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은 병원을 참 싫어하죠. 어쩌면 당연합니다. 좋은 건 없고 아프기만 하니까요. 아이들이 병원 가기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주사일 거예요. 그리고 다음은 콧물 흡입을 했던 경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진료할 때 아이들 코를 보기 전에 "이건 빼는 것 아니고 그냥 보기만 하는 거야"라고 달래곤 하거든요.
하지만 아이가 들숨 날숨마다 코를 그렁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자면 그걸 빼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부모님들도 관련해서 고민이 많으시죠. 누구는 코를 빼주라고 하고 누구는 빼주지 말라고 하는데 무엇이 맞는지 헷갈리고, 또 누구는 코 세척이 그렇게 좋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도 해주면 좋을지 궁금하실 거예요.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 딱 명확하게 기준을 잡아드리겠습니다. 헷갈리지 않도록요!
콧물을 무조건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콧물은 사실 코 점막이 열심히 일을 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본래 콧물은 외부에서 들어온 바이러스나 먼지를 씻어내고 차가운 공기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콧속 콧물을 완벽하게 모조리 제거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

집에서 콧물을 빼줄 때 목표는 완벽하게 모두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밥 먹고 잠 자는 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숨길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코 빼기는 타이밍이 생명입니다.
콧물 흡입은 콧물이 너무 많아서 밥을 먹거나 잠을 자는 데 방해가 될 때 해주시면 됩니다. 즉, 밥 먹기 전과 자기 전에만 약간 코를 빼서 숨 쉬기 편하게 해주는 거죠.
간혹 아이가 답답해 보여서 수시로 코를 빼주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그러면 코 점막이 오히려 자극을 받아 더 붓게 됩니다. 점막이 부으면 콧물이 없어도 코가 더 답답해지고 아이가 불편할 수 있어요.
이 때 코 점막에 자극이 되지 않도록 미리 준비가 필요합니다. 생리 식염수를 몇 방울 떨어뜨리거나, 화장실에 따뜻한 물을 틀어 습도를 높이고 그 안에서 조금 놀게 하거나, 미지근한 물로 세수를 시켜서 코 안이 촉촉해지도록 해주세요. 그 이후에 너무 강하지 않은 자극으로 부드럽게 소량만 뽑아주시면 됩니다.
코 세척과 콧물 빼기는 어떻게 다른가요?
콧물 빼기는 생성된 다량의 콧물을 제거하는 것이고, 코 세척은 코 안의 이물질이나 염증 유발 물질을 씻어내고 점막에 수분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코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도 평소 비염이 있는 아이라면 꾸준히 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다만, 코 세척을 하려면 생리 식염수가 코 내부를 한 바퀴 돌아서 씻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요령이 필요하고 아이의 협조가 아주 중요합니다. 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시키다가 물이 잘못 넘어가면 중이염이 생기기 쉽거든요. 그래서 아무리 코 세척이 좋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힘들어하면 무리하게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고개를 앞으로 45도 정도 숙이고 '아~' 소리를 내고 있으면, 한쪽 코로 식염수를 흘려보내 반대쪽으로 나오게 하면 됩니다. 반드시 점막에 쓸 수 있는 생리식염수를 사용해야 하므로, 약국에서 판매하는 코 세척 키트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이 편합니다. 위생 관리가 중요하니까요. 노즈 스위퍼 제품을 가장 많이 쓰시는 것 같습니다.
보통 저는 협조가 되는 6살 혹은 그 이상의 아이들에게 추천드리고 있어요. 더 어린 아이들은 생리 식염수나 코에 쓸 수 있는 외용제를 살짝 뿌려주고 코를 조물조물 해서 흘러나오는 콧물만 닦거나 코를 풀어주기만 해도 아이가 느끼기엔 훨씬 편할 거예요. 집에서 너무 힘들게 강제로 해버리면 그 기억 때문에 코에 진짜 손도 못 대게 하는 경우가 생기니까 너무 억지로 하지는 마세요. 엄마도 아이도 힘들어요 ㅠㅠ
오늘은 말이 정말 많은 콧물 흡입과 코 세척에 대해 말씀드렸어요. 콧물 흡입 많이 하면 좋다, 되도록 안 해야 한다, 코 세척도 위험하다더라, 비염인에게 최고라더라 말이 많은데요. 오늘 설명드린 내용 참고하셔서 아이에게 제일 도움 되는 방향으로 관리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