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다들 새해 맞이는 잘 하셨나요?
올 한해 우리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늘 레터도 제 친구의 카톡에서 시작됩니다.
세상에, 제 친구가 학부형이라니요. (사실 저는 쫌 노산이라 이미 학부형이 된 친구들이 많아요 ^^)
그러고 보면 어린이집, 유치원과는 다른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감이 있는 것 같아요. 부모님들도 많이 떨려하시더라고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엄마 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아껴뒀다가 그때 쓰는 게 좋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모님께도 아이들에게도 큰 변화가 있는 시점이죠.
그래서 오늘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를 위해 부모님께서 도와주시면 좋을 일들을 설명해드릴게요. 특히 우리 아이가 기질적으로 예민하고 섬세한 편이라면 이런 변화에 적응하는 것을 조금 더 어려워할 수 있어요. 그런 경우라면 오늘 내용을 꼭 잘 살펴주세요. 학교 입학이 아니더라도 큰 환경 변화를 앞두고 있을 땐 오늘 내용을 기억해두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입학 전에 스스로 할 수 있게 연습해주세요.
초등학교는 어린이집, 유치원에 비해 보육보다는 교육과 자립이 중요한 곳이죠. 선생님이 일일이 챙겨줄 수 없으니 아이가 당황하지 않도록 내 몸과 물건을 스스로 챙기는 연습을 꼭 해주셔야 합니다.
특히 스스로 밥 먹는 것, 그리고 시간 내에 식사를 마치는 것을 연습시켜 주세요. 밥 먹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친구들은 제시간에 밥을 못 먹어서 점심시간이 오는 것을 불안해하거나 먹는 양이 줄어 오후에 배고파할 수 있어요. 미리 타이머를 두고 스스로 시간 내에 먹는 연습을 해주세요. 그래야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아요.
이때 꼭 주의해주실 점이 있어요. 연습을 시키다 보면 마음이 급해지고 뜻대로 아이가 잘 따라오지 않아 답답할 때가 많으실 거예요.
"이제 초등학생인데 밥도 혼자 못 먹으면 어떻게 해! 형아가 그러면 안 되지."라던가
"초등학교 가면 선생님이 밥 못 먹으면 엄청 혼내. 선생님 무서운데 그래도 괜찮아?"라던가
"아이고 선생님~ OO이는 혼자 밥도 못 먹는대요. 어떻게 하죠? 선생님한테 말씀드려야겠다."처럼
아이가 스스로 주눅 들거나 학교와 선생님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인상을 가지게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새로운 환경에 예민한 아이라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이 가득한데 그런 걱정을 더해줄 수 있거든요.
"학교에 가도 선생님이 잘 도와주실 거야. 그래도 이제는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하니까 연습해보자."라고 아이에게 차분하게 알려주세요.

두 번째는 화장실 뒷처리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거예요. 이것도 아이들이 당황하기 쉽거든요. 혼자서 용변을 해결하고 옷을 단정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수줍음이 많거나 예민한 아이들 중에는 초등학교에 가면서 화장실을 못 가거나 피하면서 변비가 오는 경우도 많으니, 꼭 미리 연습해두고 화장실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얘기해주세요.
처음 배변훈련을 시작했을 때처럼 좀 서툴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세요. 이 외에도 옷 입기, 가방 챙기기 등 가벼운 일들은 혼자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주시고요. 이때는 집 앞 마트에 가서 물건을 하나 사오는 것 같은 쉬운 심부름을 일부러 한 번 보내보시는 것도 좋아요.
이렇게 아이가 스스로 '나 혼자 해냈다'는 성취감을 맛보게 해주는 것이 이 시기 아이의 발달에 굉장히 중요한 경험이거든요. 또 이런 경험과 자존감이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데 당연히 도움이 될 거예요.
학교는 '무서운 곳'이 아니라 '새로운 곳'이어야 해요.
앞서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이맘때쯤이 되면 "너 그렇게 하면 학교 가서 선생님한테 혼난다."라거나 "이제 초등학생인데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야지!"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되죠. 부모님뿐만 아니라 유치원 선생님, 조부모님, 동네 어른들까지도 가볍게 지나가는 말로 하게 될 거예요.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초등학교에 가니 잘해야 하고 스스로 해내야 하며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형아/누나/언니/오빠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수십 번씩 반복해서 듣는 거예요. 아이 스스로도 새로운 환경에 가야 하니 조금은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이 있는데, 이런 말을 계속 들으면 더욱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요.
따라서 우선은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얘기를 많이 들려주시는 것이 좋아요. "학교에는 큰 운동장이 있어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대"라거나 "네가 좋아하는 OO도 많이 배울 수 있어" 등 기대감을 심어주세요. 현실은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미리 겁먹거나 싫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불안이 높은 아이라면 미리 학교에 가보는 것도 좋아요. 들어갈 수 있다면 학교 운동장을 구경하거나 그곳에서 놀아보는 것도 좋고요. 그럴 수 없다면 집에서부터 학교까지 가는 등교 루트를 미리 산책해보고 아이와 얘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아요. 이런 식으로 머릿속에 막연히 가지고 있던 상상이나 두려움이 구체적인 경험으로 바뀌도록 해주시면 아이의 불안도를 많이 낮출 수 있어요. 본인이 잘 모르는 상황에 대한 걱정이 많은 친구라면 특히 이것을 여러 번 반복해주세요. 이 길로도 가고, 저 길로도 가고, 교문도 가고 뒷문도 찾아보고 이런 식으로요!
제가 본래 걱정이 많고 예민한 편이거든요. 평소에도 혹시나~ 하면서 이것저것 엄청 짊어지고 다니는 보부상이고요. (저 수능 전날 짐만 한 시간 챙겼어요 ^^) 처음 가보는 장소는 가기 전에 로드뷰로 철저히 살펴보고 가기도 해요. 그래서 제가 요런 친구들 마음을 좀 잘 아는데요.
처음엔 탐색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조금 늦어 보일 수 있지만, 한 번 적응하고 나면 누구보다 규칙을 잘 지키고 선생님의 마음까지도 잘 읽는 모범생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어머님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어머님이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가 더 받아들이기 어려워할 수 있어요.
그저 잘 못해도 괜찮고, 처음이니까 어렵고 무서운 것이 당연하다고 얘기해주세요. 그리고 아이가 잘할 수 있도록 믿어주세요. 학교에서 힘들고 긴장하고 얼어있던 아이가 집에 와서만큼은 긴장을 풀고 마음의 에너지를 얻고 충전할 수 있는 안전 기지가 되도록 해주세요. 우리가 회사에 출근해서 지친 몸과 마음을 집에 돌아와 쉬면서 재충전하고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 것처럼요.
남은 방학 기간 동안 아이와 함께 더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랄게요.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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