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의 가장 오랜 친구의 요청으로 씁니다. 아이들 배변에 관해서요!
저도 사실은 이 문제로 마음 졸인 적이 있어요. 찰떡이가 신생아였을 때, 산후조리원에서 하루 1번 대변을 봤어요. 신생아는 하루 5번씩 보는 경우도 많아서 1번은 적은 편이죠. 그때까지만 해도 "응가 닦을 일이 적으니 너는 효자로구나" 했던 철없는 엄마였습니다. ^^;;
집으로 돌아와서 아이를 돌보는데 점점 배변 간격이 길어졌어요. 2일에 1번, 3일에 한 번... 그러다 찰떡이가 일주일 동안 변을 못 보는 일이 생겼어요. 모유 수유의 경우 일주일에 1번 변을 봐도 정상 범주라고 교과서에는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이론은 이론이고, 실전은 다르잖아요.
불타는 고구마처럼 얼굴에 힘을 주며 응가를 하려는데 매번 실패하니 "얼마나 불편할까, 진짜 이대로 괜찮을까" 피 말리는 일주일이었습니다. 8일 차에 시원하게 응가를 했을 때 사실 저 좀 울었어요….. (다들 그렇게 키우신 거 맞죠?)
그래서 진심을 담아 쓰는 변비의 정의와 배변 횟수 이야기입니다.
정상 배변 횟수는 나이에 따라 달라요.
신생아기에는 하루 7~8회부터 7일에 1회까지 넓은 범위가 정상입니다. 모유를 먹는 아이는 무른 변을, 분유를 먹는 아이는 횟수가 적고 물기가 적은 변을 봅니다. 생후 6주가 넘으면 하루 1~2회 정도로 줄어들어요.
만 4세 이전에는 하루 1~2회에서 2~3일에 1회까지 정상 범주입니다. 만 4세 이후에는 하루 2~3회에서 일주일에 3회까지 정상으로 보는데, 이 때쯤 배변 패턴이 성인과 비슷해집니다. 배변 횟수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변비나 설사를 정의할 때는 횟수보다 변 상태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매일 변을 봐도 변비일 수 있어요.
특히 토끼똥처럼 작고 동그란 변을 매일 몇 개씩 보는 경우가 그래요. 이렇게 작게 나눠진 대변은 변비의 중요한 신호입니다. 장 속에서 오래 머물러 물기 없이 딱딱하게 끊어져 나오는 것이거든요. 아이가 매일 변을 보는데 가끔 배가 아프다고 해서 병원에서 x-ray를 찍으면 대장에 변이 가득 찼다는 얘기 들어보셨을 거예요. 큰 덩어리는 아직 안에 있고, 앞쪽 것들만 조금씩 나오는 거죠.
따라서 아이의 변 상태와 양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어요. 혼자 뒤처리를 못 하는 나이에는 당연히 확인하시겠지만, 혼자 보고 오는 나이가 되면 대변 양상을 전혀 모르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매번 확인하지 않더라도 종종 생각날 때마다 살펴봐 주세요.

이 대변 척도 그림에서 1번과 2번에 해당한다면 변비로 보고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2~3일에 한 번 보더라도 3번, 4번, 5번에 해당하고 다른 이상이 없다면 정상 범주입니다.
일단 집에서 먼저 관리해 주세요.
저는 보통 아이가 변을 볼 때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변을 참는지, 변을 못 봐서 식사에 지장이 있는지에 따라 한약 치료를 권하거나 생활 관리를 먼저 해보자고 말씀드립니다. 변비는 식습관, 활동량 등 일상생활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치료도 중요하지만 배변에 도움이 되는 습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해요. 이런 습관 없이 약이나 한약으로 대장 속 변을 제거하더라도 다시 쌓여 변비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당연히 음식 관리인데요.
물 많이 먹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많이 먹으라는 얘기, 푸룬이 좋다는 얘기는 너무 많이 들으셨죠? 이건 넘어갈게요. ㅎㅎ
두 번째는 활동량을 늘리는 것입니다.
변이 나오려면 대장이 자극되어야 하는데요. 아이가 오래 앉아 있으면 대장의 움직임이 떨어질 수 있어요. 걷고 뛰면서 다리를 움직일 때 장이 잘 자극되거든요. 아이가 변을 잘 못 본다면 더 많이 뛰어놀게 해주세요.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자전거 타기도 좋고, 그것도 안 되면 누워서 하늘 자전거를 하는 것도 좋아요. 아이가 어리다면 엄마가 발을 잡고 배를 눌러가며 하늘 자전거를 해줘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변을 볼 때 자세를 살펴주세요.

좌변기에 앉는 자세는 배변에 그리 좋은 자세가 아닙니다. 무릎이 엉덩이보다 약간 높고 굽힌 자세가 변이 나오기 좋은데요. (그래서 급똥일 땐 절대 쪼그려 앉으시면 안 됩니다…..) 특히 아이들은 발이 공중에 떠 있으면 지지대가 없어 힘주기 어렵기 때문에 발받침대를 사용해서 무릎을 약간 굽힌 상태로 변을 보게 해주세요. 훨씬 힘이 잘 들어가고 수월하게 변이 나와요.
항상 뉴스레터를 쓸 때 짧고 간결하게 필요한 내용만 쓰겠다고 다짐하는데... 이번 편은 너무 길어서 몇 번을 고쳤어요. 저도, 저를 닮은 찰떡이도 고생을 많이 했던 증상이라 그런지 말을 줄이기가 쉽지 않네요. 진심을 담아 쓴 글이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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