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안한다던 아우디가 F1을 결심하게 된 이유

아우디는 메르세데스처럼 할 수 있을까?

2025.11.14 | 조회 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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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원 F1

국내에는 없는 F1 소식과 드라이버들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어제 아우디가 2026년 F1 데뷔를 앞두고 리버리 컨셉을 공개했습니다. 아우디는 뮌헨에서 열린 런칭 행사에서 2026년에 데뷔할 첫 F1 차량의 색상 구성을 공개했는데요, 실제 시즌이 시작되면 스폰서 광고 등의 이유로 지금과는 또 다른 색 조합이 이뤄지겠지만 기본적인 차량의 컬러를 공개하는 만큼 아우디가 추구하고자 하는 느낌만은 제대로 전달 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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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 팔레트는 티타늄, 카본 블랙, 아우디 레드를 특징으로 하며, 리버리에는 기업의 상징인 네 개의 링이 통합되어 있습니다. 올 해 신차 발표 행사에서 RB가 흰색 바탕에 노랑 포인트로 호평을 받았던 것처럼 아우디가 26년 트랙에서 가장 눈에 띄는 차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아우디는 그동안 르망, 랠리 등 모든 모터스포츠 역사를 정복해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요. 유일하게 챔피언 타이틀이 없는 포뮬러원에 드디어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이란 자부심과 독일 엔지니어링의 자존심을 등에 업고 정말 야심차게 준비한 F1 복귀. 전반적인 준비과정과 아우디가 생각하는 F1의 목적, 그리고 그들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정리를 해봤는데요. 오늘도 재밌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아우디 ‘R18 e-트론 콰트로’와 ‘R18 울트라’
아우디 ‘R18 e-트론 콰트로’와 ‘R18 울트라’

1. F1 진출 결심 배경과 인프라 구축 전략

아우디는 수년간 F1 진출을 저울질 해왔던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타이밍만 보던 아우디에게 트리거가 된건 2022년 발표된 새로운 하이브리드 엔진 규정이었는데요. 지속 가능 연료와 전기 동력 기술을 통합이라는 새로운 규정은 현 아우디社의 미래 지향적 브랜드 가치와 일치한다는 부분이 아우디를 결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0부터 어떻게 시작해' - 그래서 자우버 인수

제 아무리 세계 제일을 자랑하는 강력한 제조업 회사여도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다는건 큰 부담입니다. 이미 다른 팀들은 한참 멀리 앞서가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우디의 전략이 더 명확했습니다. "0에서는 시작하지 않는다."고요.

 - 인수 과정: 몇 달간 맥라렌, 윌리엄스, 심지어 애스턴 마틴과 물밑에서 대화를 나눈 끝에 스위스의 자우버(Sauber) 팀을 선택했습니다. 30년간 포뮬러원에서 꾸준히 살아남은 팀이니까요.

 - 인프라 확보: 아우디는 자우버의 본거지인 스위스 힌빌(Hinwil) 시설을 인수했습니다. 2000년대 BMW가 F1 머신을 제작했던 바로 그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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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기술 개발 소통과 더 많은 인재 확보를 위한 이중 거점 확보

아우디는 독일에 파워 유닛 개발을 맡기고, 영국에는 인재 확보를 위한 본부를 세웠습니다. 자우버가 있던 스위스 시설까지 합치면 사실상 삼중 거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 파워 유닛 개발 센터: 아우디의 2026년 엔진은 이미 독일 뉘보어크(Nyborg)에서 테스트 중입니다.

 - 엔지니어링 사무소: 페라리를 제외한 모든 현대 F1 팀이 그렇듯, 레드불, 메르세데스, 애스턴 마틴 등 엔지니어들이 밀집한 영국 비스터(Bicester)'모터스포츠 밸리'에 작은 전진 기지를 세웠습니다. 당연히 많은 이동력 손실을 감축할 수 있고 좋은 인력들을 영입 하기도 수월했습니다.

영국 비스터(Bicester)는 도데체 어떤 곳이길래,,,
영국 비스터(Bicester)는 도데체 어떤 곳이길래,,,

2. 기술적 우위를 위한 파워 유닛과 우수한 라인업 구성

아우디가 진지하게 F1을 대한다는 느낌을 주는 이유는 결국 자체 파워 유닛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신규 진입팀 중 유일하게 '인하우스 개발'한 자체 엔진으로 참여하는데, 스스로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시도할 수 없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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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우스 개발이란 고객 계약이나 외부 기술 없이 터보 하우징부터 연소실까지 모든 것을 자체 설계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게 아우디의 '비밀 병기'가 될 수 있을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우수한 라인업

아우디는 팀을 이끌어갈 조합은 마티아 비노토와 조나단 휘틀리입니다. 수뇌부가 꽤 화려합니다.

비노토는 처음에 메르세데스의 토토 볼프처럼 CEO와 팀 감독을 모두 겸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휘틀리가 합류하면서 최고운영책임(COO) 및 최고기술책임(CTO)의 역할만 수행하고, 휘틀리가 팀 감독이 되어 팀을 지휘하게 되었습니다.

아우디 조직도
아우디 조직도
휘틀리(좌)와 비노토(우)
휘틀리(좌)와 비노토(우)

드라이버 라인업은 이미 아시다시피 휠켈비르크와 보르톨레토죠. 노장과 신예 구성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주행시 데이터 수집을 위해 상당히 균형감 있는 조합인데요.

니코 휠켄베르크는 지난 주 브라질 그랑프리까지 총 245회의 그랑프리를 경험한 안정적인 베테랑입니다. 2015년 포르쉐와 함께 르망 우승을 거머쥐며 폭스바겐 그룹 협업 경험도 풍부하다 볼 수 있습니다.

가브리엘 보르톨레토는 정 반대로 아주 젊고, 빠르고, 거친 드라이버에 속합니다. 대형 아카데미 지원 없이 F3와 F2를 연달아 우승하며 F1에 진입한게 인상적인 선수이죠. 페르난도 알론소가 어릴 때부터 직접적인 멘토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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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지금까지는 기본적으로 잘 알려진 아우디 F1 팀의 준비과정 이야기였습니다. F1에 갓 입문하신 뉴비 분들이 아니시라면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일텐데요. 사실 아우디는 2030년까지 우승경쟁권 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성공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그랑프리에서의 승리, 우승까진 아니더라도 호성적을 위해서라면 아우디(현 자우버)가 꼭 깨야할 과제가 하나 있습니다.

3. 자우버의 '중위권 멘탈리티' 

F1은 거대 자동차 제조사조차 돈만으로 성공을 살 수 없다는 교훈을 주었던 곳이죠. (도요타, 재규어, 혼다 등) 자우버는 항상 중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때로 인상적이었던 시절도 있었지만(BMW) 압도적인 적은 없었습니다. 

유일한 로버트 쿠비차의 2008 캐나다 그랑프리 우승
유일한 로버트 쿠비차의 2008 캐나다 그랑프리 우승
2008 드라이버 챔피언십에 잠깐 리더였던 적이 있었지 
2008 드라이버 챔피언십에 잠깐 리더였던 적이 있었지 

당연히 아우디가 중위권이란 성적표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폭스바겐의 자본, 독일의 엔지니어링, 그리고 한 나라 전체의 기대를 등에 업고 지금과 같은 9위 (2025.11.13 기준)는 충분치 않습니다.

자우버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BMW와 함께 했던 시절 딱 1회 그랑프리를 우승한게 전부입니다. 비슷한 위치의 윌리엄스나 알핀이 상대적으로 월드 챔피언십을 석권했던 역사가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승의 DNA가 없는 셈입니다.

BMW Sauber 의 팀명으로 2000대 후반 거둔 성과 (주요 드라이버: 닉 하이드펠트, 로버트 쿠비차)
BMW Sauber 의 팀명으로 2000대 후반 거둔 성과 (주요 드라이버: 닉 하이드펠트, 로버트 쿠비차)

조나단 휘틀리는 아우디의 비전을 레이스와 비교했는데요.

"우리는 10년 안에 레이스와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기 위한 여정 중입니다. 그것은 직선 주로는 아니에요. 곳곳에 급경사(dips), 요철(bumps), 헤어핀(hairpins)이 있을겁니다. 하지만 목표는 변치 않습니다.

조나단 휘틀리

4. 폭스바겐 지원 아래 아우디가 F1에서 성공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

폭스바겐은 랠리부터 르망까지 엔지니어링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모터스포츠를 활용해왔습니다. F1은 사실 너무 비싸고 정치적인 부분이 커 꺼렸던 적도 있었지만, 2026 규정 변화가 기회만 보던 폭스바겐에 F1 참여 트리거가 됐습니다.

쿠프라(E-레이싱)와 두카티(모터GP)에 전력을 다했던 적도 있었다.
쿠프라(E-레이싱)와 두카티(모터GP)에 전력을 다했던 적도 있었다.

아우디가 포뮬러 E에서 철수한 후에도 폭스바겐 그룹은 쿠프라(Cupra)와 두카티(Ducati)를 앞세워 전기차 레이싱과 모토 GP에서의 활약을 이어갈만큼 언제나 최고의 모터스포츠에 목말라 했습니다. 결국 돌고 돌아 이제 F1이라는 목표까지 도전하게 된 글로벌 대기업의 초기 투자는 엄청났는데요. 팀 인수 비용만 약 6억 달러, 자체 파워 유닛 개발에 최소 5억 달러가 추가되었고, 기타 비용까지 다 하면 F1에 지출된 비용은 이미 수십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아무리 폭스바겐이어도 당연히 이런 지출만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을겁니다. 아우디가 카타르 국부펀드(Qatar international Authority 이하 'QIA')로부터 소수 지분 투자를 유치한 이유입니다. 네, QIA는 여러분들께서 많이 보셨던 그 카타르 그랑프리 공식 스폰서가 맞고요. 카타르 항공을 100% 소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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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애초에 F1 프로젝트를 굳이 굳이 하는것에 반대하는 폭스바겐 이사진들이 있었습니다. 당연하죠, 폭스바겐 그룹이 사업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까지 해고하는 실정이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카타르 자본의 거대 스폰 계약은 아우디의 생존을 보장해준것과 다름 없이 아주 중요한 방패가 되어주었습니다.

재정적인 투입이 너무 강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성공'이라는 Output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메르세데스와의 끝나지 않은 100년 전쟁입니다.

라이벌인데 뭔가 메르세데스에 2% 못미치는 라이벌
라이벌인데 뭔가 메르세데스에 2% 못미치는 라이벌

자동차 판매시장 통계를 보면 메르세데스는 2024년 24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지만, 아우디는 약 170만대를 판매했습니다. 아우디는 무언가 메르세데스보다 부족하다는 비교가 아우디의 자존심을 수년간 건드리는 부분일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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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930년대 아우디의 전신인 아우토 유니온은 메르세데스-벤츠와 레이싱계의 라이벌 구도였습니다. 카라치올라와 로제마이어라는 전설적인 라이벌 드라이버도 있었고요. 

100년 전 한 시대를 호령했던 아우토 유니온(좌)과 메르세데스-벤츠(우) 
100년 전 한 시대를 호령했던 아우토 유니온(좌)과 메르세데스-벤츠(우) 

아우디는 이제 큰 판돈을 들고 F1에 뛰어든 만큼 성공해야 할 이유도 명확합니다. 챔피언십을 우승하지 못한다면 1930년대 아우토 유니온처럼 또 앞으로 100년간 메르세데스의 '2인자'로 남게될겁니다. 기술의 성공이 곧 마케팅에 직결되는 이 세계에서 아우디가 얼만큼 빠르게 성장할지, 그리고 결국 성공신화를 써내려갈지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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