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렐리가 2026년 타이어 제작이 어렵다고 하는 이유

부익부 빈익빈 F1 쿨링셔츠도 못입나? | 미쉐린 타이어가 F1에서 사라진 이야기

2025.07.21 | 조회 3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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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원 F1

국내에는 없는 F1 소식과 드라이버들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F1도 여름을 맞아 이번 주는 한 주 쉬어가고 있습니다. 덥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비 피해가 없으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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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주간인 만큼 조금 색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2026년, F1은 새로운 규정에 따라 엔진부터 차체까지 완전히 뒤바뀌는 '대격변'이 있을 예정인데요.

각 팀에서 머신은 개발을 하지만 유일하게 팀이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타이어입니다.

한 때 F1은 '굿 이어(Good Year)', '브릿지스톤(Bridge Stone)', '미쉐린(Michelin)' 등의 타이어를 사용하기도 했는데요. 현재는 '피렐리(Pirelli)'가 F1과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전체 컨스트럭터에 타이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과거 미쉐린 타이어가 F1에서 사라진 이야기도 재밌어 후반 부에 추가할테니 구독자님, 끝까지 읽어주세요! :)

오늘의 주제: 🏎️ 피렐리가 2026년 F1 타이어 만들기 어렵다고 하는 이유 🏎️ 부익부 빈익빈 F1 쿨링셔츠도 못입나? 🏎️ 미쉐린 타이어가 F1에서 사라진 이야기
타이어 회사들 로고도 참 화려합니다.
타이어 회사들 로고도 참 화려합니다.

피렐리가 2026년 F1 타이어 만들기 어렵다고 하는 이유

새로운 규정의 차량과 엔진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타이어를 개발해야 하는 피렐리도 고충이 있습니다.

F1에서 타이어가 얼마나 중요하고 예민한지는 드라이버들이 입을 모아 말합니다.

원래 FIA는 2026년 차량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휠 크기를 16인치로 축소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피렐리는 양산차와의 기술적 연관성을 이유로 이를 반대했고, 결국 현행인 18인치 휠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신 무게 감량을 위해 타이어의 폭은 지금보다 더 좁아지고, 전체 직경도 소폭 줄어들 예정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작자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sarahontheg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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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피렐리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따로있습니다.

바로 존재하지 않는 2026년 F1 머신에 적합한 타이어를 지금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피렐리는 타이어 제조사이지 컨스터럭터가 아니기에 고가의 F1 차량을 따로 제작해 테스트 할 수 없습니다.

각 팀들이 현재의 차량을 개조해 2026년 차량의 특성만 흉내 낸, 이른바 '뮬 카(Mule Car)'라는 테스트용 차량을 제공해주어 피렐리가 테스트용으로 사용하고 있긴하나, 문제는 이 뮬 카가 2026년형 차량의 움직임을 100% 똑같이 재현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26년도 머신은 이제 개발 중이니까요.

피렐리의 모터스포츠 총괄인 마리오 이솔라 역시 솔직하게 이런 딜레마가 있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팀들이 정말 노력해서 최대한 비슷한 차를 만들어주고는 있지만, 결국엔 2025년도 차량에 가깝습니다. 에어로 패키지도, 다운포스 레벨도 다르죠. 솔직히 지금 테스트하는 뮬 카의 다운포스가 2026년에 기대 값 보다는 더 높을 겁니다."

이게 왜 심각한 문제일까요? 다운포스가 높은 차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이어를 만들었는데, 막상 다운포스가 더 낮은 2026년 실차에 장착하면, 타이어가 제대로 된 작동 온도 범위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혹은 반대로 쉽게 과열 될 수도 있겠죠.

2025년 현재도 피렐리는 레인타이어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많은 컴플레인이 있으며, 비단 지난 실버스톤에서 열린 영국 그랑프리에서도 거의 모든 드라이버들은 비에 대응하는 주행에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적합한 타이어를 개발해내지 못하면 시즌의 재미가 반감될 정도로 타이어 성능이 F1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입니다.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다각도로 접근해 열일 중인 피렐리!

물론 피렐리가 대충 타이어를 만들리는 없습니다. :)

완성형으로 개발된 차량은 아직 없지만 계산된 오차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다각적인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뮬 카 테스트는 기본이며, 여기에 각 팀이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한 2026년 차량 데이터와 피렐리의 자체 가상 모델링 데이터를 통합해 큰 퍼즐을 맞추는 중입니다.

피렐리를 대변하자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팀마다 준비해오는 뮬 카의 특성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네요.

하지만 피렐리는 오히려 이 '차이'가 더 넓은 데이터 스펙트럼을 제공하여, 더 확실한 결과물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솔라는 2022년 18인치 타이어를 성공적으로 도입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까지의 개발 과정은 만족스럽다"며 조심스러게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마리오 이솔라는 이탈리아 아저씨라 안토넬리를 귀여워 하시는 것 같음..
마리오 이솔라는 이탈리아 아저씨라 안토넬리를 귀여워 하시는 것 같음..

앞으로 피렐리는 헝가리, 몬차 등 여러 서킷에서도 2026년형 타이어의 테스트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부익부 빈익빈 F1 쿨링셔츠도 못입나?

이름만 들어도 숨이 턱 막히는 사키르, 마이애미, 카타르, 싱가포르. 이런 더위 속에서 드라이버들은 대체 어떻게 버티는 걸까요?

F1에서는 '쿨링 셔츠'라는 기술이 있습니다. 옷 안에 촘촘하게 연결된 얇은 튜브 속으로 냉각수가 흐르며 체온을 직접 낮추는, 사실상 '입는 냉각 시스템'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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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튜브는 사실 F1 머신 내부에 별도로 장착되는 냉각박스로부터 냉각수를 뽑아냅니다. 압축기와 증발기가 갖추어져있다고 하니 사실상 초소형 냉장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드라이버의 안전(?)을 위해 개발되었지만 이 쿨링셔츠를 입지도 못할 상황에 처해있는 팀들도 있습니다.

이유는 바로 차량 무게 규정과 연관이 있는데요. F1 규정상 차량 최소 무게는 800kg입니다. 

  • 기온이 섭씨 31도 이상일 경우 의무 사용
  • 기온이 섭씨 31도 이하일 경우 선택적 사용 (사용시 차량에 5kg 추가하는 페널티 부여)

어떤 팀들은 차량이 너무 가벼워 밸러스트(무게 추)를 실어 800kg을 맞추곤 합니다. 메르세데스 같은 팀이죠. 이런 팀들은 쿨링 시스템을 자발적으로 달고 5kg의 추가 페널티가 있어도 원래 싣고 다니던 무게 추 무게에서 해결하면 되니 사실상 페널티가 '공짜'나 다름없습니다.

반면, 차량 무게가 이미 800kg에 거의 꽉 찬 팀들은 상황이 다릅니다. 하스 같은 팀은 드라이버가 덥다 한들, 섭씨 31도가 넘기 전까지는 쿨링 시스템을 달기 어렵습니다. 쿨링 시스템만 2kg에 추가로 5kg의 페널티를 달면 랩당 0.1초는 느려지는게 현실입니다. 사실상 쓰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스의 올리버 베어맨도 이런 불리함에 아쉬워 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페널티 없이 전체 사용 가능하도록 하면 어떨까 싶네요.

곧 바지도 나온다는데..
곧 바지도 나온다는데..

참고로 이건 '100% 맞춤 제작'

F1 드라이버의 몸은 콕핏에서 몇 배로 민감해 집니다. 살벌한 지포스(G-force)가 쏠리는 코너에서는 셔츠의 얇은 튜브나 연결 부품조차 몇 배의 무개로 압박하기 때문에 조금의 잘못된 배치에도 큰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드라이버의 몸에 정확히 맞춰 제작된 카본 파이버 시트가 1mm의 여유 공간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드라이버는 차량 안에서는 꽉 끼인 상태가 됩니다. 때문에 쿨링 셔츠도 모든 드라이버가 100% 개별 맞춤 제작을 합니다. 심지어 드라이버마다 다른 안전벨트의 압박 지점까지 피해서 튜브의 경로를 설계해야 할 정도니까요. 사실상 엔지니어링의 영역입니다.

 

갑자기 지난 일본 GP에서 좌석 벨트의 문제로 하자르가 그 곳의 고통을 받았던게 생각나네요. ㅋㅋ
갑자기 지난 일본 GP에서 좌석 벨트의 문제로 하자르가 그 곳의 고통을 받았던게 생각나네요. ㅋㅋ

미쉐린 타이어가 F1에서 사라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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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역사상 가장 황당하고 기괴했던 레이스로 기록된 인디애나폴리스의 비극이자 희극인, 2005년 미국 그랑프리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2005년 미국 그랑프리 금요일 프랙티스 세션. 모든 비극의 시작은, 바로 이 사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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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랄프 슈마허가 인디애나폴리스의 상징과도 같은 고속 뱅크 코너에서 트랙을 벗어나 그대로 벽에 충돌했는데 원인은 타이어 파손.

이때까지만 해도 타이어 공급사인 미쉐린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며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미쉐린도 깨달았고, F1은 긴급하게 조사를 이어갔는데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결국 다음 프랙티스 연습 주행에서 미쉐린은 자신들의 타이어를 쓰는 모든 팀에게 "빠르게 달릴 수 없다다"는 충격적인 메시지를 날립니다. 퀄리파잉은 어찌어찌 치뤘지만 일요일 레이스에 미쉐린 타이어는 절대 완주가 불가능했습니다.

재밌는건 당시인 2005년 규정은 레이스 도중 타이어 교체가 불가능한 시기였습니다.

해결책은 사실상 없었고, 긴급소집된 팀 감독들 사이에는 레이스를 아예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미쉐린 타이어를 쓰는 팀들을 모두 빼고 브릿지스톤을 사용하는 팀 6대만 경기를 치르자는 말까지 나오고 맙니다.

지들만 알고 팬들은 모르는 상황... 다 한통속이야! 😠
지들만 알고 팬들은 모르는 상황... 다 한통속이야! 😠

이런 상황을 현장 팬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경기장에서는 평소처럼 드라이버 퍼레이드가 열리는 등,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보였으니까요.

달리 방법은 없었고 결국 14대의 미쉐린 사용 차량은 레이스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어떻게든 레이스를 살리기 위한 제안들도 분명 오고 갔습니다. "안전하게 트랙에 임시 시케인을 설치해 빨리 달리지 못하게 하면 타이어를 살릴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시행을 위해서는 모든 컨스트럭터가 동의를 해야하는 부분이 있었고, FIA 또한 규정을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당시 라이벌이던 맥라렌-메르세데스의 수장 론 데니스와 르노의 브레아토레는 전격 합의
당시 라이벌이던 맥라렌-메르세데스의 수장 론 데니스와 르노의 브레아토레는 전격 합의

당시 챔피언십 경쟁은 미쉐린 타이어를 쓰던 맥라렌-메르세데스와 르노였는데, 드라이버의 안전을 위해 레이스 포기를 합의합니다.

결국 포메이션 랩을 돌던 14대의 머신은 전부가, 약속이나 한 듯 피트 레인으로 들어와 버립니다. 출발 거부이자 실격(DNS)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관중들은 난리가 났고, 초유의 사태로 인해 경기장을 그냥 빠져나가버리기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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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이 사건으로 F1이 뿌리내리기 위해 애쓰던 거대한 시장인 미국에서 F1의 이미지가 완전 박살이 났습니다. 그 이후 미국에서 다시 F1이 부흥하기까지는 약 15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2005년은 새로운 강자로 알론소의 르노가 부상하던 시기입니다. 3위로 우승권에서는 밀려났던 페라리와 미하엘 슈마허가 덕분에 어부지리로 그랑프리 우승을 했던 경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케인 설치 반대하고 본인들만 출전을 강행해 동업자 정신이 없다는 비판을 받은 페라리와 조던(Jordan) 팀도 웃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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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6대만 빙빙 돌던 레전드 그랑프리 이 후 미쉐린은 모든 책임을 인정하고, 다음 해 팬들에게 2만 장의 무료 티켓을 배포하고 사과했습니다.

이 후 F1도 영향을 받았는지 단일 타이어 규정이 도입되면서 미쉐린은 2006년을 끝으로 F1을 떠났고, 인디애나폴리스 서킷 역시 2007년을 마지막으로 F1 캘린더에서 사라졌습니다.

당시 F1 CEO 였던 에켈스톤... 
당시 F1 CEO 였던 에켈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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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뭘이런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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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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