린 스튜어트 버터필드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늘은 조금 다른 결의 창업가를 만나보려 합니다. 실패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사회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힌 사람이죠. 

 

2001년 9월 11일, 뉴욕 맨해튼에 살던 청년 스콧 하이퍼먼(Scott Heiferman)은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는 것을 자신의 아파트 옥상에서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그 잿빛 하늘 아래서, 그는 난생 처음으로 바로 옆집에 사는 이웃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의 머릿속에 질문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왜 이런 끔찍한 비극이 일어나야만 우리는 서로에게 말을 거는 걸까?"

 

이 질문 하나가 어떻게 전 세계 6천만 명을 연결하는 거대한 플랫폼이 되었을까요? 오늘은 기술이 아닌, 인간에 대한 깊은 공감과 연결로 세상을 바꾼 밋업(Meetup)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스콧 하이퍼먼은 인문사회 분야 학사 출신 창업가예요. 하지만 사례가 너무 흥미로워서 여러분께 소개시켜드리고 싶어 가져왔습니다. 참고해주세요.)

 

그럼 오늘도 편안하게 보실 수 있도록 인터뷰 형태로 진행해볼게요. 시작합니다 🙂

 

 

💾 이번 호를 읽으면 알게 되는 3가지


✔ 사회학 이론이 어떻게 수억 달러 가치의 비즈니스가 되었는지 - 『나 홀로 볼링』에서 발견한 '사회적 자본'이라는 사업 기회 ✔ 95% 사용자 급감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거대 플랫폼과 경쟁한 비결 - 모두가 반대한 유료화 정책이 오히려 성공의 발판이 된 과정 ✔ 당신 주변의 사회 문제에서 유니콘의 씨앗을 찾는 법 - 꼭 필요한 고민 포인트와 구체적인 액션 플랜


 

 

Q1.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스콧 하이퍼먼입니다. 저는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했어요. 다들 저를 기술 창업가로 보시지만, 사실 제 시작은 기술이 아니었어요. '사람들은 왜 점점 더 외로워질까?' 하는 사회 현상에 대한 궁금증이었죠.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만든 게 바로 오프라인 모임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밋업(Meetup)입니다.

밋업(meetup)의 창업자 스콧 하이퍼먼(Scott Heiferman)
밋업(meetup)의 창업자 스콧 하이퍼먼(Scott Heiferman)

 

Q2. 밋업이 어떤 서비스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밋업(Meetup)은 한마디로 '우리 동네 취미 동아리'라고 생각하시면 딱 맞아요.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온라인에서 약속을 잡고,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서 함께 활동하게끔 이어주는 서비스예요.

 

한국에서 쓴다고 한번 상상해볼까요? 당신이 '퇴근 후에 반려견과 함께 산책할 친구'를 찾고 싶다면, 밋업 앱에서 '반려견 산책'과 '서울 마포구'를 검색해요. 그럼 '마포구 댕댕이 산책 모임' 같은 그룹을 발견할 수 있고, "금요일 저녁 7시 연남동 공원" 모임에 참석 신청만 하면 되는 거죠. '코딩 스터디'든 '보드게임'이든, 주제는 뭐든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저희 목표는 사람들이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대신, 동네에서 진짜 친구를 사귀게 돕는 거죠. 흥미로운 건 이런 단순한 모임의 힘이 취미를 넘어 사회적인 움직임으로 커지기도 한다는 점이에요. 실제로 미국의 여러 정치 캠페인에서는 저희 밋업을 통해 전국의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들고 풀뿌리 운동을 조직하는 핵심 도구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밋업 앱에서는 '서울 주말 등산 모임', '수요 독서 클럽'처럼내 주변의 다양한 관심사 그룹을 쉽게 찾고 참여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의 프립, 소모임, 문토 등과 비슷한 서비스죠.
밋업 앱에서는 '서울 주말 등산 모임', '수요 독서 클럽'처럼내 주변의 다양한 관심사 그룹을 쉽게 찾고 참여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의 프립, 소모임, 문토 등과 비슷한 서비스죠.

 

Q3. 밋업의 창업 배경에는 9/11 테러라는 역사적인 사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날의 개인적인 경험이 어떻게 창업이라는 결심으로 이어졌는지 직접 들려주시겠어요?


네, 맞아요. 2001년 9월 11일, 저는 제 아파트 옥상에서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는 걸 봤어요. 도시 전체가 충격에 빠졌죠. 그런데 그 비극 속에서 참 아이러니한 걸 깨달았어요. 바로 그날, 저는 제 이웃들을 난생처음 만났거든요. 몇 년간 같은 건물에 살면서도 몰랐던 사람들이었죠. 그때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어요. "왜 이런 끔찍한 비극이 일어나야만 우리는 서로에게 말을 거는 걸까?" 이 질문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어요.

 

납치된 항공기가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하던 9/11. 수많은 이들의 삶을 바꾼 이 날, 낯선 이들과의 단절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죠.
납치된 항공기가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하던 9/11. 수많은 이들의 삶을 바꾼 이 날,
낯선 이들과의 단절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죠.

 

Q4. 말씀주신 그 날의 경험이 사회학 이론과 만나면서 사업으로 구체화되었다고 들었어요. 그 연결 과정이 궁금합니다.


맞습니다. 제가 이전에 읽었던 로버트 퍼트넘의 유명한 책인『나 홀로 볼링(Bowling Alone)』을 읽으면서 느낀 충격이 어쩌면 하나의 사명감이 된 것 같아요. 그 책은 현대인들이 지역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사회 전체의 신뢰와 연결망, 즉 '사회적 자본'이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거든요.

 

보면서 계속 이런 질문들이 들었어요.

"왜 도시가 커질수록 사람들은 더 외로워질까
"왜 SNS가 발달할수록 진짜 친구는 줄어들까?"
"왜 온라인 연결이 오프라인 단절을 만들까?"

 

이런 근본적인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져보았죠. 그러면서 9/11 테러를 겪으면서 나타는 그 사회학적 현상이 바로 제가 지금 실제 직면한 현실이라는 걸 깨달았고, '무너진 동네 커뮤니티를 기술로 다시 살려보자'는 목표가 생긴 거죠.

 

하이퍼먼은 개인적 경험을 이론적 전공지식을 연결하여 비즈니스 해법을 발견하였어요.
하이퍼먼은 개인적 경험을 이론적 전공지식을 연결하여 비즈니스 해법을 발견하였어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전 로버트 퍼트넘의 사회적 자본 모델을 적용해서 바로 구체적인 제품 기능으로 구현해내는데 집중했어요. 예를 들면, 아래 그림과 같죠.

 

하이퍼먼은 결국
하이퍼먼은 결국 "왜 도시가 커질수록 사람들은 더 외로워질까?" 같은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품 기능 하나하나에 담아내려고 노력했어요.

 

Q5. 당시 시대 흐름은 온라인 사업 중심이었을텐데요. 이에 대해선 어떤 생각이 있으셨을까요?


저희 핵심 아이디어는 "인터넷을 사용해서,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빠져나오게 만들자" 그 문장 하나가 전부였어요. 웹사이트는 그냥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약속을 잡는 '다리'일 뿐, 진짜 가치는 '얼굴 보고 직접 만나는 거'에 있다고 믿었거든요. 기술은 그걸 도와주는 도구여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 밋업(meetup)의 핵심 원칙은 이거였어요. 1. 온라인은 단지 '만남을 주선하는 도구' 2. 진짜 가치는 '대면 만남'에서 발생 3. 지역 기반의 관심사 커뮤니티 구축

 

Q6. 유료화 전환 때 위기가 엄청났다고 봤는데요, 어떠셨나요? 그리고  자금 조달부터 수익 모델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네, 일단 저희가 회사를 세운 시기부터 국가적 경제상황이 좋지 않았어요. 창립한 2002년은 닷컴 버블이 터진 직후라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있었거든요. 처음에는 저와 공동창업자들이 친구와 가족들에게 돈을 빌려 시작했고, 이후에야 엔젤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저희 비전을 알아본 투자자들이 나타나면서 2008년까지 eBay나 유니언 스퀘어 벤처스 같은 곳으로부터 총 1,830만 달러 정도의 투자를 받을 수 있었죠.

 

사실 더 큰 문제는 수익 모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모임 장소를 제공하는 카페나 바에서 수수료를 받는 모델을 시도했는데, 지속 가능하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2005년에 회사 전체의 운명을 건 도박을 했습니다. 바로 모임 참여자에게 월 12~19달러의 요금을 직접 받기로 한 거죠.

 

결과는 참혹했어요. 하룻밤 사이에 활동량의 95%가 사라져버렸어요. 당시에는 상상도 못 할 숫자였죠. 하지만 전 확신이 있었어요. "진짜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 진심으로 커뮤니티를 원하는 사람들만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습니다. 1년 만에 활성 그룹의 절반이 돌아왔고, 신기하게도 매출은 오히려 3배나 늘어나 연 매출 100만 달러를 넘겼습니다. 덕분에 저희는 2009년에 연 매출 900만 달러를 내면서 처음으로 흑자를 볼 수 있었죠.

 

2005년 유료화 시도는 단기적으로는 고객 참여율에 심각한 타격을 미치는 요인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4년만에 흑자로 돌아선 주요 성공요인이 되었죠.
2005년 유료화 시도는 단기적으로는 고객 참여율에 심각한 타격을 미치는 요인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4년만에 흑자로 돌아선 주요 성공요인이 되었죠.

 

Q7. 밋업은 엄청난 성장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업의과의 경쟁에서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나요?


저희가 기술이 아니라 사람들의 근본적인 외로움을 해결했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생각해요. 그 덕분에 2017년에는 사용자가 182개국 3,200만 명으로 불어났죠.

 

그런데 바로 그 시점에 가장 큰 위기가 찾아왔어요.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의 새로운 미션을 '커뮤니티 구축'으로 선언하면서 저희의 직접적인 경쟁자가 된 겁니다. 이미 수십억 명이 쓰는 무료 플랫폼과 싸워야 했죠. 하지만 저희는 차별점이 확실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온라인 연결이 중심이지만, 밋업의 존재 이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프라인 만남'이었으니까요. 저희는 단순히 온라인 그룹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집 밖으로 나와 만나도록 돕는 기능에만 집중했습니다.

 

'커뮤니티 플랫폼' 사업에서 거대 경쟁사로 등장한 페이스북과 차별성을 갖기 위해밋업은 실제 '오프라인'에서 유의미한 '만남'이 이루어지는데 주력했어요. 
'커뮤니티 플랫폼' 사업에서 거대 경쟁사로 등장한 페이스북과 차별성을 갖기 위해
밋업은 실제 '오프라인'에서 유의미한 '만남'이 이루어지는데 주력했어요. 

 

또 AI를 활용해 '자율주행 밋업(self-driving Meetups)' 같은 개념을 도입했어요. 예를 들어 '수요일 저녁, 강남역 근처에서 활동하는 여성 중급 러너 모임'처럼 아주 세분화된 그룹을 AI가 자동으로 제안해주는 거죠. 이런 깊이 있는 접근이 저희의 경쟁력이었습니다. 그런 차별성 덕분에 거대 기업과의 경쟁 속에서도 저희의 가치를 인정받았고, 2017년 위워크(WeWork)에 약 1억 5,600만 달러(약 1,700억 원)에 인수될 수 있었습니다.

 

 

Q8. 마지막으로, 인문사회학적 통찰로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세상을 바꾸는 건 최첨단 기술이 아니라, 사람 마음에 공감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코딩 천재가 아니었어요. 그저 현대인의 외로움을 이해하고, 그걸 진심으로 해결해주고 싶었을 뿐이죠. 여러분이 전공 시간에 배운 이론을 현실 사회의 문제를 들여다보는 '렌즈'로 한번 써보세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외로워하는지 자세히 관찰해보세요. 그 질문에 대한 답 안에, 여러분의 다음 사업 아이템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포리스의 인사이트


오늘 하이퍼먼의 밋업 창업 사례, 어떠셨나요? 


성공하는 커뮤니티 사업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실제 초기 2~3년은 수익 없이 버티는 기간이 필요하지만 수익화가 이루어지고 시장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고객 유입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온다는 전형적인 사례를 잘 보여줘요. 하지만 여기서 포인트 중의 하나는 바로 커뮤니티 사업이  M&A 시장에서는 매각이 쉽지 않은 대표적인 분야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매각을 3번이나 만들어냈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오늘 살펴본 하이퍼먼의 밋업 창업과 매각 스토리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아요. 그럼 아래 내용 살펴보시고, 오늘 우리가 함께 생각해볼 만한 인사이트들을 정리해볼게요.

 

밋업(meetup)의 창립이후 계속 발전하며 3번의 매각이 이루어졌죠.창업 이후 유료화까지 3년이 걸렸지만 이후 팬층을 확보한 이후에는 폭발적 성장을 보여주는게 인상적이예요.
밋업(meetup)의 창립이후 계속 발전하며 3번의 매각이 이루어졌죠.
창업 이후 유료화까지 3년이 걸렸지만 이후 팬층을 확보한 이후에는
폭발적 성장을 보여주는게 인상적이예요.

 

1. 95% 실패의 미학: 유료화가 만드는 진정성 필터

모두가 "미쳤다"고 했던 2005년 유료화. 하지만 하이퍼먼은 다르게 봤어요. 95%가 떠났다는 건, 5%는 정말로 이 서비스가 필요했다는 증거"라고 해석한거죠.

 

사실 이건 럭셔리 브랜드가 수십 년간 써온 전략이기도 해요. 에르메스가 백 하나에 천만 원을 받는 이유가 뭘까요? 모두를 위한 브랜드가 아니라 "우리를 진짜 이해하는 소수"를 위한 브랜드임을 선언하는 거죠.

 

그리고 커뮤니티를 운영하시는 분들을 뵙고 말씀들어보면, 커뮤니티 모임에서도 처음에는 모객을 위해 무료나 저가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지만, 사실상 너무 진입장벽이 낮으면 참여도와 성실도가 차이가 많이나서 커뮤니티 모임의 질에도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의견이 많더라구요.

 

💡 무료나 저가 전략의 함정: 무료 사용자 10만 명 = 서버 비용만 늘어나는 부담 "공짜니까 써본다" vs "돈 내고라도 필요하다"의 차이 가격 자체가 브랜드 포지셔닝이자 고객 선별 도구


그래서 밋업은 월 $12-19라는 가격으로 "진짜 만나고 싶은 사람들"만 걸러냈습니다. 이들이 만든 진정성 있는 커뮤니티가 결국 4천만 명을 끌어들인 자석이 되었죠. 커뮤니티나 플랫폼 사업을 구상중인 분들은 이러한 가격 책정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실 필요가 있어요.

 

▶ 이렇게 적용하세요 : 당신의 '프리미엄' 찾기

  • 처음부터 무료로 시작하면 나중에 유료 전환이 거의 불가능
  • "비싸서 못 쓰겠다"는 사람은 애초에 타겟이 아닐 수 있음
  • 100명의 무료 사용자보다 10명의 유료 고객이 더 가치 있을 때가 많음
  • 가격을 통해 "우리는 이런 가치를 제공한다"는 메시지 전달

 

2. 거대경쟁자 등장에도 어떤 차별성을 내세울것인가: 페이스북 20억 vs 밋업 4천만

 

2017년 저커버그가 "커뮤니티"를 외쳤을 때, 모두가 밋업의 종말을 예상했죠. 하지만 밋업은 살아남았습니다. 어떻게?

 

"우리는 연결이 아닌 만남을 판다" - 이 한 문장이 전부였어요. 페이스북이 온라인 관계를 깊게 만든다면, 밋업은 오프라인으로 끌어내는 데만 집중했죠. 결국은 내 서비스가 제공하려는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고 이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농도 있게 모으는 것이 차별성의 핵심인 것 같아요.

 

▶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 당신만의 전쟁터 정하기

  • 거대 기업이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영역은?
  • 작지만 깊은 시장 vs 넓지만 얕은 시장, 당신의 선택은?
  • 경쟁자의 강점을 정면으로 부딪히지 말고, 비켜서 가는 길은?
  • 근본적으로 내 서비스가 거대 기업과도 구분될 수 있는 핵심 가치는?

 

3. 인수합병 롤러코스터: 창업자의 꿈

"WeWork → AlleyCorp → Bending Spoons." 밋업은 왜 계속 팔렸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밋업은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 "진화하는 인프라" 성격을 가졌기 때문이에요. 각 시대가 요구하는 커뮤니티의 모습이 달랐고, 그때마다 새로운 주인이 필요했죠.

 

이러한 특성이 브랜드를 계속 성장시켰고, 인수, 재매각을 반복하여 총 3번의 인수가 이루어졌죠.

 

사실 매각이라는게 창업자들의 꿈이기도 하죠. 그리고 매각이 꼭 거대 기업들만 가능한 것도 아니구요. 작은 규모라도 그 시장 가치와 잠재성을 인정받으면 매각되는 사례는 종종 일어나니, 이것 또한 사업의 하나의 목표로 삼고 브랜드를 키워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 아닐까 싶어요. 매각이 됐다는 건 내 브랜드의 가치가 투자자 관점에서도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니, 이를 기반으로 해당 브랜드를 더 키워볼 수도 있고, 아니면 생긴 자금으로 더 큰 새로운 아이템에도 도전해볼 수 있으니까요.

 

▶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Exit 전략도 전략이다

  • 당신의 회사는 '영원히 운영할 작품'인가, '적절한 때 넘길 자산'인가?
  • 매각이 실패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가는 발판일 수 있다
  • 창업자 ≠ 경영자. 당신은 무엇에 더 적합한가?

 

4. 커뮤니티 사업의 불편한 진실: 3년의 인내

밋업의 타임라인을 자세히 보면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납니다. 2002년에 창업해서 2005년에서야 유료화 하죠. 무려 3년간 실질적인 수익 모델 없이 버틴거죠. 그리고 심지어 3년만에 유료화 했지만 당시에 고객들의 불만은 엄청났었죠.

 

이게 바로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잔인한 현실입니다.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려면 임계점(Critical Mass)이 필요한데, 이걸 쌓는 데 최소 2-3년은 걸립니다. 너무 빨리 유료화하면 성장이 멈추고, 너무 늦으면 자금이 바닥나죠.


그럼 밋업은 3년을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요. 아래와 같은 방식이예요.

  • 초기 자금은 친구와 가족, 그리고 엔젤 투자자들로부터 조달
  • 장소를 제공하는 카페나 바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초기 수익 모델
  • 2004년 하워드 딘 대선 캠페인 등 정치 캠페인에서 지지층들간의 모임 개설을 위해 밋업을 활용하도록 홍보함으로써 대중적 인지도 확보
  • 2006년 4월 eBay로부터 시리즈A 투자 유치

 

즉 커뮤니티 사업을 하기 위해서 현실적으로는 최소 2~3년동안은 이 서비스를 통한 별도 수익이 없어도 버틸 수 있는 자금 계획이 필수예요. 그래서 초기에는 해당 사업을 통해서든 다른 별개의 건을 통해서든 유료화 시점까지 버틸 수 있는 작은 수입원은 미리 확보해놓는게 중요하죠. 결국은 네트워크 효과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고객이 한번 크게 유입되기 시작하면 폭발적으로 늘기 때문에 그 시점까지 잘 견디는 것이 핵심이예요.

 

▶ 이렇게 적용하세요: 현실적인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해요

  • 최소 24개월 런웨이 확보: 투자, 정부 지원금, 부업 등 모든 방법 동원
  • 단계적 수익화 방안 마련. (예) 처음엔 B2B(장소 수수료) → 나중에 B2C(사용자 유료화)
  • 인내의 시간 계산: 당신의 아이템이 임계점까지 몇 년 걸릴지 냉정하게 평가

 

5. 학문적 렌즈로 세상 읽기: 이론이 돈이 되는 순간

퍼트남의 『나 홀로 볼링』은 학계에서만 읽히는 책이었죠. 하지만 하이퍼먼은 이 책에서 "현대인의 외로움"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발견했어요. 그럼 이건 한국 사업 시장에서는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요?

모두 아시다 시피 한국은 OECD 국가들 중 '1인 가구 비율 1위, 자살율 1위, 출생률 최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죠.  이 숫자들이 말하는 건? 네, "연결은 많지만 관계는 부족한 사회"라는 점이예요. 바로 퍼트남이 경고한 '사회 자본의 붕괴'가 한국에서 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죠.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하이퍼먼이 이론을 실제에 연결한 어떤 지점에 주목해야 할까요? 바로 하이퍼먼는 이론을 그대로 베끼지 않았다는 점이예요. '결속형 자본'은 관심사별 그룹으로, '연결형 자본'은 지역 이벤트로 구체화했죠. 추상적 개념을 클릭 가능한 버튼으로 만든 겁니다.

 

물론 한국에도 이미 프립, 소모임, 문토 등 많은 '외로움 비즈니스'가 많이 운영되고 있어요. 

'프립'은 일회성 만남의 부담없는 경험을 지향하고, '소모임'은 정기적 취미 모임을, '문토'는 MZ 세대 문화 살롱 등을 지향하죠.

 

하지만 아직 틈새 시장은 많이 있습니다. 몇가지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지 않을까요.

  • 시니어 세대: 품위 있는 문화 모임 (북클럽, 와인 모임)
  • 경력보유 여성: 커리어 재시작 네트워크
  • 지방 청년: 탈고립 커뮤니티
  • 1인 가구: 주말 가족 같은 정기 모임

 

▶ 이렇게 적용하세요: 당신의 전공 서적 다시 읽기

  • 심리학 논문의 '애착 이론' → 매칭 앱의 알고리즘?
  • 사회학의 '계급 재생산' → 교육 격차 해소 플랫폼?
  • 인류학의 '선물 경제' → 새로운 공유 경제 모델?

 

지금 당장 전공 서적 한 권을 꺼내 3개의 핵심 이론을 뽑고 한국의 사회문제와 연결해보세요. 그리고 각각을 "만약 이게 앱이라면?" 하고 상상해보세요.

 


이번 주 스콧 하이퍼먼(Scott Heiferman) 이야기, 어떠셨나요?

9/11 테러라는 비극에서 시작해 6천만 명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된 여정.

3년간 수익 모델을 찾으며 버틴 인내.

95% 이탈에도 흔들리지 않고 본질을 지킨 용기.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단 하나의 질문이었습니다: "왜 우리는 이웃을 모를까?"

당신의 질문은 무엇인가요? 그 답이 다음 유니콘의 씨앗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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